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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전 울산신항 앞에서 화물연대 울산지역본부가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11.25
  25일 오전 울산신항 앞에서 화물연대 울산지역본부가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11.25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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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아래 화물연대)는 총파업을 했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이번 파업은 25일부터 27일까지 16개 지역본부별 거점에서 진행되며, 마지막 날인 27일 정부여당 규탄 결의대회를 끝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하면서 내건 조건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전 차종·전 품목 확대 ▲생존권 쟁취를 위한 운임 인상 ▲산재보험 전면 적용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쟁취 6가지이다. 화물연대는 이 요구안에 대해 정부가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국회 계류 중인 법안을 통과시키라고 촉구했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화물연대 파업. 그런데 어째 분위기가 이상하다. 오랜만에 열리는 총파업임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달리 평화로운 느낌이다. 전과 달리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투쟁이 극단적이지 않고, 심지어 '온건해' 보이기까지 한다.

실제로 현장의 목소리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아침 일찍부터 터미널 가는 길을 막고 다른 차들의 운행을 방해하면서 경찰과 충돌이 있었을 테지만 이번에는 그런 소식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평소보다 물량이 줄어든 탓도 있겠지만 그만큼 화물연대의 움직임이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묘한 분위기는 화물연대 총파업을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에서도 드러났다. 총파업이 워낙에 대선이라는 초대형 이슈에 가려져 예전보다 소홀히 보도된 이유도 있겠지만, 적지 않은 언론들이 화물 노동자들의 편에 서서 이번 총파업을 바라봤다.   예컨대 MBC는 화물연대에서 발표한 연구 자료를 인용하면서 2020년부터 시행된 안전운임제 덕분에 과로, 과적, 졸음운전 등이 줄어들었다고 보도하였고, 거기에 덧붙여 안전운임제를 적용받지 못하는 기사들의 열악한 환경을 집중 조명했다. 화물연대가 파업만 하면 물류대란 때문에 국가경제가 무너진다고 했던 예전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총파업을 대하는 언론의 태도 변화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요구하고 나선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MBC 보도.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요구하고 나선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MBC 보도.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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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분위기가 변했을까? 이런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화물연대가 실질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안전운임제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지난 2018년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을 통해 만들어진 안전운임제는 말 그대로 화물 차주에 대한 적정한 운임의 보장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최소한의 운임(안전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경우 정부가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인데, 화물연대는 2003년 출범한 이후부터 그 필요성을 내내 주장해왔다.

안전운임제가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화물노동자에게 필요한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물량을 핑계로 항상 운송료를 깎았으며, 물류업체는 실적을 위해 제살 깎아먹기라도 낮은 단가를 받아들였다. 이는 결국 화물 노동자들이 정당하게 받아야 할 운임의 삭감으로 이어졌다.

컨테이너 운송은 비교적 정량화가 쉬워 국토부가 타리프(컨테이너육상운임표)를 공시했지만, 현장에서 이를 그대로 지키는 화주와 운송사는 없었다. 기본이 운송료 20%, 30% 할인 적용이며, 심지어는 '1만원 떼기'(컨테이너 1개당 1만원 수익)가 횡행했다. 화물노동자가 일정 수준의 벌이를 위해서는 과속, 과적, 졸음운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현실은 안전운임제 실시 이후 바뀌었다. 실제로 안전운임제가 최저임금의 역할을 하면서 기사들이 굳이 무리해서 운전을 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한국안전운임연구단 조사에 따르면 제도 시행 전 71%에 달하던 졸음운전은 제도 시행 이후 53%로 18%로 감소했고, 과적 경험 비율은 24.3%에서 매년 13.6%, 9.3%로 낮아졌다.

또한 물류시장 역시 투명화, 선진화되었다. 물류업체는 화주를 상대로 영업을 하면서 '무조건 낮은 단가' 대신 '높은 서비스의 품질'을 이야기하게 되었고, 물류업체와 화물노동자 간의 쓸데없는 분쟁이 사라졌다. 예전에는 툭하면 뉴스에서 보도했던 화물연대 총파업 아니었던가. 이와 같은 갈등 해소는 국가적으로 물류비용을 합리화시켰다.

물론 화주들의 이익은 그만큼 줄었으나, 이는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문제시 되고 있는 빈익빈 부익부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원청업체-하청업체 간 영업이익율의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는데, 물류비는 그 격차를 가져오는 가장 큰 근간이기 때문이다. 즉, 대기업의 높은 영업이익율은 그동안 제대로 책정되지 않았던 화물노동자 임금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안전운임제가 2022년을 끝으로 종료된다고 한다. 제정 당시 대기업과 보수 세력들이 반대한 탓에 3년 일몰제로 기한을 정한 탓이다. 이에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의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몰 앞둔 안전운임제, 꼭 필요한 최저임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11월 25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오전 창원도청 앞 도로에 파업 참가 차량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11월 25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오전 창원도청 앞 도로에 파업 참가 차량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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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듯이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화물연대의 분위기가 예전과 다른 것은 그들에게 현재 적용되고 있는 안전운임제가 그나마 그들에게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안전운임제를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가적으로 물류시스템에 큰 무리가 없었다는 자신감 덕분이다.

안전운임제가 도입되기 전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떠올려보자. 언론들은 그들을 극단적이고 폭력적이라고 매도했다. 하지만 당시 그들은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 있었다. 보수 세력들은 국가의 물류대란을 걱정했지만, 그 물류 시스템을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이들은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하고 운전했던 화물노동자였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의 폐지에 더해 안전운임 전 차종·전 품목 확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현재 안전운임제는 전체 화물자동차 41만 대 중 2만6000대의 컨테이너·시멘트 운송 노동자에게 적용되고 있을 뿐, 나머지 노동자들은 여전히 열악한 노동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물류와 배송이 더 중요해진 것을 감안할 때 이번 화물연대의 주장에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귀 기울여야 한다.

부디 정치권은 화물연대의 목소리에 대답하기 바란다. 안전운임제는 그들에게 최저임금제이며, 안전한 도로교통을 위한 국민들의 보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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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지금은 비록 회사에 몸이 묶여 있지만 언제가는 꼭 공부를 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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