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2021년 시즌이 끝났지만, 야구와 관련된 각종 소식들은 쉴 틈이 없다. 각 팀들은 2022년의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겨울을 나는 동안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다음 시즌을 위해 팀의 전력을 보강하려는 10팀은 쉴 틈이 없다.

시즌이 끝난 뒤 일부 선수들은 마무리 캠프에 참가했다. 마무리 캠프까지 끝나면 선수들은 스프링 캠프가 소집될 때까지 2개월 동안의 비활동 기간에 들어간다. 비활동 기간에 선수들은 개인 훈련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다음 시즌에도 선수로 활약할 새로운 팀을 찾거나 소속 팀과 연봉 협상을 진행하는 선수들도 있다. FA 자격을 얻었거나 자유계약선수 자격으로 분류된 선수들은 다음 시즌에 뛸 팀을 조용히 찾고 있다.

FA 자격 공시 19명 중 14명 신청하여 승인

KBO 사무국에서는 11월 25일 부로 FA 자격 선수로 공시되었던 선수들 중에서 FA 자격을 신청하여 승인된 선수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번 2022년 FA 자격을 갖고 있던 선수들은 모두 19명이었는데, 이들 중 14명의 선수들이 FA를 신청했다.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에서는 자격을 얻은 3명의 선수가 모두 FA를 신청했다. 장성우와 허도환 두 포수가 모두 FA를 신청했고, 황재균(내야수)은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뒤 두 번째 FA를 신청했다. 허도환은 대학 출신으로 서비스 타임 8시즌을 채우고 FA 자격을 얻었다.

준우승 팀 두산 베어스에서는 최근 꾸준히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 나왔는데, 이번에도 2명의 선수가 FA를 신청했다. 이번에는 김재환과 박건우 두 외야수가 FA를 신청했는데, 두 선수 모두 고졸 출신이다. 김재환의 경우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 무응찰 이력이 있기 때문에 이번 FA 시장에서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정규 시즌 2위 겸 최종 3위를 기록한 삼성 라이온즈도 강민호(포수)와 박해민(외야수) 그리고 백정현(투수)까지 3명이 FA 시장에 나왔다. 박해민은 대학 출신이라 서비스 타임 8시즌을 채우고 나왔으며, 3번째 FA 자격을 얻은 강민호는 C등급으로 분류됐다.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는 각각 1명의 선수가 FA를 신청했다. 김현수(외야수)와 박병호(내야수)가 각각 FA를 신청했는데, 공교롭게 두 선수 모두 2016년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가 2018년 KBO리그로 돌아온 인연이 있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 다녀온 뒤 두 번째 FA를 신청했고, 박병호는 포스팅 시스템으로 다녀왔기 때문에 4시즌을 다시 채워서 FA 자격을 얻었다.

NC 다이노스에서도 나성범(외야수) 1명이 FA를 신청했다. 나성범은 부상으로 인해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 도전을 포기했던 경험이 있었다. 대학 출신이라 8시즌의 서비스 타임을 채우고 FA를 신청했는데, FA 자격으로 메이저리그에 가려면 1년의 서비스 타임이 더 필요했기 때문에 일단 국내 FA를 신청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는 손아섭(외야수)과 정훈(내야수) 2명의 선수가 FA를 신청했다. 손아섭은 두 번째 FA 자격이며, 정훈은 고졸 출신으로 첫 FA 자격이다. 한화 이글스에서도 최재훈(포수) 1명이 FA 자격을 얻었다. 양현종(투수)은 지난 해 겨울에 신청했던 FA 자격을 계속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FA 자격 공시 이전부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FA 시장 물꼬를 트는 선수는 A등급? B등급?

이번 2022년 FA 시장은 지난 해 겨울에 이어 두 번째로 FA 등급제가 적용된다. 외국인 선수들을 제외하고 원 소속 팀 안에서의 연봉 및 최근 3년 동안 리그 전체 평균 연봉에 따라 3개의 등급으로 선수들을 분류한다.

구단 연봉 3위 이내이면서 리그 전체 연봉 순위 30위에 드는 선수들은 A등급으로 분류된다. 만일 한 팀에서 6명 이상의 FA 선수가 나올 경우 구단 연봉 4위도 A등급을 받을 수 있다. 각자 팀 안에서의 연봉 순위에 따라 등급이 분류되기 때문에 비슷한 연봉의 선수들도 각자 다른 등급으로 분류될 수 있다.

A등급 FA는 신규 자격일 경우에만 적용된다. 다른 팀에서 FA 선수를 영입할 경우 20인 보호선수 이외의 선수들 중 지명되는 선수를 보상 선수로 보냄과 함께 직전 시즌 연봉의 200%를 보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전 소속 팀에서 보상 선수를 받지 않을 경우 보상금으로만 직전 시즌 연봉의 300%를 보상금으로 지불하면 된다.

B등급 FA는 구단 연봉 순위 4위에서 10위까지이면서 전체 연봉 순위 31위에서 60위까지 해당되는 선수들이다. 한 팀에서 6명 이상의 FA 선수가 나올 경우 A등급 선수가 4명이기 때문에 5위에서 10위까지의 선수들만 B등급으로 적용된다. 첫 FA 계약 때 A등급이나 B등급을 받은 선수들도 두 번째 FA 자격에서 B등급이 적용된다.

다른 팀에서 B등급 선수를 영입할 때는 25인 보호선수 이외의 선수들 중 지명되는 선수를 보상 선수로 보냄과 함께 직전 시즌 연봉의 100%를 보상금으로 지불한다. 보상 선수 지명 없이 보상금만 지불할 경우 직전 시즌 연봉의 200%를 지불한다.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C등급으로 분류된다. 이전 FA 계약 때 C등급을 받은 선수들은 직전 연봉과 관계 없이 C등급으로 분류되며, FA 자격 3회차이거나 만 35세 이상의 선수들도 직전 연봉과 관계 없이 C등급으로 분류된다. 다른 팀에서 C등급 선수를 영입할 때는 보상 선수 없이 직전 시즌 연봉의 150% 보상금만 지불하면 된다.

최근 FA 시장에서의 트렌드는 옵션 책정이 도입되면서 나이와 성적 추세 등을 감안하여 꼭 4년 계약을 고집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계약 기간을 늘리면서 중간에 옵션을 책정하거나, 보장 기간이 짧더라도 옵션을 통해 팀에 더 머무를 수도 있다.

또한 FA 등급제가 도입되면서 이적에 따른 보상 선수 및 보상금 부담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량이 절정에 달하는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에는 어느 팀이든 출혈을 감수하지만, B등급이나 C등급에 선수 영입에 대한 보상 출혈이 줄었기 때문에 준척급 선수들을 찾는 팀들의 움직임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FA 권리 포기한 5명의 각기 다른 사연들, 민병헌은 은퇴

선수들에게 인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했던 FA 권리를 포기한 선수들도 있다. 이번에 자격을 얻은 19명 중 5명이 신청을 포기하고 그 기회를 미루게 됐다. 사전 인명 등록 순서대로 나지완(KIA 타이거즈), 민병헌(은퇴), 서건창(LG 트윈스), 오선진(삼성 라이온즈) 그리고 장원준(두산 베어스)이 그들이다.

우선 베테랑 외야수 나지완은 2021년 부상이 겹치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나지완의 부진과 더불어 KIA는 타이거즈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 시즌 9위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요소가 없었던 나지완은 결국 FA 권리 신청을 미뤘다.

올 시즌이 끝나면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던 민병헌은 가족력이었던 뇌혈관 질환 때문에 안타깝게 선수 생활을 일찍 마감해야 했다. 뇌동맥류를 안고 뛰었지만 결국 수술을 받게 되었고, 수술 이후 복귀를 시도했으나 결국 병을 안고 뛰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9월에 은퇴를 선언했다.

서건창은 2021년 이전 소속 팀이었던 키움에서 제시했던 금액보다 1억원 가량 낮은 2억 2500만원에 계약했다. 키움에 그대로 있었다면 FA B등급 자격을 받을 수 있었던 금액이었다. 그러나 시즌 중간 LG로 트레이드 되었는데, 고액 연봉 선수가 적었기 때문에 서건창이 A등급으로 분류가 되는 변수가 생겼다. 이러한 문제로 서건창은 결국 FA 권리를 신청하지 않았다.

오선진은 6월 한화에서 삼성으로 트레이드 되었다. 다만 경기 후반 유격수나 2루수 대수비로 출전하는 정도로 비중이 큰 선수가 아니었고, 시장에 나오더라도 가치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FA 권리를 신청하지 않았다.

장원준은 2018년 시즌을 마친 뒤 두 번째 FA 권리를 갖게 됐다. 그러나 그 동안의 피로 누적으로 인한 부상이 겹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소식이 뜸해졌다. 이 때문에 두 번째 FA 권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4년째 신청하지 못하고 있다. 선수 본인이 현역 연장 의지가 강하지만 내년에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FA 시장에서 인기가 많을 선수들은?

이번 FA 시장에서 A등급은 김재환, 나성범, 박건우, 박해민까지 4명이다. B등급은 김현수, 백정현, 손아섭, 장성우, 최재훈, 황재균까지 6명이다. C등급은 강민호, 박병호, 정훈, 허도환 등의 4명인데, 강민호는 세 번째 FA이기에 C등급으로 분류되었으며 박병호와 허도환은 만 35세 이상이기 때문에 C등급으로 분류됐다.

가장 먼저 계약할 선수가 주목되는 이유는 그 선수의 계약 규모를 통해 금전적인 규모나 팀을 통하여 시장의 흐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에는 김성현(SSG 랜더스)이 2+1년에 총 규모 11억원으로 가장 먼저 계약했는데, 김성현의 경우 원 소속 팀에 남고자 했던 애착이 강하여 재계약의 속도가 빠른 편이었다.

보통 계약 속도가 빠른 선수들의 경우 팀과의 관계가 긴밀했던 선수들의 사례가 많다. 다른 팀에서는 인기가 적은 편이지만 원 소속 팀에서 자기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되는 경우 팀과 선수의 협상 과정에서 의견 차이가 적은 편이라 계약이 쉽기 때문이다.

팀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거나 다른 팀에서도 관심이 많을 경우 해당 선수의 계약이 빨리 성사되는 경우도 있다. 팬들에게 이미지가 좋아 그 팀의 얼굴이 되는 선수들은 큰 규모의 재계약으로 확실하게 도장을 찍게 되며, 확실한 보강을 원하는 다른 팀이 큰 규모의 계약으로 화제를 만들 수도 있다.

다른 팀에서 관심이 적은 선수들 중에서 상위 등급이 아닌 선수들의 경우 계약이 늦어지는 사례들이 많다. 이러한 경우 원 소속 팀과 선수의 협상 과정에서 의견 차이를 조율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 협상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스프링 캠프를 출발하는 시기를 전후로 하여 원 소속 팀과 재계약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선 C등급 중에서 강민호와 박병호, 정훈, 허도환 모두 가치가 높은 선수들이다. 정훈을 제외하고는 만 35세가 넘어가면서 C등급으로 분류된 선수들인데, 강민호와 허도환은 포수로서 가치가 있으며 정훈은 외야수와 더불어 1루 수비도 가능하다. 박병호는 기본 연봉이 많아 보상금 부담이 크고 에이징 커브 조짐이 드러났기에 이적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B등급에서는 우선 김현수가 눈에 띈다. 김현수는 그동안 국가대표 출전 시간으로만 서비스 타임 1년이 적립되어 있는데, 이번 FA 계약 이후 3년만 지나도 다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굳이 4년 계약을 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아졌다.

백정현은 이번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 중 유일하게 선발투수 자원이다. 선발투수 자원이 필요한 구단들로부터 관심이 많아졌으나, 1987년생의 나이가 다소 애매한 요소다. 손아섭은 김현수에 비해 연봉이 적은 편이라 이적할 경우 다른 팀에서 감당할 부담이 적어진다.

장성우와 황재균은 디펜딩 챔피언 KT가 공수에서 꼭 필요한 자원들이기 때문에 재계약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우승 프리미엄과 더불어 선수들에게 다소 후한 계약을 안겨 줄 가능성도 있다. 최재훈의 경우 한화에서 꼭 필요한 포수 자원이라 최대한 붙잡으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A등급 선수들은 이적할 경우 보상에 대한 부담이 크다. 김재환은 장타력이 건재하지만 경기 외적인 문제도 안고 있다. MVP를 수상했던 시기에 비해서는 파워가 약해졌다는 점도 변수다. 올림픽 출전으로 서비스 타임을 채운 박건우는 외야의 모든 자리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박해민은 뛰어난 수비력과 올림픽에서의 활약상으로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삼성의 주장으로서 기여한 바도 컸던 만큼 삼성과의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 나성범은 메이저리그로 갈 경우 포스팅 시스템만 가능했기 때문에 국내 FA에 도전했고, NC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상징성이 큰 선수다.

선수들은 11월 26일부터 모든 팀과 자유로운 협상이 가능하며, 지난 겨울부터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양현종은 이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각 선수들이 어떤 팀과 계약을 할지, 계약의 규모가 얼마나 될지에 대한 관심으로 뜨거워질 스토브리그가 어떠한 방향으로 흐르게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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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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