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새롭게 팀을 옮긴 이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서건창(LG 트윈스)이 결국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5일 오전 2022 FA 승인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자격 선수 명단에 포함됐던 19명의 선수 가운데 14명의 선수가 시장에 나오게 됐다. 서건창을 포함해 장원준(두산 베어스), 오선진(삼성 라이온즈), 나지완(KIA 타이거즈) 그리고 은퇴를 선언한 민병헌까지 5명의 선수는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몇몇 선수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기도 하지만, 서건창의 경우 주전급 내야수로서 시장의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서건창은 2022시즌 정조준을 목표로 올겨울 시장의 평가를 받지 않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정규시즌 휴식기에 1:1 트레이드로 정찬헌과 유니폼을 맞바꾼 서건창은 올해 FA 신청을 포기하면서 내년을 기약했다.

정규시즌 휴식기에 1:1 트레이드로 정찬헌과 유니폼을 맞바꾼 서건창은 올해 FA 신청을 포기하면서 내년을 기약했다. ⓒ LG 트윈스

 
아쉬움 뒤로하고 2022시즌으로 시선 돌린 서건창

2014시즌에 달성한 서건창의 단일 시즌 최다 안타(201개) 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히어로즈 시절 수 년간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면서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었던 일등공신 중 한 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랬던 서건창이 영웅군단을 떠나게 된 것은 전반기 종료 후 각 팀이 숨을 고르던 지난 7월 27일이었다.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내야수 서건창, 투수 정찬헌을 주고 받는 1:1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된 것이다.

당시 주전급 2루수를 구하고 싶었던 LG는 서건창을 품으면서 전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반전의 계기를 한 번쯤 마련해야 했던 선수 입장에서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정찬헌을 내준 게 아쉽긴 해도 서건창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

물론 반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기대에 비하면 아쉬움이 더 진하게 남았지만, 여전히 LG의 주전 2루수는 서건창이다. 내년 시즌 역시 정주현이나 다른 내야수들보다는 서건창이 오지환과 함께 키스톤 콤비를 이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기대치에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로 시장에 나오는 것보다는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서건창은 FA 대신 2022시즌 준비에 초점을 맞췄다. 풀타임으로 올 시즌보다 더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언제든지 그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베테랑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나지완도 시장의 평가를 받는 것을 포기했다.

베테랑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나지완도 시장의 평가를 받는 것을 포기했다. ⓒ KIA 타이거즈

 
아쉽기만 했던 시즌, 나지완 역시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

FA 권리 행사를 포기한 선수 가운데 서건창 못지않게 눈에 띄는 선수는 바로 나지완이다. 줄곧 KIA에서만 활약하면서 타선에 무게감을 실어줬지만, 올 시즌 1군에서 31경기에 출전해 홈런 없이 타율 0.160에 그치는 등 베테랑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모습만 남겼다.

2017시즌을 앞두고 첫 번째 FA 자격을 취득했을 당시에는 원소속구단이었던 KIA와 4년 40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2019년과 올해 부진으로 자존심을 구겨야만 했고, 이대로 시장에 나왔다면 나지완과 구단이 긴 시간 동안 줄다리기를 펼칠 수도 있었다. 이를 원치 않았던 나지완은 두 번째 FA 권리 행사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현재 KIA의 팀 사정상 장타를 때릴 수 있는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게다가 올해 팀 공격력에 있어서 상당한 지분을 차지했던 최원준이 군입대를 앞두고 있어 2022시즌 KIA가 얼마나 개선된 경기력을 선보일지 장담할 수 없다. 나지완의 분발이 선수 입장에서도, 구단 입장에서도 필요한 이유다.

삼성의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도 FA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올 시즌 도중 이성곤(한화 이글스)과 1:1 트레이드로 이적했고, 포스트시즌까지 팀 내야진에 힘을 보탰다. 다만 출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던 만큼 무리한 결정을 내리진 않았다.

1군에서 자취를 감춘 베테랑 좌완 투수 장원준 역시 FA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그를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합류시키면서 오랜만에 1군 경기서 등판할 수도 있었지만, 끝내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FA 자격을 유지했지만, 내년 이후에도 장원준이 FA 시장에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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