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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 <지리산>이 묵직한 울림을 가지고 방영되고 있다.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넘나들며 도움을 요청하는 절박한 신호를 찾아 지리산 이곳저곳을 종횡무진하는 레인저들의 삶이 펼쳐진다. 그 촬영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기자말]
와운생태마을 지킴이 천년송은 할머니나무라 불린다. 매년 정월 초사흘에 이곳에서 마을제를 지낸다.
▲ 와운생태마을 천년송 와운생태마을 지킴이 천년송은 할머니나무라 불린다. 매년 정월 초사흘에 이곳에서 마을제를 지낸다.
ⓒ 황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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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우리나라 최초 국립공원으로 전북의 남원, 전남의 구례, 경남의 하동과 함양에 산 줄기를 내려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지리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천왕봉이 1,915m이다. 남한 최고봉인 제주도의 한라산(1,950m) 다음이다. 지리산을 지키는 산신령은 노고할머니, 노고할머니에 대한 제사를 지내는 곳이 노고단이다.

나는 접근성이 좋은 노고단은 몇 번 가보았으나 아직 천왕봉을 오르지 못하였으니 산꾼이라 하기엔 그렇고 조금 산을 좋아하는 사람 정도이다. 산을 다니다 보면 겨우 한 사람이 지날 만한 좁은 등산로를 들것을 들고 뛰듯이 올라가는 레인저를 볼 때가 있다. 어디서 누군가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산악 사고가 나더라도 헬기를 띄워 구할 수 있는 상황은 드물어 이렇게 직접 레인저가 가서 119 구급대가 있는 곳까지 환자를 이송해야 한다고 한다. 산을 다니는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안전장비를 구비하고 스스로 안전산행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산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리산과 드라마의 만남 

지리산을 산행이라기보다는 산책인 코스로 만나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드라마 <지리산>에 등장하는 뱀사골, 와운생태마을, 흥부골자연휴양림을 목적지로 삼아 한 곳씩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본다.
 
늦가을의 정취가 무르익은 뱀사골 무장애탐방로를 걸으며
▲ 지리산 뱀사골 늦가을의 정취가 무르익은 뱀사골 무장애탐방로를 걸으며
ⓒ 황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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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사골 계곡 탐방을 하기 위해 뱀사골힐링야영장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뱀사골 입구로 향한다. 무장애 탐방로를 따라 조금 늦은 감이 있는 가을여행을 떠난다. 뱀사골은 뱀(이무기)이 죽은 골짜기라는 의미다.

이무기에게 잡아먹힌 중이 신선이 되어 올라갔다 하여 뱀사골 입구는 반선 마을이라 불린다. 이곳에서 반야봉까지의 계곡 약 14km가 뱀사골 계곡이다. 크고 작은 폭포와 소, 널따란 바위 등 뛰어난 자연 풍광이 계곡을 끼고 걷는 내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명품 계곡길이다.
 
해가 뜰 무렵 와운생태마을 천년송에서 아침을 맞으며 지리산이 깨어남을 느끼다
▲ 천년송 해가 뜰 무렵 와운생태마을 천년송에서 아침을 맞으며 지리산이 깨어남을 느끼다
ⓒ 황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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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선에서 시작하여 3km를 걸어 갈림길에서 왼쪽의 급경사 길을 오르면 나타나는 와운생태마을까지 가려고 한다. 최종 목적지는 이 마을의 천년송 부부이다. 구름도 누워 간다는 뜻의 와운(臥雲)마을은 해발 800m에 위치한다.

눈골 또는 누운골이라고도 한다. 마을이 시작되는 입구에 천년송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이 나타난다. 경사가 급한 계단을 오르니 점차 풍경이 달라진다. 그동안은 대부분 계곡길을 걸었는데 이제야 지리산 산중에 올라왔다는 느낌이다.
 
지리산 산골마을에서 만난 정취에 마음이 그윽해진다
▲ 와운마을 장독대가 있는 풍경 지리산 산골마을에서 만난 정취에 마음이 그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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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을 올라 우람하고 잘 생긴 소나무 한 그루를 지그시 바라본다. 천연기념물 제424호인 지리산 천년송(할매소나무)이다. 산중에 이리 멋진 소나무가 있다니, 마을 사람들이 이 나무 앞에서 매년 정월 초사흘날에 당산제를 지낸다. 천년송은 보는 것 만으로 경외감을 일으킬 정도로 위엄이 있다. 

할머니나무 위쪽 20m 지점에는 천년송보다 날씬하고 작은 할아버지나무가 있다. 두 부부 소나무 근처에서 한참을 머무른다. 산은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길목의 색으로 뒤덮여 있고 멀리 산 능선들이 중첩되어 동양화를 그린다.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지리산의 품에 몸을 기댄다.
 
천년송과 20m 위에 위치한 할아버지나무, 동행이 있어 외롭지 않을 지리산 마을
▲ 할아버지 나무에서 바라본 할머니나무 천년송과 20m 위에 위치한 할아버지나무, 동행이 있어 외롭지 않을 지리산 마을
ⓒ 황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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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고 자연적인 흥부골 자연휴양림

산골마을에 무슨 소득이 있겠는가. 관광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산골마을의 정취보다는 음식점과 숙소를 알리는 커다란 간판이 들쑥날쑥하여 지리산 산중의 정취를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다. 와운마을을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뱀사골 계곡을 걸어서 오르거나 1차선 도로를 따라 마을까지 갈 수 있다.

이때는 와운마을에 숙박을 하거나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라붙는다. 길이 워낙 좁기도 하거니와 오고 가는 차가 맞닥뜨리면 조금 곤란할 수 있다. 차량 교행시 다른 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멈추어 설 수 있는 공간이 중간중간 있기는 하다.
 
와운생태마을에서 숙박을 하는 이라면 이길을 차를 타고 갈 수 있다. 일차선로라서 마주오는 차가 오면 난감할 수 있다.
▲ 와운생태마을 가는 길 와운생태마을에서 숙박을 하는 이라면 이길을 차를 타고 갈 수 있다. 일차선로라서 마주오는 차가 오면 난감할 수 있다.
ⓒ 황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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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뱀사골분소 앞 드라마지리산 홍보차량과 배너
▲ 드라마지리산 홍보차량 지리산 뱀사골분소 앞 드라마지리산 홍보차량과 배너
ⓒ 황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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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월에 위치한 흥부골 자연휴양림은 소박하고 자연적이다. 드라마 초반 지리산 국립공원 레인저 사무소 중에서 해동분소가 나온다. 고증을 통해 만든 건물은 산의 바람과 비에 오랜 세월 시달려 온 듯 낡았고 그 안은 텅 비어 있다. 

이곳은 세트장이고 실제 촬영은 다른 곳에서 하기 때문이다. 일부러 촬영지를 찾았는데 촬영 당시의 세트가 그대로 남아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마음이 든다. 휴양림 내에는 단체 숙박동 2동과 숲속의집 7동, 흥부의집 등이 있으며 잣나무 군락지가 있어 삼림욕을 즐기기 좋다.

흥부골자연휴양림
063-636-4032
전북 남원시 인월면 인월길 125
입장료 : 2,000원(성인)/1,000원(어린이)

태그:#드라마지리산, #남원여행, #뱀사골, #와운생태마을, #해동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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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협회 회원 제주여행잡지 '아이러브제주'취재기자로 10년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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