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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역 인근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앞 거리에서 집회에 나선 돌봄노동자들. 숫자는 비교적 적었지만 스스로 목소리 낸 집회는 어느 대규모 집회 열기 못지 않았다.
 공덕역 인근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앞 거리에서 집회에 나선 돌봄노동자들. 숫자는 비교적 적었지만 스스로 목소리 낸 집회는 어느 대규모 집회 열기 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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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2시,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있는 공덕역 인근 거리에 돌봄노동자들이 모였다. 대부분 중년의 여성인 돌봄노동자들은 저마다 임금과 관련된 요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여느 집회처럼 묵념을 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민중의례를 한 이후에 현장의 처우개선을 위해 저마다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보육교사, 활동지원사, 요양보호사 등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돌봄노동자들이 속한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이하 지부) 조합원들로 현재 서울시사회서비스원과 임금교섭 과정 중이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임금교섭 과정 중에 지속적으로 교섭을 회피하였으나 최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지부의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인정하면서 지부는 다시 교섭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법적 판단을 발판 삼아 다시금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수개월 동안 여러 차례 교섭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던 돌봄노동자들의 분노는 다른 노동자들의 대규모 집회에서 볼 수 있는 분노 못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들은 직접 집회신고를 하고 직접 회사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준비해 집회에 참여했다. 집회를 통해 교섭을 거부해 온 회사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었고 처우개선에 대한 의지도 다졌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돌봄노동자들이 착용하기로 한 배지. 배지 안의 문구 속에서 더 나은 노동환경에 대한 노동자들의 의지와 염원을 엿볼 수 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돌봄노동자들이 착용하기로 한 배지. 배지 안의 문구 속에서 더 나은 노동환경에 대한 노동자들의 의지와 염원을 엿볼 수 있다.
ⓒ 김호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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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부의 주요 요구사항은 근속수당과 교통실비 지급 요구다. 또한 집회 전날이었던 23일에는 회사 측에 감염병 예방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서울시청 앞에서 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돌봄노동자들은 이들의 노동이 기반이 되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돌봄노동자들의 노동을 충분히 존중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이용자의 가정으로 이동하면서 발생되는 교통실비를 돌봄노동자가 직접 부담해야만 하고, 본부 행정직과 차별적인 임금체계에 따른 불합리한 노동조건에 대해 현장 노동자들의 불만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돌봄노동자들의 노동이 중심이 되는 취지로 출발한 사회서비스원에서 돌봄노동자들이 감염병 예방 대책을 요구하고 차별적인 임금체계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는 상황은 사회서비스원이 현재 돌봄노동에 대한 특성과 가치를 이들의 일터 속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부는 집회 이후 돌봄노동자의 처우개선을 더욱 적극적으로 요구하기 위해 직장 내 전 조합원이 착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배지를 배포했다.

존중 요구하는 돌봄노동자들, 어디까지 존중받을 수 있을까
 
집회 후 단체사진. "임금교섭 승리는 돌봄노동자들의 자존심"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집회 후 단체사진. "임금교섭 승리는 돌봄노동자들의 자존심"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 김호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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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은 전통적으로 가정 중심의, 여성들의 책임으로 여겨져 왔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생산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군가를 돌보는' 영역은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었고 사회구조가 변하면서 노동시장에 들어와서도 저임금 노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사회서비스원 안에서도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제대로 목소리 내기 힘들었던 중년의 여성 돌봄노동자들이 직접 집회를 기획하고 목소리는 내었다는 것은 단순히 회사뿐만이 아니라 한국사회에 돌봄노동의 가치를 다시 평가해 달라는 요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조합원 수는 대략 190~200명 사이로 추정된다. 이들 대부분은 노동권 보장이 잘 되지 않는 사회서비스 업계에서 다양한 직종의 돌봄노동자들이다. 다른 기업노조에 비하면 적은 수로 볼 수 있지만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돌봄노동자 규모나 사회서비스 업계의 노동권 현실을 본다면 이러한 돌봄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가히 눈여겨볼만하다.

코로나 시기 필수노동으로 인정받았지만 저임금 고강도 노동의 열악한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돌봄노동자들의 현실 속에서 임금교섭 승리라는 현수막 문구는 여성지배직종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돌봄노동자들의 자존심일 것이다.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돌봄노동자들이 어디까지 인정받고 존중받을 수 있을까. 앞으로 격주마다 서울시에서 거리집회를 계획한 이들의 목소리는 서울시를 넘어 생산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돌봄노동을 사회적으로 재평가 해달라는 중요한 외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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