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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 장례 이틀째인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1.11.24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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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 차원에서 조문을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중 첫 공개 조문이었다. 그러나 김기현 원내대표는 언론에 사전에 공개된 일정이었음에도 '개인적 자격'으로 참석한 것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들의 조문도 이어지는 가운데, 당 내부에서도 '전두환 딜레마'에 빠져 고민하는 모양새이다.

김 원내대표 "인간적 조문" 개인자격 강조

김기현 원내대표는 24일 오후 서울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 뒤 기자들 앞에 섰다. 김 원내대표는 정치권에서 조문을 거부하는 기류가 강한 데 대해 "각자가 가진 의견이 다 다르고 또 존중해야 할 의견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고인에 대한 법적인 평가나 역사적인 평가는 사실상 다 내려진 것이라고 본다"라며 "군사 반란을 통한 권력의 찬탈이나, 또 민주화운동 탄압, 인권 탄압, 특히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무력 진압은 그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책임을 져야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와 그 유족들은 더 이상 어떻게 위로받을 수 없을 만큼 큰 상처를 받았다"라는 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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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23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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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에 대한 책임은 워낙 크고 막중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져야 되는 것이 고인의 업보"라며 "정식으로 정중하게 진심을 담아서 사죄하고 용서를 구했어야 했는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법적·역사적 평가와는 별개의 문제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흑역사가 계속 반복되는 게 과연 국격에 맞는 것이냐는 근본적 고민이 있다"라며 "사람의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라고도 이야기했다. "인간적 차원에서 조문을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며 "개인 자격으로 조의의 뜻만 표하고 나왔다"라는 말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씨의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한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추징금이 미납된 것에 있으면 당연히 내야 하는 것이니까 그야 두 말할 것도 없겠다"라며 "그건 법적 책임이기도 하고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 아니겠느냐"라고 동의의 뜻을 밝혔다. 다만 "내용이 어떤지 좀 살펴봐야 되는 것"이라며 "내용을 한번 보겠다"라고 말했다.

윤상현·주호영 등 현역부터 이재오·김진태 등 전직까지 '조문파'
 
이날 전씨의 빈소를 찾은 건 김 원내대표뿐만이 아니었다. 전날 전씨의 사위였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조의를 표한 데 이어, 주호영 의원 역시 모습을 드러냈다. 현역 의원 중 두 번째였다. 주 의원은 기자들에게 "(전씨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 할 일이고, 돌아가셨으니 저는 명복을 빌 따름"이라며 "특임장관 시절에 공적·사적으로 여러 번 찾아뵀다. 대구 오셨을 때도 여러 번 뵀다"라고 과거 인연을 강조했다.

전직 의원들 중에도 눈에 띄는 이들이 있었다.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날 애도의 뜻을 표한 뒤 기자들에게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개인 자격으로 조문을 왔다"라고 밝혔다. 그는 유가족이 '와 줘서 고맙다, 여기 오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했겠다'라고 했다고 밝히며 "(장례식장이) 너무 한산할 것 같았다. 다녀가는 게 마음 편할 것 같아 온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역시 자리를 찾았다. 그는 "나는 전두환 정권 때 두 번이나 감옥에 갔고, 재야에서 전두환·노태우 구속 시위를 주도했던 사람"이라며 "생전에 한 일은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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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태 전 의원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 마련된 전두환씨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이동하고 있다.(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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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준석에 이어 홍준표도 조문 안 하기로

하지만 국민의힘 내 '조문 불참' 기류도 만만치 않다. 윤석열 후보가 조문을 간다는 취지로 답했다가 3시간 여 만에 조문하지 않겠다고 번복한 데 이어, 이준석 대표 역시 조문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관련 기사: [取중眞담] 조문 번복과 2분 침묵, 윤석열의 진심과 실력). 다른 정당들과 달리 국민의힘은 관련한 당 차원의 논평도 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였던 홍준표 의원 역시 조문 의사를 밝혔다가 지지자들 반대로 이를 철회했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23일 오후 '청년의꿈' 플랫폼에 "전두환 전 대통령은 제2의 고향인 합천 옆동네 분"이라며 "정치적 이유를 떠나서 조문을 가는 것이 도리라고 보는데 어떤가"라고 글을 올렸다.

하지만 플랫폼 내 다수가 반대 의견을 밝히자,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조문을 가려고 했는데 절대적으로 반대 의견이 많다. 그 의견을 받아들이겠다"라며 "그러나 고인의 명복은 빌어야겠다"라고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