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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국세청이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고지했습니다. 최근 집값이 크게 상승하고 공시가격이 현실화되자 고지 이전부터 늘어날 종부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종부세 고지 후 일부 언론은 '세금 폭탄론'을 또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종부세를 설명할 수 있는 수치 중 부러 큰 숫자만 떼다 제목에 싣거나 종부세 영향력을 빌미로 과세 대상자를 늘리는 방식이 줄곧 사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고령층‧장기보유자 부담을 경감해주는 등 실수요자 보호 장치를 정부가 잘 마련했는지 살피고 불합리한 과세는 없는지 따져보는 것은 언론의 역할입니다. 그러나 부의 불평등이 극심한 상황에서 집값 안정과 조세 정의 구현을 목적으로 하는 종부세를 마치 전 국민이 세금 폭탄을 맞을 것처럼 소개한다면 왜곡 보도에 다름 아닙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종부세를 둘러싼 최근 언론 보도를 살폈습니다.
 
종부세는 고가 주택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입니다. 국회는 지난 9월 1가구 1주택 종부세 과세 기준율을 공시가격 9억에서 11억 원 초과로 상향했습니다. 이로 인해 시가 15~16억 이상의 주택이 종부세에 해당하며 종부세 대상자 8만 9천여 명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2021년 주택분 종부세 개인·법인 고지 현황(11월 22일, 기획재정부 보도참고자료)
 2021년 주택분 종부세 개인·법인 고지 현황(11월 22일, 기획재정부 보도참고자료)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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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번 종부세 납부 대상자를 두고 언론보도엔 '94만 명'과 '42% 증가'라는 표현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94만 명'이란 수치는 2021년 주택분 종부세 고지 인원(94만 7천명, 개인‧법인 합산)으로 전 국민(5200만 명)의 2%에 해당합니다. 기획재정부는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전 국민의 98%는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은 시민들이 과하게 인식할 수 있는 '94만 명'이라는 숫자를 더 많이 언급했습니다.
 
종부세 중 94만 명과 42%를 강조해 다룬 보도(11/22~23)
 종부세 중 94만 명과 42%를 강조해 다룬 보도(11/22~23)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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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증가'란 표현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올해 전체 종부세 납세자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비율을 의미합니다. 개인 납세자는 36%, 법인납세자는 287.5% 증가했고, 전체로 따지면 42% 늘었습니다. 언론은 종부세 증가 사례를 보도할 때 대부분 개인 납세자 사례를 인용하지만, 납세자 비율은 개인과 법인을 합산한 전체 숫자를 인용했습니다. 틀린 수치는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더 커 보이고 과하게 판단될 수 있는 숫자를 가져다 쓴 것입니다.
 
 종부세 대상자에 대해 과하게 인식될 수 있는 숫자들만 선택해 보도한 동아일보(11/23)
  종부세 대상자에 대해 과하게 인식될 수 있는 숫자들만 선택해 보도한 동아일보(11/23)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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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수치를 찾아서' 종부세 대상자 늘리기

종부세 대상자가 국민의 2%만 해당한다는 정부와 일부 언론의 지적이 잇따르자 이번에는 종부세가 실제로는 더 많은 국민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보도가 등장했습니다.

<조선일보> "국민 2%만 종부세? 전국 가구수로 따지면 4%, 수도권 유주택자의 10%"(11월 23일 정석우·김충령 기자)는 "종부세는 실질적으로 가구 단위로 납부"하니 "가구 수를 기준으로 하고 또 주택이 있는 가구 수를 기준으로 종부세 대상자 비율을 따지는 게 맞는다"는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의 발언을 전했습니다. 이어 "주택 소유 가구는 1173만 가구(작년 11월 기준)"로 "종부세 대상자가 모두 독립된 가구라고 가정할 경우 종부세 납부 가구 비율은 전국 가구 수의 4.0%, 유주택 가구의 8.1%"라고 주장했습니다.
 
종부세 납부자 비율을 다양하게 계산한 조선일보(11/23)
 종부세 납부자 비율을 다양하게 계산한 조선일보(11/23)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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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라더니…전국민 종부세 영향권"(11월 22일 김정환·이종혁·전경운 기자)은 전문가들이 "영유아 등 모든 연령층이 포함된 인구로 종부세 비중을 계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꼬집었다고 전했고, MBN "뉴스추적/국민 98% 종부세 무관?"(11월 22일 배준우 기자)은 "네 식구가 사는 집에 아버지가 종부세를 내면 나머지 75%(가족들)는 종부세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며 정부 설명에 억측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집을 한 채라도 가진 가구가 1173만이고, 개인 종부세 부과 대상 숫자(88만 5천 명)를 고려해 보면 집이 있는 사람 중 7.5%는 종부세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주택소유통계 결과'(11월 16일)에 따르면 일반가구(개인) 2093만 가구 중 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1173만입니다. 따라서 언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주택가구 수 대비 종부세 비율을 따진다면, MBN과 같이 1173만 가구 중 개인 종부세 납세자인 88만 5천 명에 해당하는 숫자를 비교하는 것이 더 적합해 보입니다. <조선일보>와 같이 전체(개인+법인) 종부세 납세자 94만 명을 두고 계산해 8.1%라고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한겨레> "종부세 완화 1주택 9만명 면제…다주택자는 증여로 방어막"(11월 22일 최종훈 기자)에서 설명하듯 종부세는 "배우자와 자식이 각각 1주택씩 3채의 주택을 보유했다고 해도 이를 합산하지 않고 개인별로 과세"합니다. 이러한 인별 과세 원칙에 따라 국민은 "가족 간 증여로 명의를 분산해 종부세 부담"을 줄이고 있으며 가족 내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1주택자 40만 명 중 26만 8천 명(67%)에 해당할 정도로 높은 수치입니다.

따라서 종부세가 인별 과세임을 무시한 채 종부세 대상 비율을 높이기 위해 유주택자 중 종부세 납부 비율을 계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전체 종부세 89%, 다주택자·법인

언론이 강조해야 할 숫자는 89%입니다. 올해 부과된 종부세 고지세액 5조 7천억 중 5조에 해당하는 89%는 다주택자와 법인이 부담합니다. 특히 다주택자 가운데 85.6%(41만5천 명)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나 3주택 이상자로, 다주택자 세액 2조7천억 원 중 96.4%(2조6천억 원)를 부담합니다. 전체 종부세 대상 인원의 6.5%(6만2천 명)인 법인이 내야 할 세액은 전체의 41.3%(2조3천억 원)를 차지했으며, 1주택자엔 총 종부세액의 11%인 7천억 원이 부과됐습니다.

KBS "종부세 고지…누가, 얼마나 더 내나?"(11월 22일 박예원 기자)는 종부세 "전체 세액 중 법인 몫이 2조 3000억 원, 40%를 차지"하며 "개인으로 보면 다주택자가 2조 7000억 원, 47%를 부담해 조정지역 내 2주택이나 전체 3주택 이상인 사람들" 대부분 세금을 부담한다고 보도했습니다.
 
2021년 주택분 종부세 개인·법인 고지 현황(11월 22일, 기획재정부 보도참고자료)
 2021년 주택분 종부세 개인·법인 고지 현황(11월 22일, 기획재정부 보도참고자료)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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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종부세 5.7조 원‥·89%는 다주택자·법인이 낸다"(11월 22일 이정은 기자)는 "세금의 89%는 다주택자와 법인이 부담"하며 "종부세는 한 사람씩 별도로 매기기 때문에, 부부가 각자 한 채씩 가진 실질적인 다주택자들도 1주택자로 분류"하며 "진짜 실수요자로 볼 수 있는 '1세대 1주택자'가 부담하는 세금은 2천억 원, 전체의 3.5%"라고 짚었습니다. 실제 종부세 납부자 대다수는 다주택자 중에서도 3주택 이상자·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등에 2주택 이상 보유자이거나 법인입니다.

경제지와 세계‧조선‧중앙, 자극적 용어 두드러져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언론이 얼마나 자극적인 용어를 사용하며 종부세 보도를 전하고 있는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제공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서비스 빅카인즈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알아봤습니다. '폭탄', '역대급', '쇼크', '충격', '공포', '패닉'과 같이, 언론이 종부세 보도를 전할 때 거의 빼놓지 않고 사용하는 단어를 '종부세'와 함께 검색했는데요. 그 결과, 빅카인즈에서는 총 383건의 보도, 네이버에서는 총 959건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빅카인즈와 네이버에서 자극적 용어로 검색된 종부세 보도량 순위(11/16~11/23) (※기사 중복 허용)
 빅카인즈와 네이버에서 자극적 용어로 검색된 종부세 보도량 순위(11/16~11/23) (※기사 중복 허용)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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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별 보도량에 따라 순위를 매겨보니 5개 경제지(<매일경제> <서울경제> <아시아경제> <한국경제> <헤럴드경제>)와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을 빅카인즈와 네이버 20위권 내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언론이 '종부세 폭탄' 등 자극적인 용어로 공포와 불안을 부추기는 보도를 내놓은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매년 연말 정부가 종부세 고지서를 발행할 때마다 반복되고 있는데요. 11월 23일 현재 대한민국 인구는 약 5182만 명으로, 올해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94만 7천 명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1.8%에 해당합니다.

종부세 보도에서 자극적 용어 사용으로 일관하는 언론들은 결국 1.8%만을 대변하며 그 외 98.2%에게도 공포와 불안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종부세 문제에 대해 차분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앗아가기 때문에 더욱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11월 21~22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 기사 / 2021년 11월 21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저녁종합뉴스 / 2021년 11월 16~23일 빅카인즈(종합일간지, 경제지, 지역일간지, 방송사 등 54개 언론사 뉴스)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된 '종부세' 관련 보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에도 실립니다.


태그:#종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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