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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독재'의 상징 전두환씨가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해 들것에 실려 장례식장으로 이송되고 있다.
 "군부독재"의 상징 전두환씨가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해 들것에 실려 장례식장으로 이송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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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3일 오후 2시 50분 서울 연희동. 하얀 천에 싸인 시신이 들것에 실려 주택 문 밖으로 나왔다. 시신을 실은 운구 차량을 향해 유가족이 목례했다. 한때 최고의 권력을 누렸던 전두환이 오랜 거처였던 연희동 집을 떠나는 순간이었다.

전씨의 죽음이 알려진 건 이날 오전 9시 50분쯤이다. 그의 시신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지지 않고, 코로나19 감염 검사 절차 등을 거치느라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전씨의 자택 앞에 나타난 그의 지지자는 단 한 명이었다. 자신을 전씨의 지지자라고 밝힌 A씨는 "전두환은 5.18과 연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씨의 죽음은 이웃주민에게조차 안타까움을 사지 못했다. 전씨의 자택 근처에서 2년 동안 살고 있다는 B씨(27)는 "연희동이 '전두환 동네'로 낙인찍혀 불쾌했었다"라면서 "소란스러워서 스트레스받았는데, 이제 사망하셨으니 그럴 일 없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전씨는 역사적으로 잘못한 사람이니 애도하지 않는다"고 했다. 12.12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그의 생애를 떠올린다면, 격세지감이었다.

"그런 거 묻지 마시라"... "나중에 얘기하자"... 말 아낀 전두환 측근들
 
전두환씨가 사망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씨 자택에서 측근 장세동씨가 조문을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떠나고 있다.
 전두환씨가 사망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씨 자택에서 측근 장세동씨가 조문을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떠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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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 측근들의 조문은 침묵 속에 이어졌다. 측근들은 대부분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는 정문이 아닌 차고 방향 쪽문을 통해 자택을 드나들었다.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엔 말을 아꼈다.

하나회 일원으로, 쿠데타를 막으려 한 직속상관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을 체포한 장세동씨는 오전 11시 45분쯤 연희동 집 앞에 나타났다. 장씨는 대통령 경호실장, 국가안전기획부장을 지내며 끝까지 전두환의 권력을 보위했다. 장씨는 '심경이 어떠냐'는 <오마이뉴스> 물음에 "오늘은 그런 거 묻지 마시라. 오늘 그러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한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전씨의 군내 사조직 하나회 일원으로 12.12 쿠데타에 가담한 고명승씨는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답답하고 가슴이 아프다"라며 "한 어른이 세상을 떠나셨구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시나 5.18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

최근 윤석열 대선후보와 조찬 회동을 한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 또한 이날 전씨를 조문했다. 김 목사는 전씨의 자택을 나선 뒤 <오마이뉴스>에 "하늘나라 잘 가길 빌어줬다"라고 답했다. 그 외 질문엔 "나중에 얘기하자"고 답하지 않았다.
 
 김장환 목사가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고 전두환씨 자택 앞에서 조문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김 목사는 노태우씨의 장례식장 앞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기도를 한 적이 있다.
  김장환 목사가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고 전두환씨 자택 앞에서 조문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김 목사는 노태우씨의 장례식장 앞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기도를 한 적이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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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전두환, #연희동, #사망, #장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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