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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북 국회의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두환 사망 관련 국가장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북 국회의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두환 사망 관련 국가장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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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북 국회의원 27명이 12.12 군사쿠데타를 일으키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전두환씨 사망 소식에 '국가장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조오섭·김원이·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23일 오후 국회에서 '전두환 사망 관련 국가장 반대 광주전남북 국회의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마 전두환이 오늘 오전 사망했다. 고인에 대한 애도보다는 허망하고 분한 마음이 앞선다. 전두환은 마지막 순간까지 반성도 사죄도 없었고, 법원이 이제 처벌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내란 학살의 주범, 전두환의 죽음으로 (19)80년 5월, 헬기 사격의 진실을 밝힐 기회도 소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은 '공소기각'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엄정한 진실 찾기를 통해 대한민국 역사에 정의의 판결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며 "군대를 동원해 국민을 잔인하게 학살하고도 평생을 호의호식하며 천수를 누린 살인마 전두환이 전직 대통령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장 예우를 받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보훈처가 국립묘지법에 따라 내란죄 등 실형을 받은 경우,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연한 조치라 생각한다"며 "그러나 전두환이 죽기 전에 국가장법을 신속히 개정하지 못한 것에 깊은 안타까움을 느낀다. 법적으로 전두환의 국가장 여부는 국무회의 심의 등 정부 판단으로 결정된다. 이 문제와 관련해 윤 후보처럼 전두환을 추앙하는 일부 부역자들의 농간에 휘둘리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정기 "이실직고하라는 건가" - 민형배 "'역사 생각하지 말라' 지침 같아"
 
23일 오전 전두환씨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하자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이 나와 사망관련 내용을 말하고 있다.
 23일 오전 전두환씨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하자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이 나와 사망관련 내용을 말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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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 의원은 전씨 측이 이날 오전 5·18 관련 유언을 묻는 취재진 말에 '무조건 사과하라는 거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을 두고 윤 후보에 '지침'을 내린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두환 정치'를 추앙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마지막 지침을 내리는 것 같습니다."

민 의원은 "(전씨 측이) 누구에게 한 말일까. '앞으로 정치할 때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 '역사 같은 거 생각하지 말고, 니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 혹은 '광주(민주화운동)를 부정하면서 가라', 그런 지침을 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원이 의원은 "역사가 어떻게 이분을 용서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며 "국가장뿐만 아니라 일각에서 '명복을 빈다'거나, 장례에 참석하는 문제에 대해 절대 용납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전씨는)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전씨를 추모하는 이들을 비판했다. 

강은미 정의당 호남선대위원장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는 이미 전두환의 국가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장 운운하는 것은 그의 범죄를 묵인하고 동조하겠다는 것"이라며 "전두환의 부역자가 아니면 장례는 물론 장지까지 국가장이나 현충원을 들먹이는 것은 언감생심임을 깨닫길 바란다. 참회도 없는 죽음 앞에 애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전씨 자택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씨가 5·18 관련으로 남긴 유언이 없냐는 질문이 나오자 "막연하게 사죄하라는 건 옛날 원님이 사람 붙잡아 놓고 '네 죄를 네가 알 터이니 이실직고하라'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어 "육하원칙에 따라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몇 월 며칠 몇 시에 어디서 어떤 부대를 어떻게 지휘했고, 누구에게 어떻게 집단 발포 명령을 했는지, 그것을 적시한 다음에 사실이냐 아니냐 묻고 거기에 대해 사죄하라고 해야지 무조건 사죄하라고 하면 그게 질문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또 "광주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에 대한 그런 (사죄) 말씀은 이미 하신 바 있다"며 "백담사 계실 때도 그렇고, 연희동 돌아온 뒤로도, 사찰에 가서도 기도하며 여러 차례 했는데, 더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 

태그:#전두환, #민정기, #윤석열, #광주,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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