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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 오후 전두환씨 고향인 합천군 율곡면 내천마을.
 11월 23일 오후 전두환씨 고향인 합천군 율곡면 내천마을.
ⓒ 강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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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사망한 전두환씨의 고향인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마을은 평소와 다름 없이 조용한 분위기다.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여러 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마을에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생가와 마을회관에도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내천마을을 찾은 이웃마을 한 주민은 "평소와 다름이 없다"며 "생가에 조화 같은 게 놓여 있지도 않다"고 전했다. 그는 "사망 뉴스를 접했을 건데, 주민들은 별다름 움직임이 없다"며 "언론사 기자들이 와서 분위기를 살피고 있는 정도다"고 했다.

합천군도 전두환씨 사망 관련해 추모 등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합천군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분향소 설치 계획은 없다. 별다른 논의가 없는 상황이다"라며 "전씨 문중에서 논의를 한다는 말은 들리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 어떻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내천마을 차원에서도 전씨 사망과 관련해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일정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두환씨는 1931년 1월 18일 내천마을에서 태어났다. 현재 이 마을에는 79가구에 14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대부분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다.

전씨가 태어나 대구로 이사 가기 전까지 살았던 집은 복원을 해서 초가집으로 있고, 본채와 헛간, 곳간, 대문으로 구성돼 있다. 합천군은 마을 주민 1명을 통해 생가 주변 청소와 관리를 하도록 했다.

내천마을에 거주하던 전씨 4촌 등 가까운 친인척들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천마을에서 황강을 건너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전씨 부모가 묻혀 있는 '선산'이 있다.

"용서 받지도 못하고 떠난 그가 저승에서..."

'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전씨 사망에 대해 이날 오후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전씨 아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을 '생명의숲'으로 바꾸어야 한다며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용서 받지도 못하고 떠난 그가 저승에서 그로 인해 희생된 영령들을 마주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슬프고 아프다"고 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이다.

전두환씨 사망에 대한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 입장문

용서는 진실을 밝히는데서 시작된다. 그는 끝끝내 진실을 묻고 갔다. 용서 받지도 못하고 떠난 그가 저승에서 그로 인해 희생된 영령들을 마주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슬프고 아프다.

비록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남은 자들은 그가 엉키게 했던 역사의 실타래를 풀어야 할 의무가 있다. 우선 80년 5.18에 관계되었던 이들은 지금이라도 진실을 고백하여야 한다. 전씨의 유가족들 또한 고인에게 쏟아지는 원성과 분노를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려면 그를 대신해 진심어린 사과와 용서를 구해야 한다. 그것이 그나마 고인을 위하는 길이다. 아울러 고향 땅에 그의 아호가 새겨진 돌덩이도 스스로 거둬들이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시라. 그 돌덩이 하나로 고향이 손가락질 받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부 관계자가 누차 표명했듯이 전두환씨의 국가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우려해 관련법 개정을 촉구한 바가 있었는데 법개정 없이도 정부가 국민과 역사 앞에서 떳떳한 결정을 내리면 된다.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이 우리 역사에 다시는 이런 비극을 겪지 않게 하는 길이다.

똑같은 자연인으로서 전두환씨의 사망에 대해서 우리 또한 안타까움을 표한다. 그러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는 그가 남겨놓은 역사의 엉킨 실타래에 대해선 냉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역사가 올곧게 흘러가기 위해선 그를 칭송하는 모든 시설과 상징물은 그와 더불어 땅속에 묻히게 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일해공원이다.

과오가 큰 인물이지만 우리는 고인에 대한 예의를 지킬 것이다. 오늘 기자회견도 고인을 존중하여 미뤘다. 장례를 치루고 나서 유가족과 합천군이 하루속히 일해를 걷어 들여 엉킨 실타래 풀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고인이 그렇게 부르짖던 정의구현을 위해 나서질 않을 수 없음을 밝힌다. 법은 최소한의 공동규약 같은 것이다. 최선은 법에 기대지 않더라도 서로의 이해와 존중을 통해 실타래를 푸는 것이다. 아무쪼록 지명제정 주민발의 등 법적 절차라는 길에 우리를 내몰지 않기를 희망하고 또 희망한다.

 
11월 23일 오후 전두환씨 고향인 합천군 율곡면 내천마을.
 11월 23일 오후 전두환씨 고향인 합천군 율곡면 내천마을.
ⓒ 강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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