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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홈페이지 화면
 경찰청 홈페이지 화면
ⓒ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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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 관련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가운데, 현직 경찰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 내부 체력 점검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여경은 지원 요청을 이유로 자리를 이탈했고, 1층에 있던 또 다른 경찰관은 피해자 비명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김창룡 경찰청장은 직접 사과에 나섰고 관할 경찰서장을 직위해제했다. 인천경찰청은 지난 18일 홈페이지에 '층간소음 갈등으로 빚어진 살인미수 사건'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한 뒤 지난 19일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2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경찰의 조치에도 이를 비판하는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피해 가족이 '(논란을 빚은) 경찰관들의 강력처벌'을 호소하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이 하루 만에(21일) 답변 요건인 20만명의 동의를 받는가 하면, 부실대응의 논란에 선 경찰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여경 무용론'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현직 경찰들은 남·여 경찰을 구분 짓거나 '여경'의 문제로 삼기보다 경찰 내부의 전반적인 체력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직 경찰 체력점검...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김창룡 경찰청장
 김창룡 경찰청장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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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근무하는 경위 A씨는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한때 엄격했던 경찰 채용 체력검사 기준이 대폭 완화된 적이 있다"라며 "경찰에게 체력은 현장대응을 하기 위한 필수 사항인 만큼 기준이 오락가락해서는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실제 2012년부터 체력시험 5종목 중 ▲100m달리기(남경 15.4초→17초·여경 20.1초→21.6초)▲팔굽혀펴기(남경 22회→12회·여경 18회→10회) ▲1200m 달리기(1000m 달리기로 변경) 등 과락 기준이 일부 완화됐다. 현재 신입경찰관 체력시험은 남녀 경찰 모두 5개 종목(윗몸일으키기·팔굽혀펴기·100m달리기·1000m달리기·좌우 악력)의 기록을 1~10점으로 환산해 합격 여부를 판단한다. 한 종목이라도 1점을 받으면 불합격이다. 

A씨는 "현재 논란이 되는 경찰 부실대응이 현장을 제압하지 못해 발생한 일인 만큼 신입경찰관들의 체력점검은 전반적으로 강화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경찰 임용 후 체력단련이나 점검이 부실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20여년차 형사 B씨는 "단지 여경이라는 이유로 체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 미국만 봐도 체력 조건이 좋은 여경들이 현장을 잘 제압한다"라면서 "문제는 경찰임용 후 기초체력 관리가 부실하다는 점이다. 범인 검거가 주업무인 경찰은 체력관리가 필수인데 현장에서 팔굽혀펴기 30개도 못하는 경찰을 많이 봤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한 달에 1~2차례 2시간여 무도훈련을 하는데 시간떼우기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라면서 "그런데 이마저도 코로나를 이유로 중단되어 경찰 개개인이 알아서 체력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부적격자 골라내는 절차도 필요"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은 이웃 일가족 3명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은 이웃 일가족 3명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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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역시 경찰 임용 후 체력관리 프로그램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현재 신임 공개채용 순경 등을 8개월여 교육하는 중앙경찰학교에서 일정 수준의 체력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임용이 어려운 이른바 '탈락 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찰서 단위로 체력점검을 엄격하게 하되 경찰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이를 객관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경찰관으로서의 직무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훈련 후 다시 체력시험을 보는 등 체력에 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라면서 "부적격자를 골라내는 절차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갈수록 흉폭하고 과격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경찰에 있어 체력은 소홀히 하면 안되는 부분"이라며 "임용시 체력시험이 엄격한 건 당연하고 임용 후에도 정기적으로 현재 체력을 점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형사 B씨는 "현직 경찰들의 체력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때는 일부 기준에서 미달이 되어도 봐주는 경우도 많다"라면서 "현직 경찰들의 체력검증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6년부터 신입경찰관 채용시험에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 동일한 기준의 체력검사를 도입한다. 기존엔 ▲팔굽혀펴기 ▲윗몸 일으키기 ▲악력시험 ▲100m 달리기 ▲1000m 달리기 등 다섯 가지 종목을 남녀 각각의 기준으로 평가(종목식 시험)했으나, 변경된 시험에선 ▲장애물 코스 달리기 ▲장대 허들넘기 ▲밀기·당기기 ▲구조하기 ▲방아쇠 당기기 등 5개의 '순환식 시험'으로 대체한다. 남녀 구분 없이 4.2㎏ 무게의 조끼를 착용하고 이 5개 코스를 수행하고, 기준 시간 내에 통과하면 합격할 수 있다.

2023년부터 일부 채용분야에 우선 적용할 예정인 체력검사 기준을 두고 이윤호 교수는 "남녀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훈련받고 채용되는 기준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범인을 제압할 수 있는 체력이 되는지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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