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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거행된 평화민주당 현판식
 11월 13일 거행된 평화민주당 현판식
ⓒ 김삼웅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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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당과정에서부터 수구언론의 부당한 공격과 왜곡보도를 받아온 평민당은 1987년 11월 20일 <평화민주당보>라는 제호의 기관지를 창간했다.

발행 겸 편집인 김대중ㆍ주간 이협, 편집국장 김삼웅 체제로 발간한 창간호는 신문지판 8면이었다. 인쇄소 계약을 하지 못하여 등록절차를 밟지 못한 상태에서 발행되었다. 군사정부는 언론출판을 통제하기 위해 반드시 인쇄소 계약을 등록조건으로 삼았다.

창간호 1면은 "김대중! 대통령… 대통령! 김대중… " 이란 제목의 전면을 가득채운 군중집회 연설 사진을 싣고, 2면에 창당선언문과 독립운동가 이강훈과 이우정 여성단체연합회장의 창당대회 축사, 3면은 김총재의 대통령후보 수락연설문, "범국민적 대통령후보로 김대중씨를 추천한다"는 민통련의 결의문 등을 실었다.

2면에 실은 김총재 명의의 창간사는 "지난 26년간의 군부통치 특히 지난 7년간의 전두환 독재가 만들어낸 암흑시대 아래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가 '언론자유'의 말살이다. 언로가 막히면 나라가 망한다는 말이 있듯이 자유언론이 없는 민주사회란 상상할 수 없다." 라는 '언론부재'의 상황을 적시했다.

"<평화민주당보>는 참된 언론의 자세를 견지하려 한다. 우리는 이 신문을 당원에게 정보제공과 교육용으로 쓸 뿐만 아니라 국민 여러분께도 정확한 소식과 우리의 주장을 알리는데 사용함으로써 이 <평화민주당보>를 통하여 국민과 당이 뜨겁게 연결되어지는 대화의 가교를 이룩하려 한다."고 당보의 역할을 제시했다. 

창간사는 이어 "평화민주당은 평민을 위한, 평민에 의한, 평민의 당이다. 특히 '평민에 의한' 민주주의가 우리의 목표이다. 우리는 특권을 거부하고 배척한다. 따라서 <평화민주당보>도 몇몇 당관계자나 신문제작자들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모든 당원, 나아가서 모든 국민이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신문이고자 하며 구체적으로 국민 여러분의 소리를 반영하고 억울함을 푸는 넓은 발언대를 마련하려 한다."고 선언했다.
 
"제주도민은 4.3의 비극을 겪었다. 내가 집권하면 억울하게 공산당으로 몰린 사건에 대해 진상을 밝히고 억울한 사람들의 원한을 풀어주겠다." 1987년 11월 30일, 제13대 평화민주당 대통령 후보 김대중. <사진 = 전시 도록에서>
 "제주도민은 4.3의 비극을 겪었다. 내가 집권하면 억울하게 공산당으로 몰린 사건에 대해 진상을 밝히고 억울한 사람들의 원한을 풀어주겠다." 1987년 11월 30일, 제13대 평화민주당 대통령 후보 김대중. <사진 = 전시 도록에서>
ⓒ 강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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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기간 <평화민주당보>는 " '김대중대통령'  대세장악 - 누가 대통령감인가" (제2호), "이제 끝났다 ! 김대중이 이겼다", (제4호), "김대중 승리로 12월 16일 군사독재 끝장났다" (제5호) 등이 보여주듯이 대선을 겨냥하는 후보의 홍보에 역점을 두었다.

특히 제2호에는 김후보의 △미군작전지휘권 환수△농어촌 부채탕감 △노동정책 5대지침 △남북한 유엔동시가입 추진 △지역 계층간 편차해소 △노인 복지정책 적극 추진 △여성지위향상 적극추진 △증권시장의 활성화 등 정책을 상세히 제시했다.

각계 인사들의 김후보 지지 선언이 잇따르자 당보는 매호마다 이들의 지지 성명과 명단을 실어 선거홍보에 활용했다.

투표 직전인 12월 15일에는 긴급 호외를 발행했다.

1면은 "전대통령은 오늘 중 민정 탈당하고 공명선거 책임져라!"는 내용이었다. 2면에는 김영삼 통일민주당이 전날 <통일민주당보> 호외 형식으로 김대중 후보가 사퇴했다는 내용의 전단을 전국 각지에 살포하고, 같은 시각에 안기부에서 비슷한 전단을 전국에 살포했다. <평화민주당보>는 즉각 이에 대한 반박의 호외를 제작했지만 전국에 배포하기에는 시간이 없어 대부분 사장되고 말았다.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평화민주당 연구]는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태그:#평화민주당, #평화민주당연구, #평민신문, #평화민주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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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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