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가 전북 현대를 상대로 또 한번 발목을 잡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올시즌 전북을 상대로 4경기 무패기록을 세웠다.

수원FC가 21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1 36라운드 전북과의 경기에서 종료직전 터진 정재용의 결승골에 힘입어 3-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수원FC는 13승 9무 14패를 기록해 5위 자리를 유지함과 동시에 리그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전북의 행보에 발목을 잡는 효과를 누렸다.

수원FC,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
 
기뻐하는 수원FC 선수들 21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수원FC와 전북 현대 모터스의 경기. 3대2로 승리한 수원FC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기뻐하는 수원FC 선수들 21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수원FC와 전북 현대 모터스의 경기. 3대2로 승리한 수원FC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경기는 두 팀의 상대전적으로 인해 큰 관심을 모았다. 올시즌 전북은 수원FC를 상대로 치른 지난 3경기에서 2무 1패의 성적을 기록할 정도로 힘을 쓰지 못했는데 2위 울산 현대에 승점 3점 앞서고 있는 전북으로선 이 징크스를 깨야만 우승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었다.

그러나 수원FC와의 천적관계는 이 경기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그 중심에는 친정팀을 상대하는 무릴로와 라스가 있었다. 전반 19분 무릴로와 패스를 주고받은 뒤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한 라스는 전북 김진수에게 밀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것을 이영재가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수원FC가 리드를 가져갔다.

라스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 29분 무릴로의 패스를 헤딩으로 트래핑 한 뒤 상대수비와의 몸싸움을 이겨낸 라스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하면서 수원FC에게 2-0 리드를 안겼다.

이러자 전북 김상식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승기와 송민규를 빼고 김보경과 문선민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줬다. 이는 주효했다. 문선민의 드리블 돌파와 김보경의 찬스메이킹으로 통해 공격을 시도하자 수원FC 수비진에 균열이 생기면서 차츰 기회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다만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6분과 16분에 나온 일류첸코의 슈팅이 수원FC 유현 골키퍼 선방에 막힌 데 이어 14분엔 쿠니모토의 크로스를 받은 문선민의 슈팅 역시 골대를 넘어갔다. 여기에 후반 29분 김보경의 프리킥 슈팅을 유현 골키퍼가 막어냈으나 세컨볼 상황에서 나온 구자룡의 헤더슛마저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유의미한 공격에 비해 결과물을 가져오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후반 30분 이후 결실을 맺었다. 후반 31분 백승호의 롱패스를 수원FC 수비진이 제대로 클리어링 하지 못하자 이를 놓치지 않은 문선민이 적극적으로 쇠도해 볼을 탈취한 뒤 득점에 성공하며 따라붙었다. 이어 3분 뒤에는 김보경이 올려준 볼을 바로우가 헤더로 떨궈주자 이를 받으려던 구스타보가 페널티박스안에서 수비에 걸려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것을 구스타보가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하면서 0-2로 뒤지던 경기를 2-2로 만드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후 경기양상은 막상막하였다. 후반 37분 전북 문선민의 크로스를 구스타보가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역전에 성공하는가 했으나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었고 후반 43분에는 수원FC 라스가 기습적인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노렸으나 골대를 맞고 나오는등 양팀에게 운이 따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런 팽팽한 균형은 후반 43분 깨졌다. 라스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 뒤 이어진 수원FC의 공격 상황에서 김주엽의 패스를 받은 정재용이 논스톱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골로 연결되면서 수원FC가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득점을 합작한 김주엽과 정재용은 김도균 감독이 후반 30분 승리를 지키기 위해 투입했는데 두 선수가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득점을 만들어내며 팀 승리를 이끄는 결과로 이어졌다.

8월의 실수 되풀이하지 않은 수원FC
 
다시 앞서가는 수원FC 21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수원FC와 전북 현대 모터스의 경기. 골을 넣은 수원FC 정재용이 기뻐하고 있다.

▲ 다시 앞서가는 수원FC 21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수원FC와 전북 현대 모터스의 경기. 골을 넣은 수원FC 정재용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경기는 지난 8월 28일 두 팀의 맞대결의 데자뷰 양상으로 흘러갔다. 당시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치뤄진 경기에서 수원FC는 전반 9분 조상준의 선제골에 이어 전반 43분에는 한승규가 득점을 터뜨리며 전반전에는 2-0으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 보였다.

하지만 후반전 전북이 문선민, 쿠니모토, 김승대 등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하자 수비가 흔들린 수원FC는 유현 골키퍼의 퇴장이란 악재까지 겹쳤고 구스타보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다잡은 승리를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3개월 만에 다시만난 두 팀의 맞대결에서 수원FC는 그때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경기양상은 지난 8월과 똑같이 흘러갔으나 경기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수원FC는 후반 43분 교체투입된 김주엽과 정재용이 결승골을 합작해내며 귀중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이날 경기 승리는 수원FC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최근 4연패를 당하는 등 지난 5경기에서 1무 4패의 부진에 빠졌던 수원FC는 전북과의 경기를 이렇게 내줄 경우 리그 막판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이를 잘 극복해내면서 남은 2경기에 있어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승리가 되었다.

이와 함께 올시즌 전북의 천적임을 유감없이 증명했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K리그 1 무대에 올라온 수원FC는 지난 3월 20일 첫 맞대결에서 1대 1 무승부를 시작으로 정규리그 3경기에서 1승 2무의 성적을 기록하며 전북을 상당히 힘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두 팀의 마지막 대결에서도 이어졌는데 이날 경기마저 승리한 수원FC는 올시즌 전북을 상대로 2승 2무의 성적을 기록해 12월 5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북 현대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올시즌 전북에게 패하지 않은 유일한 팀으로 남을 가능성도 생겼다.(제주는 올시즌 전북에 3무승부 기록중)

수원FC가 전북을 상대로 승리한 데 이어 울산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울산이 3대 1 승리를 거둠으로 인해 전북과 울산의 승점은 동률(70점)이 된 가운데 골득실(전북 +26, 울산 +29)과 다득점(전북 58, 울산 54)에 앞선 전북이 아슬아슬하게 1위 자리를 지키게 되었다.

이로인해 또다시 전북의 우승으로 끝날 것만 같았던 리그 우승경쟁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물론 분위기는 아직 전북에게 유리해 보이지만 남은 일정이 다음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대구FC와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북은 올시즌 제주를 상대로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는 점(3무) 역시 부담이다. 이에 반해 울산은 최종전에서 대구를 상대하지만 다음 상대가 최근 하향세가 뚜렷한 수원 삼성이라는 점에서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

전북이 위기를 딛고 또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지, 울산이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며 지난 두 시즌의 한을 풀 수 있을지는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좌지우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팀에게 남은 경기는 사실상 결승전이나 다름없게 됐다.

*전북 현대 향후 일정
37라운드: 11월 28일 오후 2시 대구FC(A)
38라운드: 12월 5일 오후 3시 제주 유나이티드(H)

*울산 현대 향후일정
37라운드: 11월 28일 오후 2시 40분 수원 삼성(A)
38라운드: 12월 5일 오후 3시 대구F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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