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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노동자 3주기 추모주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사)김용균재단 대표이자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인 김미숙님이 하고 싶은 말을 담아 기고했습니다. [편집자말]
마석 모란공원에 있는 '김용균' 묘소
 마석 모란공원에 있는 "김용균" 묘소
ⓒ 김용균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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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도 사고 현장 증인도 물증도 없어서 그곳에서 왜 죽었는지 우리도 궁금하다."
"사고 현장 컨베이어가 공항에 컨베이어 벨트처럼 안전한데 왜 용균이가 죽었는지 모르겠다."


납득할 수 없는 원청 피의자들의 진술 내용이 내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혔다. 아들의 처참한 죽음을 놓고 한없는 분노에 온몸이 떨렸지만, 검사가 앞서서 하는 형사재판이라 내가 법정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쫓겨날까 봐 소리 한번 지르지도 못하고 울분으로 지켜보고 있는 신세가 심히 부당하게 느껴졌다.

원하청 법인과 사업주들을 포함한 14명이 불구속 기소되어 올해 초부터 본 공판이 시작되어 지금까지 8번 진행되었다(23일, 9번째 재판이 진행된다) 증인신문 5번, 지난번에는 원청 피의자 중 4명을 한 번에 신문했다.

용균이 사고가 있고나서 사건 해결을 위해 특조위가 구성됐다. 특조위는 진상조사를 실시해서 "시키는 대로 일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원하청 모두가 안전을 책임질 수 없는 구조적 모순으로 안전을 방치한 결과 사망했다"라고 발표했다.

사고가 난 지 2년이 흐른 지금, 사회의 시선이 약해져서인지 회사 측은 막말을 일삼는다. 재판에 나온 증인들은 모두 "일의 구조상 점검구에 들어가서 일할 수밖에 없다"라고 일관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시키지도 않은 일을 용균이가 멋대로 들어가서 일한 것이 잘못이다"라는 해괴망측한 망언만 해댔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는 회사 측을 보니, 피의자들을 직접 그런 현장에 집어넣어 일을 시켜 보아야 바른말이 나올 것 같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아무리 피의자들이 형벌을 약하게 하기 위한 방어권이 당연한 거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누가 봐도 이치와 타당성이 있어야 납득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사업장 자체가 원청 소유인데 생산비용을 줄이려고 CCTV도 없이 규정에만 있는 2인1조도 어겨가며 -결국 증인도 없도록 혼자 일하도록 시켜 놓고- 사고 현장에 폴리스 라인도 없이 물청소로 증거인멸을 시킨 것은 다름 아닌 회사가 아닌가?

그럼에도 유족 앞에서 자신들은 죄가 없음을 폭력적인 말투로 일관하는 철면피 같은 인간들을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 어떻게 해서든 재판 끝까지 가서라도 꼭 이겨야겠다는 각오가 불이 되어 활활 타올랐다.

중대재해 발생하면 엄하게 처벌받는다는 걸 확인시켜줘야
 
김용균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 재판이 시작되기 전 대전지법 서산지원 앞에서 피켓팅을 진행했다.
 김용균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 재판이 시작되기 전 대전지법 서산지원 앞에서 피켓팅을 진행했다.
ⓒ 김용균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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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한없이 미워하면 상대는 물론 자신까지도 망가지게 됨으로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피의자들이 유가족이 듣는 앞에서 마치 그들이 법 위에 있는 듯 오만불손하고 농락하는 태도로 유족을 욕보인다는 것에 크게 분노스러웠다.

'끝까지 가다 보면 정의는 반드시 이길 테니 어디 한번 해 볼 테면 해봐라. 끝까지 가야겠다'는 마음이 더욱 굳건해졌다. 최대한 진중한 자세로 흥분하지 않고 차분히 대응해야만 지치지 않고 끝끝내 해낼 수 있으리라 마음을 다잡았다. 엄마는 자식을 위해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그들에게 제대로 알려주리라.

아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는 1심 재판은 오늘과 12월 21일, 2번의 재판이 진행되고 나면 선고가 내년 초에 내려질 거라 예정하고 있다. 그리고 곧 용균이 3주기가 다가온다. 용균이 생일인 12월 6일부터 사고가 발생한 10일까지가 추모주간이다. 단체 추모위원회와 추모 행사에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

이번에도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라는 큰 주제를 잡았는데 참 답답하다. 용균이를 보내고 3주기까지 저 주제가 달라지지 않는다. 용균이 투쟁을 하는 중에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한다고 해서 국회로 달려갔고 법이 바뀐다고 해서 참 다행이다 싶었는데 예상과 다른 법이 나왔다. 28년 만에 개정이라고 해서 많이 달라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들처럼 일했던 사람들의 상황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시행령은 더 엉망이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자고 했고 나도 함께 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다는 건 의미 있는데 벌써 개정 얘기가 나올 정도로 빈 구석이 많다.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죽음의 숫자가 달라지지 못하는 현실에 착잡한 심정이다.

용균이 사건은 노동자 시민들의 노력으로 정부와 사회적 합의를 한 만큼 이번 재판 결과도 분명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억울하게 죽지 않게 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바람은 법을 바꿨다. 나는 이번 재판에서 피의자들이 엄중하게 처벌받기를 원한다. 처벌이 분명하게 되어야 더 이상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려고 사람 목숨을 하찮게 생각하지 않을 거 아닌가.

발생하지 않은 산재라고 법에 되어 있는 예방조치도 안 하는 일을 멈추게 할 수 있지 않겠나.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꼭 엄하게 처벌받는다는 걸 확인시켜줘야 한다. 그래서 시민들이, 언론이 관심을 가지고 재판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 법원이 약한 형벌을 내리지 않도록, 재판 결과가 다른 기업과 경영책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일터가 달라질 수 있도록. 그러면 시민들의 안전망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재판이 진행되는 기간 중에 용균이 3주기를 맞게 됐다. 매번 아들을 잊지않고 함께 해준 많은 이들이 있어서 감사했고 이번에도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12월 10일 저녁 7시, 서울 시내에서 추모대회를 한다. 진심을 다해 요청드린다. 우리 모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 제발 용균이 4주기 때는 죽음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어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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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6일 출범한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입니다. 비정규직없는 세상,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하는 세상을 일구기 위하여 고 김용균노동자의 투쟁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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