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도시 어부>의 한 장면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도시 어부>의 한 장면 ⓒ 채널A

 
<도시어부> 패밀리가 부진한 조황 속에서도 특유의 물오른 케미를 발휘하며 방송 분량을 뽑아냈다. 18일 방송된 채널A 낚시 예능프로그램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3>에서는 배우 김새론과 가수 최자가 게스트로 출격한 가운데 경북 울진에서 벌이는 방어, 부시리, 청새치 낚시 대결이 펼쳐졌다.
 
지난 출연에서 대상어종 낚시에 실패하며 슈퍼배지가 깨진 김새론이 이날의 '팔로우미' 자격으로 완장을 차며 설욕을 다짐했다. 제작진은 김새론에게 황금배지의 기준을 정하는 혜택을 줬고, 부시리 8짜-방어 6짜 이상중 빅원, 부시리 1m26, 방어 104cm, 청새치 3m5, 참치 73cm의 기록을 깨면 배지를 하나 더 추가로 획득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역대 최대의 황금배지 축제에 멤버들은 출조 전부터 의욕이 불타올랐다.
 
하지만 출조 당일날 이용수 선장은 최근에 8명이 하루종일 낚시해서 3마리가 나왔다며 들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김새론은 전날 극심한 가위에 눌렸다고 고백하며 팔로우미의 부담감을 드러냈다.
 
낚시에 돌입한 멤버들은 시작한지 얼마되지않아 이태곤이 81cm, 이수근이 83cm짜리 방어를 연이어 잡아올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원조 악마' 이덕화와 '어린 덕화' 김새론은 주변에서 고기를 잡아올리던 말던 자기 낚시만 집중하는 닮은 꼴 반응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경규는 고기 입질을 받고도 낚싯대에 핸들을 연결안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눈뜨고 고기를 놓치며 동료들의 비웃음을 샀다.
 
김준현이 66cm짜리 부시리를 낚아 배지 방어에 성공했다. 초조해진 이경규는 슬슬 짜증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런 이경규를 신기하게 바라보던 김새론은 문득 휴대폰으로 검색을 하다가 자신과 이경규의 MBTI(성격유형검사)가 INTJ로 일치한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역시 INTJ 유형인 김준현은 "나랑 이경규 형이랑 똑같다. 둘 중 하나가 잘못 적은 것 같다"며 현실을 부정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도시어부 멤버들은 파핑으로 만새기 두 마리를 추가하는데 그치며 한동안 조황이 부진에 빠졌다. 장PD는 김새론에게 "입이 좀 나온 것 같다"며 놀렸고, 김새론은 "정안되면 청새치 대신 바다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한 마리도 낚지 못한 최자는 '지깅 챔피언' 대접에서 졸지에 '취미가 낚시인 최자' '그냥 최자' '나이 들어서 그렇다.'는 연이은 디스를 당하며 멘탈이 너덜너덜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수근은 "이래서 낚시도 인생도 오프닝이 제일 재밌는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형님 듀오는 악마 본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덕화는 낚시포인트를 이동해야하는 상황에서도 냅따 캐스팅을 하는가하면, 끊임없는 하소연을 늘어놓으며 선장과 스태프들까지 지치게했다. 이경규는 어느새 최자의 옆에 딱 붙어서 낚싯대를 집어넣으며 웃음을 자아냈다.

모두가 조금씩 지쳐가던 상황. 장PD가 피곤한 멤버들에게 잠시 선실에서 휴식을 권유했지만 김새론은 계속 자리를 지켰다. 그때 거짓말처럼 김새론에게 히트가 찾아왔다.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도 김새론은 이를 악물고 고기와 사투를 벌였다. 만새기를 외치는 주변의 짓궂은 장난에 잠시 당황하기도 했지만 김새론이 낚아올린 것은 73cm짜리 부시리였다. 김새론은 부시리를 들고 "황금뱃지 안뺏겼다. 점심은 잘먹을수 있을 거 같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이경규의 불운은 하루종일 계속됐다. 대상어종도 아닌 우럭을 낚아냈는데 크기도 하필 발음이 오묘한 '28cm'짜리라서 멤버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오후 낚시에서는 지깅을 하다가 낚시대로 자신의 얼굴을 스스로 때리고 고통스러워하는 짠한 몸개그까지 선보였다.
 
오후에도 저조한 조황이 이어지자 이경규는 끝내 분노를 감추지 못했지만, 정작 이미 황금배치를 지켜낸 완장녀 김새론은 아랑곳하지않고 맘편하게 낚시하던 이경규의 바로 앞에서 숙면까지 취하고 있었다. 이경규가 손녀뻘인 김새론에게 "팔로우미가 자빠져 자고 있냐"며 울분을 터뜨리자 멤버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결국 도시어부팀은 별다른 반전없이 대상어종 5마리, 잡어 5마리를 낚는 것으로 다소 아쉽게 첫날 낚시를 마무리했다.
 
제작진은 부족한 낚시 분량을 만회하기 위하여 저녁식사 시간을 '도시캠핑-도시음악회' 콘셉트로 정했다. 멤버들은 방어회, 카레우동 등으로 근사한 저녁 한상을 완성했고 모닥불을 피우며 훈훈한 캠핑 분위기를 만들었다.
 
노래자랑 시간이 이어졌다. 기타를 잡은 이수근은 이덕화가 1980년에 발매한 음반이었던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를 열창하는 뜻밖의 선곡으로 이덕화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준현은 이덕화가 입버릇처럼 흥얼거리던 "비가 오도다"의 원곡인 도미의 '비의 탱고'를 열창하는 순발력으로 웃음바다를 만들어냈다.
 
이태곤은 임재범의 '비상'을 열창하며 특유의 남성적이면서 호소력있는 목소리로 환호를 자아냈다. 이덕화는 애창곡인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이경규는 자신에 제작한 영화 복면달호의 주제가인 차태현의 '이차선다리'를 자체 분장쇼까지 더하여 코믹하게 열창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최대어 부시리를 낚은 이수근이 이날의 1위로 선정됐다. 대상어종을 낚는데 실패한 이덕화, 이경규, 최자는 배지를 반납했다. 이경규와 이수근은 각각 8개로 두 사람이 함께 <도시어부>에 출연하기 시작한 이후 1년 7개월만에 황금배지 숫자가 같아졌다. 멤버들은 다음날 방어-부시리-오징어 낚시를 걸고 2차전을 예고했다.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도시 어부>의 한 장면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도시 어부>의 한 장면 ⓒ 채널A

 
최근 예능에서는 가족 코드가 유행하고 있다. <놀면 뭐하니> <노는 언니> <안나 혼자 산다> 등에서는 프로그램의 색깔과 잘맞고, 고정과 반고정의 경계에 있는 게스트들을 적극 활용하여 다양한 조합과 주제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시도가 돋보인다. 방영 4년을 훌쩍 넘긴 <도시어부>도 방송을 거쳐간 수많은 게스트들중 활약상이 돋보였거나 고정멤버들과 좋은 케미를 형성했던 출연자들을 중심으로 고유의 패밀리십을 구축하고 있다.
 
<도시어부> 시즌 1부터 함께했던 낚시 명인 박진철 프로를 비롯하여 김새론, 최자, 허재, 박광재 등은 모두 프로그램에 수 차례 출연하여 인상적인 레전드 에피소드를 만들어냈던 사실상 '도시어부 유니버스'의 일원들이다.최근 몇주간 <도시어부>는 게스트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방송 분량을 뽑아낼수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

허재는 '원조 악마'인 이덕화-이경규가 선량하게 보일 정도의 호통과 진상 이미지를 마음껏 발휘하며 '신종 빌런'이라는 캐릭터를 확립했다. 낚시에는 관심이 없고 멀미에 지쳐서 졸면서도 고기를 잡아내는 신들린 어복을 보여준 김병현은 '낚시 좀비'라는 애칭을 얻었다.

박광재는 거구와는 달리 소심하고 감성이 풍부한 반전 매력과 올때마다 가상 고생스러운 낚시만 체험하다가는 짠한 모습으로 '울보 거인'이라는 캐릭터를 얻었다. 또한 의외의 실력으로 '낚시 여제' '퀸새론'로 자리매김한 김새론은 아재들만 가득하던 도시어부에서 20대 젊은 여성도 얼마든지 낚시의 재미를 느낄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여기에 PD와 제작진들, 출조하는 지역마다 만나는 낚싯배 선장님들까지 캐릭터화 되어 프로그램에서 사실상 또다른 멤버로 활약한다. 조황의 압박과 멤버들의 등쌀에 시달리며 손에서 휴대폰을 놓지못하고 초조해하다가 고기가 낚이면 멤버들보다 더 기뻐하는 선장님들의 인간적인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아예 방송에는 출연하지도 않았던 멤버의 가족과 지인들까지 웃음의 코드로 활용한다. 제작진은 이덕화가 <도시어부>를 늘 모니터한다는 아내 김보옥씨에게 방송 중 태도 문제로 "한번만 더 그러면 이혼"이라고 혼났다는 일화를 몇 차례 농담으로 언급한 것을 놓치지 않는다. 이덕화가 또 같은 실수를 저지르자마자 BGM으로 블랙핑크 제니의 '솔로'가 깔리는가 하면 '돌싱글즈 섭외주세요'라는 자막이 달리며 웃음을 자아낸다.

이경규는 낚시중 결혼을 앞둔 딸의 이야기가 나오자 뜬금없이 "우리 사돈도 이 방송을 보고 있을텐데"라고 낚시가 안되서 진상을 부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현타에 빠져서 멤버들을 폭소하게 만든다. 제작진은 한술 더떠서 아예 '부부특집편'을 제안하며 이덕화와 이경규를 진심으로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제 <도시어부>는 낚시 조황이 부진한 에피소드에서도 저녁식사시간을 활용하여 토크와 음악을 곁들여 자연스럽게 분량을 이끌어낼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 매번 비슷한 상황과 그림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낚시라는 소재에서,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이 주고받는 유쾌한 티키타카는 조황의 빈틈을 메워주는 가장 큰 볼거리가 된다. 예능에서 올바른 패밀리십 활용의 교과서라고 할만하다.
도시어부 김새론 이덕화 패밀리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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