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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캐나다 서부. 사진은 kbs뉴스 갈무리.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캐나다 서부. 사진은 kbs뉴스 갈무리.
ⓒ kbs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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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캐나다 비씨주(브리티시콜롬비아)에 산다. 요즘 우리 동네에서는 이웃들에게 안부 전화를 거느라 바쁘다. 상상을 초월하는 대 홍수 사태가 일어나서, 주 전체가 심각한 물난리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비씨주는 대한민국 면적의 9배가 넘는 큰 땅이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14일, 15일 양일간 폭우가 내리면서 많은 지역이 범람하였다. 원래 가을 접어들면서부터 매일 비가 오는 지역이지만, 늘 보슬비 정도의 수준으로 촉촉하게 내리던 양상과 달리, 하루 만에 한 달치의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패닉에 빠졌다.

우리가 종종 달걀을 사거나 꽃을 사러 가던 아보츠포드의 피해 소식도 들렸고, 그보다 좀 더 들어간 칠리왁은 완전히 고립되어 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내륙 쪽 호프로 연결되는 길은 산사태가 발생하여 막혔고, 밴쿠버로 나오는 길인 아보츠포드 쪽은 도로가 완전히 침몰되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밴쿠버 시내로 일을 보러 나왔던 사람들은 현재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친구의 집이나 호텔에 묵고 있고, 또한 칠리왁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직장으로 출근을 못 하는 상황이다. 지인의 사위도 출근을 못 해 당장 수입이 없어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관련 영상).

고립되면서 물류도 공급이 될 수 없자, 사재기가 발생하여, 순식간에 마트의 물건이 동이 난 상태이고, 물에 잠기지 않은 지역도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일로 긴급 대피 명령을 받은 5918 가구와 긴급 대피 경보를 받은 3632가구에서 대략 1만7775명이 대피 중이며, 현재 1명의 사망자와 2명의 실종자가 보고된 상태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지역은 농장이 많아서 수많은 가축들이 떠내려갔다. 따라서 이것이 캐나다 서부의 축산물 공급에 앞으로 미칠 파급력도 상당히 크다고 보인다. 

결국 17일, 비씨 주정부는 공식 비상사태를 선언하면서, 우선 철도와 도로를 정상화하고, 물류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비상사태는 14일 동안 유효하며 필요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지난여름 동안 50일간 전혀 비가 내리지 않고 40도의 폭염이 계속되는 기상 이변을 겪었던 이 지역에 내려진 이번 폭우로 비씨 주민들은 또다시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다. 

사재기를 서두르는 사람들로 인해 마트의 매대가 텅 비기도 하고, 문을 닫은 상점과 실랑이를 하느라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되기도 했지만,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집 문을 열어주거나, 고립된 이들을 구해줬다는 따스한 이야기도 함께 들려오는 것을 보면, 역시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이곳 캐나다 비씨 주가 어서 이 수마가 할퀸 자리를 극복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터전이 얼른 복구되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덧붙이는 글 |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https://brunch.co.kr/@lachou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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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거주하며, 많이 사랑하고, 때론 많이 무모한 황혼 청춘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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