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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문인의 거리
 군산 문인의 거리
ⓒ 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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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비는 날, 마음의 여유를 찾아 동네 한 바퀴를 걷다 보면 '군산 문인의 거리'가 있다. 내가 사는 동네는 나운동이지만 집에서 걸어 3분 정도 큰길을 건너면 수송동과 경계 지점에 군산 문인의 거리가 보인다. 차를 타고 휙 지나갈 때는 모르는 곳이다. 그러나 마음을 한가롭게 하면서 천천히 걸을 때면 보인다.  

나는 한가로운 날이면 그곳에 가서 시들을 읽고 메마른 감성에 충전을 한다. 그곳에 전시되어 있는 시인들은 거의가 나이가 많은 세대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분들의 시어에는 삶이 녹아있어, 내 마음을 울컥하게 하는 감동이 느껴진다. 같은 세대는 아니지만 나이 든 분들만이 느끼는 깊은 울림이 있다. 

그곳은 항상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작은 산비탈 벽 쪽으로 설치해 놓은 조형물은 관심을 두어야만 보이는 곳이다. 군산을 대표하는 시인들과 시들을 조형물로 전시해 놓았다. 아름다운 문장의 시들이 많다. 날마다 바쁜 일상에 마음의 여유를 잊고 살지만 때때로 우리의 정신적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글과 시어들은 감성의 늪으로 우리 마음을 포근하게 해 준다.

그곳에는 맨 먼저 탁류 소설을 쓴 채만식이 있으며 이병훈, 고헌, 문효치, 김기경, 이원철, 채규판, 이양근, 심호택 문인들의 얼굴 모습과 프로필, 그리고 대표작들인 시가 기념물인 조형물로 설치되어 있다. 어떻게 글자 하나하나를 조형물로 만들었을까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길을 걷다 멈추고 천천히 한 분 한 분 이력을 살펴보면서 시를 읽고 음미해 본다. 그분들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을 알고, 군산이란 고향을 주제로 시를 써서 그런지 더 공감할 수 있어 좋다. 나는 살면서 마음이 외로워질 때면 좋아하는 시를 읽으며 마음을 다독인다. 아름다운 시어들은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에 따뜻한 위로가 된다.

"시란 정직성과 통찰력, 정신의 완전성을 형상화한다"라고 말한다. 글을 쓸 때는 때때로 혼자만의 고독을 감내하며 생각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군산은 신라시대 최고의 문장가 최치원의 고향이다. 옥구 향교에 최치원의 흔적인 '자천대'가 있고 조선 후기 여러 문헌에서 옥구 사람임이 알려졌다. 어찌 보면 군산의 문학 씨앗은 신라시대 최치원에서 이어져 왔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군산 문학도, 시의 꽃을 피운 것도 일제 강점기에서부터 해방기라고 한다.

현대 문학의 꽃을 피운 문인들을 군산의 문인의 거리에서 만날 수 있다. 걷지 않고 차만 타고 다닐 때는 몰랐던 곳, 문인의 거리가 내가 사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문학에 관심이 없으면 그냥 지나치고 마는 거리이다.  

가을이 되면 누구나가 시인 같은 마음이 된다. 길거리에 쌓인 낙엽과 나무마다 오색 찬란한 색깔의 옷을 입고서 한 잎 한 잎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있으면 가슴을 파고드는 쓸쓸함은 시심이 되어 마음이 울렁거린다. 내가 사는 가까이 문인의 거리를 걸으며 이 가을 아름다운 시심에 젖어 본다. 

나이 많은 시인들의 시어들, 한 문장 한 문장이 내 마음을 촉촉이 적셔 준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다. 걸으면서 햇살 한 줌, 바람 한 줌, 구름 한 줌 친구 하며 보내는 가을은 더 없는 낭만을 기져다 주고 삶의 외로움을 견디는 날이다. 산다는 것은 날마다 찬란한 나날이라고 말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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