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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18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입시경쟁 반대 선언’을 했다.
 청소년들이 18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입시경쟁 반대 선언’을 했다.
ⓒ 송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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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은 입시 대박이 아니라 입시 폐지를 원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청소년들이 입시경쟁 반대 선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선언에는 서울, 부산 등 전국 청소년 324명이 참여했다. 또 고양시 고등학교 학생회 연합회 이든, 교육공동체 나다, 대학입시 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부천 청소년 인권공동체 세움, 청소년기후행동,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 단체들이 함께 했다.

청소년들은 선언문을 통해 "수능 시험이 있는 오늘, 모두가 '수능 대박'을 기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가 입시경쟁에서 승리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늘날 교육은 누군가 승리하면 누군가는 패배할 수밖에 없는 경쟁 교육이며, 현재의 삶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억압적인 교육이다"라며 "청소년들은 이제는 참지 않고 당당히 새로운 체제를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소년들은 "한국의 대학과 국제중, 자사고 등 일부 특권학교는 학생들을 일률적인 기준으로 줄 세워 선발하고 있다"며 "선발하기 위한 교육, 시험 성적과 자격에 따라 차별적인 기회를 주는 교육이 아니라,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입시경쟁은 성공의 기회를 제공하는 계층 사다리'라는 말은 잘못된 교육이 지속되게 만들어 온 환상이다"라며 "상위 계층의 학생은 막대한 부를 들여 사교육과 입시 컨설팅을 받지만, 그렇지 못한 평범한 학생은 아무리 노력해도 그들을 따라잡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입시경쟁은 청소년을 고통으로 몰아넣는다"고 한 청소년들은 "입시 스트레스로 인해 두통이나 복통,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청소년도 많다"며 "우리의 건강과 행복이 파괴되고 있지만, 이 사회는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의 삶은 청소년기에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우리를 끊임없이 경쟁의 전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날 청소년들은 "학생을 선발할 권한을 학교에서 박탈하라. 우리에게는 원하는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고교·대학의 서열을 폐지하고 평준화하라. 우리에게는 경쟁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의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외쳤다.

또 "대학 등록금을 전면 무상화하라. 우리에게는 장벽 없이 공공을 위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학교에 만연한 성적 차별을 금지하라. 우리에게는 서로 다른 속도를 존중받으며 각자의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몇 명의 수험생이 목숨을 잃을까 걱정해야 하는 나라"
  
청소년들이 18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입시경쟁 반대 선언’을 했다.
 청소년들이 18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입시경쟁 반대 선언’을 했다.
ⓒ 송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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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 청소년들은 발언을 통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치이즈 아수나로 활동가는 "많은 청소년이 입시 경쟁은 필요악이라고 생각하거나, 바뀔 수 없다고 체념하며 살아가고 있다"며 "하지만 교육 체제가 뿌리에서부터 전환되어야 하며 교육이 원래 주인인 학생의 것으로 탈환되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우리의 주장에 동의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교육이 개인의 출세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권리를 보장받고 공공에 기여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 되는 날까지 우리는 나아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헌규 이든 활동가는 "우리는 성적 줄 세우기에 익숙해져 있다. 말로는 수준별 학습을 통한 개인의 학업성취도 향상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공부 잘하는 학생은 더 공부 잘하게끔 공부 못하는 학생은 방치하는 꼴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은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의 것인가. 혹시 과목 성적에 따라 반을 나누어 수업을 받았던 경험 없으셨나? 그 수업이 정말 여러분에게 효과가 있었나? 사람들은 말한다"며 "괜히 공부 못하는 학생과 같이 수업을 받으면 공부 잘하는 학생들에게 피해가 된다고 말이다"고 했다.

이헌규 활동가는 "승자와 패자가 정해져 있는 이 입시경쟁을 유지해야 할 이유는 없다. 소득 수준에 따라 학업 성취도에 차이가 생기고 이는 곧 또다시 소득 수준으로 이어지는 부의 대물림,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사회적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레빗 아수나로 활동가는 "또 몇 명의 수험생이 목숨을 잃을까. 우리는 정말 이상한 걱정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전쟁에 순응해야 하는 여러분이 무사하기를, 미래에 순응할 내 친구들을 애도하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언젠가 이맘때가 되면 길거리에 '수험생 여러분을 응원하는' 펼침막 대신, '살아가는 모든 여러분을 응원하는" 펼침막이 걸렸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백주희 출신학교차별금지법 청년액션 공동대표는 지지 발언을 통해 "우리를 경쟁으로 내모는 공정이라는 능력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차별적인 대우를 받기 위한 잔인한 입시경쟁이 진정한 공정이냐. 우리에겐 허울뿐인 공정이 아닌 평등과 차별금지가 필요하다"고 교육 현실에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요구한다. 학력, 학벌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평등한 세상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 누구도 우리의 권리를 유예시킬 수 없다. 입시경쟁 체제, 지금 당장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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