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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를 만들어 바람이 잘 통하고 양지바른  처마 밑에 메주를 매달아 놓은 모습
 메주를 만들어 바람이 잘 통하고 양지바른 처마 밑에 메주를 매달아 놓은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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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지방은 늦가을 단풍이 절정에 달할 무렵이면, 집집마다 메주 쑤기에 바쁘다. 직접 기른 콩을 가마솥에 삶아 메주를 만든다. 지금도 시골에서는 옛 방식 그대로 메주를 직접 만들어 장을 담근다.
   
벌써 메주를 만들어 처마 밑에 매달아 놓은 집도 보인다. 이런 시골의 모습이 풍요롭고 정겹기까지 하다. 겨울나기를 위한 메주 만들기도, 이제는 김장 못지않게 중요한 집안 행사 중 하나이다.

지난 17일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되면서, 올해는 모처럼 처갓집에 모여 합동으로 메주 만들기에 나섰다. 메주 만들기는 조금 쉬운 듯 보이지만, 콩을 삶을 때 불 조정 등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메주를 만들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장모님에게 바로 여쭈어본다. 장성한 딸들이 있지만, 살림의 지혜가 가득한 백과사전 같은 장모님과는 비교가 안 된다.
  
메주 만드는데 사용할 직접 키운 콩
 메주 만드는데 사용할 직접 키운 콩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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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하고 맛있는 메주 만들기는 이렇게
 

오랜만에 모든 가족들이 모여 서로 웃고,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니 화기애애한 모습이다. 메주 만들기 하루 전날 여럿이 둘러앉아 제일 먼저 콩을 선별해야 한다. 직접 기른 콩이지만, 썩은 콩과 벌레 먹은 콩은 반드시 골라내어야 한다. 썩은 콩이 들어가면 장맛도 없거니와 발효도 잘되지 않고, 아플라톡신 같은 유해균도 들어가 신맛이 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콩을 여러 번 깨끗이 씻어 하룻밤 불려 놓는다. 콩보다 많은 물을 부어 콩이 골고루 잘 불리도록 한다. 12시간 정도면 적당하다. 물은 대부분 수돗물을 사용하지만, 아직도 시골에서는 산사 부근에 있는 약수를 많이 사용한다. 물론 수질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물이라야 한다. 물맛이 장맛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시골 마당 한편에 있는 백철솥에 콩을 삶는 모습
 시골 마당 한편에 있는 백철솥에 콩을 삶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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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을 삶은 후 콩물을 빼는 모습
 콩을 삶은 후 콩물을 빼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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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불린 콩을 가마솥에 넣고 삶는다. 요즘은 관리와 보관이 힘든 가마솥 대신에 백철솥에 많이 삶는다. 오전 내내 불 조정을 해가며 뜸을 들여 삶는다. 삶는 정도는 콩이 적갈색을 띠는 정도면 좋다. 손으로 만져 부서질 정도로 연하고, 끈적거림이 생길 정도로 삶는다. 이는 콩의 단백질을 변성시켜 황국균의 작용을 받기 쉽게 하기 위함이다.
 
콩을 삶은 후  절구통 대신에 발로 밟는 모습
 콩을 삶은 후 절구통 대신에 발로 밟는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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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콩은 예전에는 절구통에 넣어 찧었는데, 요즘은 발로 밟는 신발이 나와 훨씬 편리하게 으깰 수 있다. 큰 고무 통에 삶은 콩을 넣어 발로 밟는 것은 남자들 몫이다. 곱게 발로 으깬 콩 맛을 보면 구수한 맛이 입안에서 감돌 정도로 맛이 있다.
 
메주에 묶을 볏짚을 손질하는 모습
 메주에 묶을 볏짚을 손질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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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 틀을 이용해 메주 모양 만드는 모습
 사각 틀을 이용해 메주 모양 만드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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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 모양을 만들어 볏짚 위에 놓아둔 모습
 메주 모양을 만들어 볏짚 위에 놓아둔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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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깬 콩 덩어리를 적당한 크기의 사각 틀에 넣어 메주를 만든다. 만든 메주는 볏짚 위에다 얻어 하루 정도 굳힌다. 볏짚을 사용하는 목적은 볏짚에 있는 유익한 균이 메주 만드는 데 결정적인 발효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굳힌 메주를 볏짚을 이용하여 묶어 처마 밑에 매달아 놓으면 메주 만들기는 끝이다.

장맛을 보면 그 집 음식 맛을 알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메주 만들기는 중요하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우리 전통 장 만들기 전단계인 메주 만들기 체험도 한다. 빡빡한 도심생활 속에서도 하루 정도 휴가를 얻어, 가족들끼리 우애도 나눌 겸 메주 만들기에 도전해 보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좋은 추억과 교육의 장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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