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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대 시인의 첫 시집 <나에게 묻는다> 표지.
 김성대 시인의 첫 시집 <나에게 묻는다> 표지.
ⓒ 수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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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묻는다

감태나무 휘감아 오른 여우콩이
여우 눈을 하고서 쳐다보고 있다

새와 나무와 풀과 꽃들 다 없어도
지금처럼 살 수 있겠나 묻고 있다


김성대 시인이 펴낸 시집 <나에게 묻는다>(수우당 간)에 실린 시다. 기후위기가 심하면 새와 나무, 풀과 꽃이 없어질 수 있고, 그러면 인간조차 살 수 있겠느냐는 '경고'를 하고 있다.

<경남작가>로 활동을 시작한 김 시인이 이번에 첫 시집을 냈다. 그는 2020년 "제1회 부마민주항쟁 문학상"을 수상하고, 경남작가회의 회원과 '객토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에는 서정성이 짙으면서도 '노동'을 비롯해 우리 사회에 메시지를 강하게 던져주고 있는 시가 많다. 작품은 모두 4부로 나누어져 있다.

"전시실 안, / 문신 대표 작품인 '개미'에 우주가 보였다 / 전시실 밖, / 노점상들 길거리 바닥에서 푸르게 살고 있다"(시 "개미자리" 전문).

"머루도 아닌 것이 머루보다 더 머루인 / 노동자도 아닌 것이 노동자보다 더 노동자인 / 비정규직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시 "개머루" 전문).

고 문신 조작가의 작품처럼 노점상들의 푸른 삶 또한 '우주'라는 말이고,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담은 시다.

김성대 시인의 시에는 옛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투쟁이라든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감정·경비 노동자의 아픔과 땀 냄새가 배여 있다.

김성대 시인의 시에 대해 이응인 시인은 "생명과 풀꽃과 이웃의 끈을 놓지 못하는 여리고 맑은 영혼이 그의 무기이다"고, 표성배 시인은 "시집에는 '함께'라는 말이 응축되어 있다"고 했다.

오인태 시인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가 있었다"는 제목의 해설에서 "아무도 지키지 못한 그들의 곁을 지금까지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켜갈, 변함없는 투지와 결기로 그들의 팍팍한 삶을 대변하며 때로는 부조리한 현실을 증언하고 고발할, 요즘 보기 드문 노동자 시인 한 사람을 추가하는 일은 단지 개성있는 한 시인의 탄생 그 이상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김 시인은 "요즘 긴 동굴 속에 갇혀 있다가 한 줌 밝은 빛을 만나는 느낌이지만 아직도 지혜를 모아 어려운 고비를 슬기롭게 이겨내야 할 것 같다"며 "그동안 모아 둔 글을 손질하여 모자라지만 첫 시집을 냈다"고 했다.

김성대 시인은 19일 오후 6시 30분 경남교육연수원 홍익관에서 '출판회'를 연다.

세입자

낡은 의자 위에 날아든 흙먼지에 뿌리내리고 꽃 피운 방동사니가 밤새 비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장마 구름 사이 한움큼 아침 햇살에 꿋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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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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