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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면적(844km²)은 서울시의 1.4배에 달할 만큼 동서로 넓게 펼쳐져 있어서 자가용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 화성시 인구와 비슷한 규모의 다른 지자체에 비해 버스 분담률이 15%로 낮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화성시가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동권을 보장하고 버스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무상교통 정책을 도입한 지 1주년을 맞았다. 화성시 무상교통 정책의 성과와 전망을 살펴봤다.[편집자말]
서철모 화성시장
 서철모 화성시장
ⓒ 화성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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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시가 정책을 수립할 때 똑같은 돈을 가지고 수영장을 더 짓는 게 합리적일까?"

서철모 화성시장이 지난해 11월 수도권 처음으로 도입한 무상교통 정책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서 시장은 문화·체육, 여가 시설 등을 아무리 많이 마련해도 시민의 이동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시민이 발생할 수 있고, 그 시민들은 주로 경제적 약자라는 점에 주목했다.

서 시장은 지난 10일 '무상교통 도입 1주년'을 맞아 진행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버스를 타지 않는다. 무상교통 정책은 부의 재분배 효과가 있다"며 무상교통 정책이 소득 양극화 완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인구 밀집 지역과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일수록 대중교통 여건이 좋지 않고, 저소득층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무상교통 정책이 교통비 부담이 큰 저소득층에 경제적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초 대도시 무상교통 성공 사례 될 것"

서철모 시장은 "인구 100만 명을 앞둔 대도시에서 무상교통을 시행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화성시의 무상교통 정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세계 최초로 대도시 무상교통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사업 성과는 어땠을까? 서 시장은 "아동·청소년 이용자 중 86.7%가 무상교통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화성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변화도 84.6%로 조사됐다"면서 "아주대학교 연구 자료에 따르면, 화성시 무상교통 시행으로 연간 약 86억 원의 편익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서 시장은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시정을 다시 맡게 되면 추진하고 싶은 정책으로 "아이들이 살기 좋은 도시"를 꼽았다. 그는 "아이들이 행복해야 화성시의 정주 여건이 좋아진다"면서 "아이들한테 무상교통비를 지원하는 것도 아이들이 화성시 내에서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야 정주 여건이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화성시는 지난해 11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무상교통 정책을 도입한 이후 지난 7월부터 65세 이상 어르신에 이어 10월부터는 만 23세 이하 청년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화성시 무상교통 정책은 관내에서 시내 및 마을버스 이용 시 사용한 교통카드 요금을 매달 본인 계좌로 환급해 주는 방식이다. 지난 1년간 누적 인원 14만 8752명에게 18억 8800만 원의 교통비가 지급됐다.

[화성시 무상교통 도입 1년 ①] 버스 탔더니 통장에 돈이 들어와... "비상금 생겼어요!"

다음은 서철모 시장과 인터뷰 일문일답 요지이다.
 
서철모 화성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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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회의로 시민들 의견 직접 들어서 시정에 반영"

- 화성시에서 무상교통 정책을 도입한 지 1년이 되었다. 도입 배경은?

"시에서는 세금을 걷어서 수영장, 도서관, 문화센터 등을 짓는다. 시에서 수영장을 지으면 이용하는 시민 1명당 평균 60만 원에서 80만 원씩 지원하는 셈이 된다. 그런데 수영장을 다닐만한 사람은 주로 경제적 약자가 아니라 강자다. 무상교통 정책을 도입하게 된 배경도 마찬가지다. 무상급식할 때 '삼성 이재용의 자식도 무상으로 먹어야 하냐'는 얘기가 있었다. 그런데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버스를 타지 않는다. 그래서 무상교통 정책은 부의 재분배 효과가 있다.

도서관이나 수영장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집값이 더 비싸다. 돈이 없는 사람일수록 교통 소외 지역에 산다. 버스를 2~3번 타야 하고, 이동 거리 자체가 돈이다. 이 사람들이 더 뒤로 밀려날수록 교통비가 더 나가니까 생활이 자꾸 어려워진다. 과연 시가 정책을 수립할 때 똑같은 돈을 가지고 수영장을 더 짓는 게 합리적일까? 교통비를 지원해주는 게 합리적일까? 이 물음표가 있었던 거다.

우리는 사회 정의를 많이 얘기한다. 식당 종업원은 주 40시간이 아니라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하고, 30일 중 4~5일만 쉰다. 그렇게 200여만 원을 급여로 받는다. 과연 이분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시로부터 어떤 대우를 받고 있을까? 우리는 체육시설도 있고 문화시설도 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이분들은 대부분 이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그게 과연 공정한가? 그렇지 않다. 그런데도 자꾸 강자를 위한 정책으로 가는 건 문제가 있다."

- 국내 다른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무상교통 정책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가?

"인구 100만 명을 앞둔 대도시에서 무상교통을 시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화성시의 무상교통 정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세계 최초로 대도시 무상교통 성공 사례가 될 것이다. 국내에서 무상교통을 시행하고 있는 지자체가 9곳이지만, 지원 대상 규모가 화성시는 약 25만 명으로 가장 많다. 화성시 전체 인구의 29%에 해당하기 때문에 1가구당 1명은 혜택을 보고 있고, 그만큼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무상교통을 시행하는 제주도, 충북 옥천, 충남, 충남 당진 등의 지자체에서는 운수업체에 요금 할인에 따른 손실보상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화성시는 무상교통 이용자가 무상교통 전용 카드에 먼저 충전해서 사용하면 이용금액을 다음 달 본인 계좌로 직접 입금해 준다. 버스회사의 운영 및 재정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버스 이용자가 증가할수록 버스회사의 이익은 늘어나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되기 때문에 버스회사와 이용자에게 모두 이득이 되는 정책이다."

- 목표한 성과를 얻었나?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학생들의 대중교통 이용이 많이 감소했다. 그런데도 화성시의 청소년 대중교통 이용 인원수 증가율은 경기도 내 인구 규모가 비슷한 타 도농복합도시보다 약 50.7% 높게 나타났다. 아동·청소년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993명의 응답자 중 86.7%가 무상교통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화성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변화도 84.6%로 조사됐다.

무상교통 정책 시행 후 월 대중교통 비용이 아동은 6840원, 청소년은 1만 2184원 감소했다. 무상교통 시행 후 교통비를 제외한 쇼핑, 여가 활동 등의 지출이 증가했다는 비율이 33.1%로 나타났다. 이중 관내 소비 증가는 92.4%다. 무상교통으로 인해 교통비는 감소하고, 추가적인 지출이 주로 관내에서 이뤄지는 선순환이 확인된 것이다.

또한 아주대학교 연구 자료에 따르면, 화성시 무상교통 시행으로 연간 약 86억 원의 편익이 발생했다. 서울시 광진구, 경기도 안산시, 오산시, 안성시, 경남 고성군 등 많은 지자체에서 화성시 무상교통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있고, 일부 시군은 올해부터 무상교통을 시행하고 있다."
 
서철모 화성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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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각에서는 대규모 재정 투입으로 예산에 대한 부담이 클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는데.

"화성시의 재정자립도는 기초지자체 전국 2위다. 무상교통 사업비로 올해 206억 원, 내년에 약 290억 원이 필요한데, 화성시 1년 예산(3조 5000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보면 0.7% 미만이기 때문에 예산 부담이 크지 않다. 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율하고 비효율적인 사업을 조정해서 재정을 운영하면 예산 확보는 문제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무상교통 시행으로 버스 이용객이 증가하면 버스업체의 적자 폭이 감소하게 된다. 시에서 버스업체에 지급하는 손실보전금 등 장기적 지원·보조금 가운데 약 30%를 절감할 수 있어서 무상교통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무상교통을 시행하면 버스 이용을 통한 생활반경이 넓어지고, 공공시설물에 대한 접근성이 증가한다. 이를 통해 연 65억 원의 사회적 SOC 건립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모든 지역에 문화·체육, 복지시설을 건립하는 것보다 지역적 특색에 맞게 문화·체육 시설을 건립하고 시민들이 무상교통을 이용해 시설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효율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

- 시장 취임 후 지난 4년 동안 무상교통 외에 시민들을 위한 다른 정책은 어떤 것이 있었나?

"실제 가장 강력하게 추진했던 정책은 지역회의다.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서 시정에 반영하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으로 의견 듣는 것이 어려워진 뒤에는 온라인 정책자문단을 3만 명 이상 모았다. '공원 내 음주·출입금지 여부'부터 화성시 공공버스 색깔, 유스호스텔 이름 등 다양한 시정 관련 의견을 들어 결정했다.

우리 시는 아이를 낳은 산모에게 출산·육아용품 구입비로 10만 원씩 지원해준다. 타 지자체의 경우 출산·육아용품을 직접 사서 주는 일도 있다. 온라인 자문단에게 물어보니, 물건을 사서 주지 말고 산모가 실제 필요한 것을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하더라. 맞는 얘기 아닌가. 필요도 없는 물품을 사서 주지 않고, 본인들이 필요한 출산·육아용품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면 되는 거다.

길거리에 햇빛이나 비를 피할 수 있는 대형 우산을 많이 설치했다. 처음에는 시에서 여기저기 설치한 뒤, 시민들에게 서로 합의해서 위치를 바꾸라고 했다. 그랬더니 60%가 바뀌었다. 길이 넓다고 사람이 많이 다니는 게 아니다. 시민들이 다니는 길은 따로 있다. 그것을 시민들이 잘 알겠나? 공무원이 잘 알겠나? 그런 시민들의 권리를 하나하나 돌려주고 있다. 이게 생각보다 지난하고 힘든 과정이지만, 시장을 선출직으로 뽑는 이유는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 내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다시 시정을 맡게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펴고 싶은가?

"아이들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고 싶다. 화성시 인구 평균 연령이 낮고, 아동 인구가 많다. 그래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행복한 도시로 가는 지름길이다. 지금도 아이들을 위한 많은 정책을 하고 있다. 아이 키우는 분들이 국공립 어린이집을 많이 요구한다. 현재 화성시 내에 약 113개가 있는데, 제가 시장이 돼서 80여 개의 국공립 어린이집을 새로 만들었다. 임기 내에 100개를 채우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국공립 어린이집이 두 번째로 많은 도시가 50개가 채 안 된다.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가 되어야 정주 여건이 좋아진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나중에도 화성에서 살고 싶어지는 거다. 화성시 인구가 약 90만 명이다. 화성시에 일자리가 약 40여만 개 있다. 정주 도시, 자족 도시의 요건을 갖췄다. 일자리도 늘고, 인구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

아이들한테 무상교통비를 지원하는 것도 아이들이 화성시 내에서 자유롭게 다녀야 정주 여건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1km 거리에 있는 수영장을 갈 때 걸어갈 수도 있지만 버스 타고 편하게 다니고, 2km 거리에 있는 도서관도 왔다 갔다 하고. 그런데 1000원씩 버스비 내려고 하면 아무래도 덜 가게 된다. 버스로 4~5개 정거장 거리에 있는 호수공원에도 수시로 왔다 갔다 할 수 있어야 아이들이 추억을 만든다. 부모님들이 아이들한테 버스비를 따로 안 준다. 용돈에서 버스비를 써야 한다. 무상교통으로 버스비가 절약되니까 아이들의 활동 영역이 훨씬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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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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