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라크를 상대로 2달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선보이며 손쉬운 승리를 챙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6일 자정(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4승 2무의 성적을 기록해 2위자리를 유지함과 동시에 레바논을 1-0으로 꺾고 3위에 오른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승점차를 8점차로 벌리며 월드컵 본선진출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전반 15분 이후 주도권 잡은 한국, 손쉽게 승리
 
 16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 한국과 이라크의 경기. 한국 손흥민의 드리블을 이라크 수비가 걷어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 한국과 이라크의 경기. 한국 손흥민의 드리블을 이라크 수비가 걷어내고 있다. ⓒ 연합뉴스

 
달라진 기후와 경기장 탓에 한국은 전반 15분이전까지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전방압박을 계속 펼쳤지만 중원에서 잦은 패스미스가 나오면서 마무리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  

이러한 흐름은 전반 15분을 기점으로 회복되었다. 손흥민의 왼발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전반 22분 황희찬, 28분 조규성이 슈팅을 시도하며 기회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3차례 슈팅모두 골키퍼 정면으로 갔지만 모두 유효슈팅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부여하기 충분했다.  

이런 노력은 전반 32분 선제골이란 결실로 이어졌다. 황희찬의 인터셉트에서부터 시작된 한국의 공격에서 이용의 크로스를 받은 김진수가 볼을 내줬고 이것을 이재성이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한국이 리드를 가져갔다.  

선제골을 내준 이라크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수 후세인을 시작으로 후반전에만 무려 4명의 선수를 교체하는 등 승점획득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자 벤투 감독은 후반 17분 이재성을 빼고 정우영(프라이부르크)를 투입해 응수했다.  

이는 곧바로 결실을 맺었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정우영, 황희찬을 활용해 뒷공간이 허술해진 이라크의 수비진을 공략한 한국은 후반 28분 손흥민의 드리블 돌파에서 시작된 역습찬스에서 정우영의 패스를 받은 조규성이 슈팅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얻어내 페널티킥을 얻었다. 이 기회에서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하지만 한국의 득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었다. 6분 뒤 다시한번 이어진 역습과정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살짝 볼을 내주자 이것을 정우영이 강하게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하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득점으로 정우영은 A매치 2번째 경기만에 데뷔골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의미있는 경기, 10회연속 본선진출에 가까워져  
 
 16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 한국과 이라크의 경기가 끝난 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한국이 이라크에게 3대0 승리를 거두었다.

16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 한국과 이라크의 경기가 끝난 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한국이 이라크에게 3대0 승리를 거두었다. ⓒ 연합뉴스

 
이날 경기는 한국에게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첫 번째로는 지난 9월 열린 이라크와의 경기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당시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해외파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와 이라크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전술에 말려든 한국은 90분 내내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끝에 0대0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향후 일정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측면에서 풀백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살아남과 동시에 빌드업과 패스플레이가 장착된 한국은 경기내내 주도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이라크를 압도했다. 이는 기록에서도 나타나는데 1차전 유효슈팅 2개에 그쳤던 한국은 이번 경기에선 7개의 유효슈팅과 함께 3골을 터뜨린 데 이어 612개(1차전 457)의 패스를 성공해 90%의 패스성공률(1차전 86%)을 기록하는 등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두 번째로는 3골 모두 의미가 있었다. 선제골을 기록한 이재성은 지난 이라크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28분 결정적인 득점기회에서 시도한 슈팅을 허공으로 날리는 바람에 무승부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선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침착하게 살려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통해 득점을 터뜨리면서 A매치 통산 30호골을 기록함과 동시에 지난 11일 UAE전에서 여러차례 득점기회를 놓친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날 경기가 열린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은 지난 2011년 1월 인도와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손흥민이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경기장이기도 하다. 10년 10개월만에 이 경기장에서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세 번째로는 9년만에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다. 한국이 최종예선 원정에서 마지막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 2012년 6월 카타르와의 경기였다(4-1로 승리).  

이날 승리를 통해 한국은 승점 14점을 기록해 월드컵 본선진출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앞서 열린 레바논과 UAE와의 경기가 UAE의 승리로 끝나면서 한국은 3위와의 승점차를 8점차로 벌리는 호재를 안게 됐다.  

따라서 한국은 내년 1월 27일 레바논, 2월 1일 시리아와의 원정 2연전에서 1승을 추가하면 10회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이란 대기록을 달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이라크와의 홈 경기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최종예선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던 벤투호는 이라크와의 리벤지 대결을 통해 월드컵 본선에 한발 더 다가서는 결과물을 가져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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