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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느 정도는 그렇겠지만, 저는 감정에 잘 휘둘리고, 마음이 힘들면 내가 해야하는 일들에 확실히 지장을 받습니다. 어른이 되면 내 기분 정도는 잘 콘트롤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내 감정에 더 많이 치이는 기분이 듭니다.

저는 어릴 때, '서른 둘'이라는 나이를 기다렸습니다. 막연하게 정해놓은 것이긴 하지만 서른 두 살 정도가 되면 어른이 될 줄 알았습니다. 그 나이가 되면 내 감정과 선택에 책임을 지고 흔들리지 않고, 내가 하고 있는 일도, 내 생활도 모두 어른의 세계에 소속이 되어 완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렇지만, 그 나이가 훨씬 더 많이 지나온 지금에도 저는 여전히 잘 흔들리고, 어쩌면 더 자주 아픕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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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좀 감정적인 사람이라서 그런 걸까요, 철이 들지 않은 걸까요. 여전히 나의 선택은 불안하고 앞으로도 내가 헤쳐가야 할 인생의 산들은 한참 남아 있는 기분입니다. 어른이 되었는데도 나는 왜 여전히 불안한 걸까요?
    
그것은 아마 내가 지나온 시간만큼의 결과물은 내 앞에 있는데,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짊어진 채로 아직 살아보지 않은 삶을 향해 또다시 한참을 걸어가야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인생이라는 긴 다리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상태인 것이겠지요.

사실 열일곱, 스무살의 마음에서 그렇게 대단한 성장을 한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아직 마음 속에는 철이 안 나고 겁도 많은 어린 아이가 살고 있는데, 겉으로는 어른의 삶을 살아갑니다. 어릴 적에는 실패해도 괜찮다고, 가능성과 시간은 남아 있다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격려를 받을 수 있었겠지요.

그렇지만 어른의 나이가 된 다음에는 언제까지나 모든 것이 괜찮지만은 않습니다. 선택과 결정을 하고, 그리고 난 뒤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감정의 기복이 생기는 것, 가끔 쓸쓸해지고 밑도 끝도 없이 우울해지고 작은 일에 상처받고 인간관계는 힘들고... 그 모든 것은 우리 안에 아직 살고 있는 여린 어린아이때문입니다. 위로받고 싶어 하지만 어른이라는 가면을 쓰고 다시 하루를 살아내려면, 내 속의 그 아이를 잘 숨겨놓고 어른스럽게 살아내야 하잖아요. 그러기에 어른의 삶은 조금 더 힘이 들고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감정에 따라 흔들리고 나의 미래가 여전히 불안하고 막막한 건,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누가 얼마나 능숙하게 어른인 척 하는지와 아닌지로 나뉘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너무 '어른스럽기만 한 어른'으로 살려고 유난스레 애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완벽하고 근사한 어른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일도 삶에서 중요한 과제겠지요. 하지만 이 세상 그 누구도 완전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의 불완전함과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른으로 살더라도 어린아이처럼 설레는 일을 찾아보고, 장난꾸러기 같은 마음이나 소녀같은 감성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내 감정에 흔들리고 가끔은 실수도 하는 나를,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나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가끔은 내멋대로 하고 싶은 일은 소소하게 해버리는 무모함도 저지르고, 말도 안 되게 유치한 감정도 감추지 못하는 그런 어리숙함을 저는 응원하고 싶어요. 내일 아침이 시작되면 다시 직장인으로, 엄마로, 어른으로... 꽤 괜찮은 어른인 척, 내 할 일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우리니까요.

덧붙이는 글 | 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https://brunch.co.kr/@writeur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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