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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서울 도심 집회를 예고한 13일 광화문 거리를 경찰이 차벽으로 통제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서울 도심 집회를 예고한 13일 광화문 거리를 경찰이 차벽으로 통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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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벽이 다시 등장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아래 민주노총)이 13일 전태일 열사 51주기를 맞아 '전국노동자대회' 개최를 예고하자 경찰이 코로나 19 방역을 이유로 광화문 일대를 차벽으로 통제해 도심 집결 자체를 차단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집회 시작 시각으로부터 1시간 앞선 오후 1시에 집회 장소를 평화시장이 있는 동대문 인근으로 기습 공지했다.

해당 집회에는 2만여 명이 모여 노조법의 전면 개정을 통한 복수노조, 산별교섭, 원청 사용자와의 교섭 권리 확대를 주장하고 5인 미만 사업장,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특수고용,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등 모든 노동자의 근로기준법 적용을 요구했다.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은 단호하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1일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어렵게 시작한 일상회복의 기회를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아직까지는 방역이 우선"이라며 민주노총의 집회를 반대한 바 있다. 서울시는 더 나아가 집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조합원 전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공권력 투입도, 경찰 차벽도 반대했던 문 대통령... 지금은 왜?
 
민주노총을 향한 공권력 투입을 비판했던 2013년의 문재인 대통령
 민주노총을 향한 공권력 투입을 비판했던 2013년의 문재인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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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의원 시절인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의 민주노총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를 위한 경찰 투입에 대해 자신의 SNS에 "왜 이리도 강경합니까. 대화와 협상이 먼저여야지 공권력이 먼저여서는 안 된다"며 "민주노총 본부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정부의 소통과 대화능력 부족을 보여줄 뿐"이라며 "물리력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에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라며 민주노총에 대한 정부의 공권력 행사에 대화를 촉구한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당대표 시절이었던 2015년에는 민주노총이 개최한 '2차 민중총궐기'에 대해 "차벽이 없으니 집회 참가자와 경찰 사이의 충돌도 없었다"며 "집회와 시위를 자유롭게 할 수 없는 나라는 독재국가다. 집회시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나라는 민주국가다. 집회시위가 필요 없는 나라는 복지국가다"라며 경찰의 차벽을 비판했다.

지난 2년간 확진자 0명 나온 민주노총... '방역 우선' 김부겸은 방역 수칙 위반

물론 그때와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 19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노총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정부의 방역수칙 대로 집회 최대 인원인 499명 씩, 70m의 간격을 유지하며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정부와 서울시가 이를 '쪼개기 집회'라며 불법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집회 이틀 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는 3만 명의 관중입장이 전면 허용돼 근처에 먹거리 장터까지 열리고 경기장 내에서도 일부 취식이 가능했던 반면 집회 이동 중 버스 내 음식물 섭취도 자체 금지한 민주노총 집회는 왜 불법이냐는 비판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난 2년간 민주노총 집회로 인한 코로나 19 확진은 없었다. 지난 10월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열린 민주노총 집회와 관련된 확진자는 모두 4명이다. 이중 1명은 지난해 민주노총 8·15 집회 관련 확진자고 나머지 3명은 올 7월 민주노총 집회 관련 확진자다. 그런데 이 네 명 모두 역학조사 결과 전자는 집회 이전에 같은 직장 선행 확진자에 노출됐거나, 다른 지역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후자는 집회가 아니라 집회 나흘 뒤 방문한 음식점으로 확인됐다.

또한 민주노총 집회에 대해 "방역이 우선"이라던 김 총리가 정작 지난 6일 총리 공관에서 방역수칙 인원인 10명을 초과해 식사를 해 방역수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문재인 정부의 특기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진정 촛불정부라면 민주노총과의 대화가 급선무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노동존중을 내세우며 촛불정부를 자임해왔다. 하지만 노동존중을 하는 촛불정부가 2016년 10월, 박근혜 퇴진 1차 촛불집회를 개최한 민주노총을 이토록 탄압하는 것만큼 모순이 또 어디 있는가.

청와대는 오는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 이후 2년 만에 '국민과의 대화'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정말로 소통을 중시한다면 당장 거리에 나선 수 만 명의 사람들의 목소리부터 듣는 것이 도리일 테다. 문재인 정부가 정말로 촛불정부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방역을 빌미로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으로 중단하고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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