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로운 선수를 지명하면, 또 그만큼 누군가는 정리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10월에 접어들면서 각 구단별로 올겨울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구상에 돌입했고, 이미 적잖은 선수들이 구단과 작별을 고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방출 선수 명단을 발표하지 않은 두산 베어스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구단들은 선수단 정리를 어느 정도 마무리하는 과정에 위치해있다. 특히 정규시즌 최종일에 가을야구가 좌절된 SSG 랜더스는 무려 15명의 선수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신진급 선수들은 물론이고 팀 전력에 큰 힘이 안 된다고 판단한 중고참급 선수들도 대거 칼바람을 맞았다. 새 둥지를 찾는 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긴 하지만,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선수들도 있다.
 
 팀의 주축 선수들도 방출 통보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왼쪽부터) 임창민-이보근-고종욱

팀의 주축 선수들도 방출 통보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왼쪽부터) 임창민-이보근-고종욱 ⓒ NC 다이노스, KT 위즈, SSG 랜더스

 
베테랑도, 우승 멤버도, 주전급 선수들도 예외는 없었다

지난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하고도 올해 7위로 허무하게 시즌을 마감한 NC 다이노스는 한때 팀의 필승 카드로 불린 임창민, 김진성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최금강, 김준완, 박진우 등 쏠쏠한 활약을 펼친 선수들도 방출 통보를 피할 수 없었다.

올 시즌 창단 첫 통합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kt 위즈의 경우 지난해 가을 불펜 투수로 맹활약한 베테랑 이보근과 유원상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전했다. 2020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승선한 이홍구, 강민국, 박승욱 역시 kt 유니폼을 벗게 됐다.

2018년 한국시리즈서 정상에 오른 SSG 랜더스는 당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신재웅, 정영일, 정의윤을 과감하게 내쳤다. 또한 올 시즌 대체 선발로 투입되기도 했던 우완 정수민, 2018시즌 이후 '삼각 트레이드'로 이적한 외야수 고종욱 역시 SSG와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쓴 맛을 본 만큼 내년 시즌을 착실하게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수베로 감독 영입 이후 리빌딩 작업에 착수한 한화 이글스는 12명의 선수들을 방출 명단에 포함시켰는데, 문동욱과 서균 등 가능성을 보일 듯 말 듯했던 이들도 더 이상 기회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지난해 팀의 18연패를 끊어내는 끝내기 안타로 주목을 받은 내야수 노태형도 방출됐다.

이밖에도 삼성 라이온즈 임현준,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허정협, 롯데 자이언츠 우완 투수 노경은, KIA 타이거즈 내야수 유민상과 황윤호 등 많은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얼굴도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위기는 곧 새로운 기회... 약점 메워야 하는 구단들도 주목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정난을 호소했던 구단들 입장에서는 몸집을 조금씩 줄이면서도 활용할 만한 가치가 좀 더 높은 선수를 원한다. 아무리 그동안 팀 내에서 궂은 일을 도맡았다고 하더라도 결국 프로의 세계는 냉정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겨울을 시작으로 향후에도 '리빌딩'이든 '윈나우'든 팀의 기조와 크게 관계없이 전력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에 대한 교통정리가 꾸준히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물론 너 나 할 것 없이 약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알짜배기 영입'은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입단 테스트를 치렀거나 구단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일부 선수들은 새로운 팀에서 2022년을 맞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방출 통보를 받게 된 모든 선수들이 내년 시즌 다른 팀에서 기회를 받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내비친 선수들이나 충분히 1군에서 경력을 쌓은 선수들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과 kt의 한국시리즈가 끝난 이후 11월 말부터 2022년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까지 남은 시간은 두 달뿐이다. 내년 2월 이후에도 극적으로 팀을 구할 순 있어도 정상적인 시즌 준비를 위해 필요한 시간을 고려한다면, 방출 선수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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