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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골프장
▲ 미니 골프장 옥상 골프장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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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연습장 타석 앞 스크린에 한 폭의 풍경화 같은 초록의 잔디가 펼쳐져 있다. 파릇파릇한 그린 뒤로는 만년설의 설산이 펼쳐지고 청량한 바다가 눈부시게 골프장을 둘러싸고 있다. 고요하고 매력적인 스크린 풍경은 외국의 유명한 골프장의 모습이다. 골프 연습장에서는 내가 원하는 골프장을 선택해서 가상의 라운딩(골프 경기)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스크린을 향해 골프채를 휘두르고 가상 화면으로 날아가는 공을 응시할 뿐이다.

골퍼들에게 붉게 단풍이 드는 가을은 골프 치기에 가장 매력적인 계절이다. 골프장 필드에서 보는 싱그러운 가을 풍경이 매주 골퍼들을 영롱한 보석처럼 끌어당긴다고 한다. 이번 주말에도 골프를 친구들은 각기 골프장으로 지인들과 라운딩 하러 갔다.

라운딩 가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고 햇살 좋은 가을날 혼자 답답한 연습장에서 운동하기가 싫었다. 집에서라도 골프 스윙 연습을 하고 싶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개인 골프 연습 공간도 없고 옥상이나 주변에 여유 공간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놀이터에서 혼자 빈 골프채를 휘두르는 것도 민망하다.

거실에서 골프채를 들고 단단한 골프공을 치면 금방 형광등과 유리창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집안에서 연습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있는지 둘러보았다. 평소 안 쓰던 요가 매트가 구석에 감겨 있었다. 일단 요가 매트를 거실에 깔고 퍼팅(짧은 거리에서 홀컵에 공을 넣기 위한 동작)연습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골프공을 치면 마루에 굴러서 층간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검색을 통해 생활용품 할인점에서 스펀지 골프공을 판다는 것을 알고 한걸음에 달려가 스펀지 골프공과 골프티(골프공 받침대)를 구입했다. 집에 있는 종이 상자에 골프티를 고정하고 스펀지 골프공을 올려놓았다. 일단 모양은 괜찮아 보였다. 그런데 골프채를 들고 스윙을 해 보니 공이 도무지 방향을 예측할 수 없이 사방으로 튀었다. 연습하는 시간보다 공을 주우러 다니는 시간이 더 길었다.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해 보니 실내 연습용 골프 퍼팅 세트가 눈에 띈다. 실내 연습용 미니 세트가 실제로 실력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미지수였다. 머리를 식힐 겸 해외 유명 골프장 소개 영상을 찾아봤다. 온화한 날씨가 느껴지고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광활한 풍경이 펼쳐졌다. 아! 저런 멋진 골프장에서 나도 골프 한번 쳐보고 싶다. 방구석에서 골프장 영상을 보고 있으니 괜히 마음만 더 착잡했다.

지금은 초보 탈출이 먼저지만 

최근 국내 골프 주말 라운딩은 가격이 올라 한 사람당 40만 원에서 50만 원의 비용이 든다는 기사를 보았다. 라운딩 한 번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어 있었다. 골프의 대중화 시대를 역행하는 과도한 장사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연 골프를 배우고 나면 비싼 라운딩 비용을 지불하고 일 년에 몇 번이나 골프장에 갈 수 있을까? 골프 라운딩을 위해 적금이라도 들어야 할 상황이었다. 어쩌면 라운딩 비용이 부담스러워 스크린 골프장을 못 벗어날 수 있겠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골프 초보라 아직 골프장에 갈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 집에서도 멋진 골프장을 상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방법은 드넓게 펼쳐진 골프장 사진을 담은 새해 달력을 구입하는 것이었다. 벽에 걸린 매혹적인 풍경이 펼쳐진 골프장 사진만 봐도 가슴이 설레었다. 마치 해외여행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여행 날짜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기대감이 생겼다.

일반인들이 부담 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 18홀 골프장이 아닌 소규모의 골프장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골프의 기원은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양을 기르던 목동들이 끝이 구부러진 나뭇가지로 돌멩이를 날리는 민속놀이가 구기로 발전했다고 한다. 동네마다 누구나 부담 없이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즐길 수 있도록 미니 골프장이 더 많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가족들이 아이들과 가까운 미니 골프장에서 공용 골프 장비를 대여해서 골프를 배우고 함께 웃으며 놀이처럼 즐기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럼 골프는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국민 스포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앗! 주말이 다 가기 전에 지금이라도 얼른 골프 연습장에 가야겠다. 지금은 골프 초보 탈출이 먼저다.

오늘은 미스 샷! 내일은 굿 샷!

덧붙이는 글 | 기자의 블로그와 브런치에 같이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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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일상 여행자로 틈틈이 일상 예술가로 살아갑니다.네이버 블로그 '예술가의 편의점' 과 카카오 브런치에 글을 쓰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저서로 <그림작가 정무훈의 감성워크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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