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11월 13일 거행된 평화민주당 현판식
 11월 13일 거행된 평화민주당 현판식
ⓒ 김삼웅 블로그

관련사진보기

 
평민당이 처한 어려움은 군부독재 3기인 노태우 정권과, 친일ㆍ군사독재의 비호로 급성장한 수구기득권세력, 이에 못지않는 족벌신문의 왜곡비판이었다. 특히 <조선일보>가 극심했다. 

평민당은 1989년 3월 7일 허경만 의원 등 김총재의 유럽순방 수행의원 8명의 명의로 주간조선 발행인 겸 인쇄인 방상훈, 동지 편집인 최청림, 조선일보 발행인 겸 편집인ㆍ인쇄인 신동호, 조선일보 편집국장 안보길, 정치부 기자 부지영 등 5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점에 고소ㆍ고발하였다.

당의 인권위원장인 박병일 변호사 등 당소속 변호사 17명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하여 법정투쟁을 전개키로 한 것이다.

평민당의 조선일보 허위ㆍ왜곡보도대책위원회는 3월 8일 "국민 여러분! 조선일보의 횡포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 김대중 총재 일행의 유럽 순방에 관한 주간조선 허위왜곡 보도의 진상"을 발표했다.

우리의 기본 입장

우리는 김대중 총재의 유럽순방을 악의적으로 왜곡 비방한 3월 5일자 <주간조선>의 보도와 관련하여, 조선일보 측의 솔직한 반성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사과를 요구했던 이유는, 수 십년 동안 쌓아올린 정치인의 국민적 신뢰까지 "펜 한자루를 흉기처럼 휘둘러 무너뜨리는 행패"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야당에 대한 무책임한 비난으로 독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나쁜 버릇은 바로 과거 독재정권에 의해 조장되고 길들여진 것이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조선일보가 곡필과 아세의 역사를 청산해야 한다는 충정에서 문제를 제기했던 것입니다. 

솔직히 신문이 정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언론정치'의 시대에 하나의 야당이 거대 언론인 조선일보와 정면대결을 선언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거쳐야 했겠습니까?

조선일보는 '야당에 의한 언론탄압'이라는 해괴한 신조어를 만들어내면서까지 추호의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우리당을 모욕하고 능멸하고 있습니다. 그 오만한 태도를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간의 진실을 밝히고 국민 여러분의 이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성실하고자 노력했던 유럽순방외교

김대중 총재의 유럽방문을 준비하면서, 우리당은 몇가지 문제에 특히 유의했습니다. 그것은 첫째, 방문의 목적이 명확해야 하며, 구체적인 결실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현지 공관의 '짐'이 되어서는 안되고, 최대한 경비를 절약해야 한다. 셋째, 성실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 방문국에 한국의 긍지를 심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순방의 목적은,
1. 평민당의 정책방향인 "자유와 정의의 한 묶음 실현"을 위해서 복지국가의 현장을 확인하고,    
2. 유럽공동체(EU) 제국과 헝가리의 주요 정치지도자들과 통상문제 등 현안을 깊이있게 논의하며,
3. 세계정치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해온 사회주의 인터내셔널(SI)과 국제기독민주당협회(CDI)에 업저버로 참가, 정당외교의 차원을 확장하고,
4. 김대중 총재가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보여준 구명노력에 대해 관계국과 관련인사에 사의를 표하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김대중 총재와 방문단은 아침 7시 반에서 밤 11시 반까지 강행군을 해야 할 정도로 벅찬 일정을 소화해내었고, 추후에 관련 자료를 모아 보고서를 출간한다는 목표 아래 성실한 자세로 노력했습니다. 

이태리대사관 직원을 위시하여 순방 각국 공관원들은, 이제까지의 의원 외교사절단 중에 이번처럼 개인행동, 이탈 등 불미스런 일이 없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공식일정 수행에만 바친 경우가 없었다고 여러차례 언급한 바 있습니다. 

제1야당으로 여소야대 정국을 이끌어가는 현재까지도, 부당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숱한 오해의 장벽에 둘러싸여 있는 김대중 총재와 평민당으로서는, 잠시의 나태도 신랄한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조선일보 부지영 기자가 쓴 <주간조선> 기사를 펼쳐 든 우리는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충격이었습니다.

어찌 이토록 악의로 무장될 수가 있는가. 어찌 이토록 교묘한 표현으로 나쁜 인상을 주기 위해 애쓸 수가 있는가. 

기사인가, 작문인가

삼류 주간지를 연상케 하는 <주간조선>의 기사는 항일열사 유적비와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비 참배를, "찾아다니고"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우측 날개짓"으로 매도했고, 김총재가 1등석을 예약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1등석으로 예약된 자리를 끝내 사양하고 동행기자들과 함께 이코노미 클래스에 합석하기를 고집했다"고 허위보도하고 이것을 '정치적 제스쳐'라고 악랄하게 중상했습니다. 

또한 현지 대사관과 여행사에서 울상으로 만들었다고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중간제목에는 "각국 호화호텔만 골라서 숙박, 기자들 곤혹스런 항의"라고 정반대로 표현하는 등 여러 부분에 걸쳐 불순한 편집의도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악의에 의한 작문'임이 분명합니다. 특히, 전체 제목을 기사의 큰 흐름과 무관하게 "좌파에도 우파에도 손짓, 수행의원들 추태만발" 이라고 붙인 것은 조선일보 측의 교활한 의도를 짐작케하는 부분입니다. 

전두환씨의 식탁에 가장 먼저 오르던 신문

지난 문공위 TV청문회에서 우리당의 박석무 의원은 과거 국보위에 참여했던 조선일보 사주에게, 언론통폐합과 언론인 대량숙청의 책임을 준엄하게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조선일보는 박의원을 '청부업자'라고 비난했으며, 이후 우리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은 점차 그 강도를 높여왔습니다. 

최고정론지를 자처하는 조선일보는 1980년 8월 23일 '인간 전두환'이라는 특집에서, 전두환씨를 "육사의 혼이 키워낸 신념과 의지와 행동의 인물"로 높이 평가했으며, 숱한 지면에서 삼청교육을 찬양하고 공무원 강제해직을 당연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들은 4ㆍ13 호헌조치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지지했으며, 민주세력의 반독재투쟁과 민중의 생존권투쟁을 사회혼란 조성으로 매도하고, 일관된 태도로 붙은시해 왔습니다.

교묘한 논리로 독재의 나팔수 역할을 했던 조선일보는, 5공시절 3백28%의 놀라운 성장을 이룬 언론재벌입니다. 

<말>지 89년 2월호에 게재된 "조선일보 70년 곡필사"에는 조선일보가 "전두환씨의 식탁에 가장 먼저 오르던 신문"이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독재의 나팔수 - 조선일보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보다는 기회주의적인 일부 기득권층에 봉사하는 자세를 취해왔으며 독재세력과 유사한 논리를 끊임없이 창출해내고 있는 조선일보는, 야당이 우세한 현 정치구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기사를 실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중간평가 조기정면돌파론"을 선도 주장하므로써 5공청산, 광주진상규명, 악법개폐 등 모든 중요 이슈를 실종시키려는 음험한 기도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역사의 진실과 우리의 주장

가장 장사를 잘하는 신문인 조선일보는 또한 가장 큰 책임을 질 줄 아는 신문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에서, 우리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조선일보에 당당하고 의연하게 맞서 싸우고자 합니다. 

누가 광주시민을 일컬어 난동분자라 했으며, 누가 전두환씨를 일컬어 조국의 위대한 영도자라 칭했던가.

구름이 한때 태양을 가릴 수 있으나 영원히 가릴 수 없듯이, 역사의 진실은 묵은 신문의 행간을 지키며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믿음입니다. 

국민 여러분! 조선일보의 반민주성과 반언론성을 규탄하는 대열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석 1)


주석
1> <평민신문>, 1989년 3월 9일.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평화민주당 연구]는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이 기자의 최신기사 맘모스여당에 맞서 고군분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