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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필사시화엽서전시회'를 열 거예요. 이게 또 무슨 말이냐고요? 또 일을 벌인다고 걱정이 앞서지요. 사실 저도 걱정으로 일렁거릴 때가 많아요. 하지만 사람도 일도 다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오늘의 제가 지금의 모습으로 그대로 있을 거란 장담을 못하거든요. 우리 독서동아리 자원봉사단 <민들레씨앗>의 멋진 재능을 모아서 다가오는 겨울철, 지역의 어려운 분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넣어드리게요. 이번에도 여러분들의 사랑과 협조를 부탁드려요. 
 
 
필사시화엽서나눔운동을 함께한 봉사자들이 연탄기부금을 모으고자 전시회를 열었다(장소-군산한길문고)
▲ 2021필사시화엽서전시회 필사시화엽서나눔운동을 함께한 봉사자들이 연탄기부금을 모으고자 전시회를 열었다(장소-군산한길문고)
ⓒ 박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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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두 해째를 보내면서 내 삶의 화두는 더욱 더 견고해졌다. '지금 함께 행복하기'. 짧은 지식이지만 인간의 역사를 둘러보면 분명한 진리 하나가 있다. 즉 사람의 일이란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무엇이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천해야 하고 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작은 군산지역에서만도 봉사활동을 하는 분들의 수는 8만여 명이다. 10년차 봉사활동가로서 청소년 단체를 이끌며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아이디어로 학생들의 활동과 생각의 폭을 넓히는 역할을 주로 했다. 당연히 학부모인 성인들과도 인연이 되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봉사의 장을 열고 같이 사는 지역인들과 '함께 행복하기'를 추구했다. 그 중 하나가 올해 시행한 '필사시화엽서나눔운동'이다. 

5월에 활동을 기획하고, 6월부터 무료점심도시락을 받는 수혜자들의 도시락 위에 필사시화엽서를 넣었다. 10월까지 나눈 시화엽서는 총 5000여장이며 올 연말까지 계속된다. 성인과 학생 봉사자 200여명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시와 명언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엽서나눔운동의 즐거움을 배가시키기 위해서 봉사자들의 작품을 모아서 필사시화모음집도 만들었다. 연말을 앞두고 올해 마지막 활동으로 겨울철 소외계층을 위한 난방(연탄)이나 쌀 기부를 위한 행사를 준비하는데 엽서나눔 봉사자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2021 필사시화엽서전시회
 
전시된 엽서를 꼼꼼히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엽서에 스티커를 붙였다
▲ 전시회장을 찾아준 방문객들 전시된 엽서를 꼼꼼히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엽서에 스티커를 붙였다
ⓒ 박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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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시화엽서를 하나의 작품으로 보는 눈과 맘을 가진 시민들이 있을 거라고 확신하며 봉사자들에게 특별한 필사시화엽서를 주문했다. 전시회의 목적도 설명했다.
 
동절기 군산시 취약계층을 위한 난방(연탄)구매 기부금 마련의 장! 아름다운 시와 그림을 그린 필사시화엽서를 판매합니다. 한 장당 1000원-2000원이고요. 판매금은 전부 연탄과 쌀 구매에 사용합니다. 여러분들의 정성어린 작품을 이 돈으로 환산하는 것 자체가 송구할 뿐입니다. 단지, 지역에서 이런 활동으로도 지역민과 나누고 소통할 수 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기회에 여러분의 뛰어난 숨은 재주를 펼치는 기쁨을 누려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올 일년 동안 나를 믿고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해 온 팀원들, 이번에도 역시 과감한 협조를 약속했다. 그림에 재주가 꽝인 나를 제외하고 모두 그림 그리기에 한 재주 하는 분들만 참여했다. 봉사단 '민들레씨앗'의 대표적인 실력가 이숙자님, 이안나님, 이정진님, 황금련님을 비롯한 문우들과 군산여고 선생님(허미영교감 외 2인), 군산여고생(배다현 학생외 2인), 내 딸 지원이와 뜻을 같이한 지인들 15명이 참여했다. 전시회의 취지를 듣고 참여하신 진짜 전문가인 이건호 화백의 작품도 들어왔다. 전시회를 준비하는 동안 몇몇 봉사자들의 걱정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것을 누가 사줄까요? 전문화가도 아닌데 내놓기도 창피하고요. 진짜 그림 잘 그리는 분들이 많아서 기가 죽어요. 봉사활동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만들고 있지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어요."

"그런 걱정마세요. 아무리 위대한 작가의 책이나 화가의 그림도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사람이 따로 있어요. 평범해 보이는 우리들의 활동과 정성을 알아보는 분들이 정말 많을 거예요. 아무도 사가지 않으면 어때요? 평소처럼 무료 나눔하면 되지요. 원래 우리들의 본 모습으로 돌아가면 되는 거예요. 그럼 맘 편하지요."


행사 이틀 전 모든 작품이 내 손에 들어왔다. 약 175장의 엽서였다. 특별히 나는 지역의 새만금 해수유통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새만금에 살고 있는 생물10여종이 전하는 시를 필사하고 딸이 그림을 그려주었다. 전시회장을 어떻게 꾸밀까를 한길문고 대표(문지영님)와 상의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오늘(13일)은 '2021 필사시화엽서전시회'날이었다. 오픈식에서 행사의 취지를 밝히고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엽서구매규칙을 설명하면서 엽서를 선택하지 않고 기부만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음을 밝혔다. 한 장의 엽서라도 그 속에 쓰여진 시와 그림을 보고 감동받는 문화인이 되자고 말했다. 시화엽서전시회 시작 두 시간 만에 준비했던 엽서는 모두 매진되었고 시민들은 엽서 한 장의 가치를 고품격 작품으로 승화시켜주었다.
 
지역환경단체'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이름으로 나온 생명시리즈에 감탄하며 정말 필요한 운동이라고 격려해주었다.
▲ 엽서 한장을 고품격 작품으로 우대해준 방문객, 고미경님 지역환경단체"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이름으로 나온 생명시리즈에 감탄하며 정말 필요한 운동이라고 격려해주었다.
ⓒ 박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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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을 찾아온 방문객을 보며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란 시가 떠올라 저절로 미소가 나왔다. 특별히 무료급식센터에서 함께 봉사하는 70대 이모님들이 오셔서 깜짝놀랐다. 도시락 나눔할 때 엽서를 공짜로 받았는데 이렇게라도 답례를 해야된다며 기부금을 주셨다.

"시화엽서를 그리며 사각사각 연필소리 고즈넉한 붓질소리 알록달록 색깔소리 따사로운 시의소리 소삭소삭 엽서소리 빛과 마음과 색들이 무지개로 피어나는 소리 덕분에 가을 품은 날들이었다."
전시회에 작품을 낸 이안나님의 후기이다.

"상상 그 이상이었다. 정성가득한 글씨, 그림들이 아름다운 싯구들을 더 빛나게 하는 작품들! 감상하느라 2시간이 넘는 줄 몰랐다. 멋진 작가님들 덕분에 생각지 못한 힐링을 하게 됐다. 좋은 힐링이 또 좋은 곳에 쓰인다니 더 뿌듯할 뿐이다."
전시회 방문객 고미경님의 말이다.

어떻게 또 하루가 갔는지 모를정도로 바빴지만 걸음이 가볍고 마음이 통통 뛰었다. 돌아와서 엽서전시회의 결과보고를 하니 봉사자들이 감격의 답글을 보내왔다. 내년에도 또 할까요? 살짝 물으니 "또 하는 거였어요? 한 번으로 끝난 줄 알았는데. 그래도 할 수 있다면 해야지요"라고 대답해준 지인의 말에 울컥했다.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건가요?'라고 물어보신다면 지금 대답할게요. 

"산다는 게 뭐 별건가요. 나도 좋고 당신도 좋고 우리 모두가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으면 된 거지요. 내 맘을 당신에게 전하고 당신 맘을 내가 받으며 어울렁 더울렁 둥글둥글 얽히며 사는 거지요.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는데요, 예술을 나누는 우리 인생의 길이는 얼마일까 가늠할 수 없네요. 단 오늘처럼 행복할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지요. 당신도 그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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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희망은 어디에서 올까요. 무지개 너머에서 올까요. 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임을 알아요. 그것도 바로 내 안에. 내 몸과 오감이 부딪히는 곳곳에 있어요. 비록 여리더라도 한줄기 햇빛이 있는 곳. 작지만 정의의 씨앗이 움트기 하는 곳. 언제라도 부당함을 소리칠 수 있는 곳. 그곳에서 일상이 주는 행복과 희망 얘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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