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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센터 대기자실에서 대기하고 있는 의료진들
 백신 접종 센터 대기자실에서 대기하고 있는 의료진들
ⓒ 차노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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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성인 나는 6월 10일 잔여백신으로 얀센을 맞았다. 성별과 나이, 직업을 종합한 백신 정식 접종 순서는 8월이나 돼야 가능했다. 여름에 해외 출장이 잡혀 있던 내가 6월 10일, 그것도 한방으로 끝나는 얀센을 맞을 기회를 얻은 것은 천운과 같았다. 6월 27일 뉴욕에 도착했을 때에도 8월 16일 귀국했을 때에도 백신 접종 후 2주가 지나서 출국하고 귀국했기에 2주 자가격리는 없었다. 귀국하고 다음날 거주지 선별센터에서 PCR 검사 음성판정을 받아서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10월 28일 '1339'에서 문자가 왔다. 얀센 백신 접종자로 추가접종 대상이며 기본접종 완료 2개월 이후부터 추가접종이 가능하고 10월 28일과 29일에 사전 접종 예약을 하면 11월 8일부터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저녁 8시부터 예약을 할 수 있다는 말에, 기다렸다가 문자 안내 링크를 따라 접속했다. 그리고 11월 8일 9시에 일반 병원이 아닌 거주지 백신센터에서 화이자를 접종하기로 했다.

실은, 개인적으로 부스터샷을 어떤 백신으로 맞을 것인지는 고르지 않았다. '추가접종'이라는 의미의 부스터샷. 얀센을 맞은 지 거의 6개월이 되어 가는 나는 델타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이 필요했다. 하지만 어떤 백신이 더 효과적인지는 솔직히 내가 판단하기에는 어려웠다. 전문 기관에서 선별해놓은 백신 중에서 어느 한 가지라도 맞으면 되지 싶었다. 그래서 직장과 제일 가까운 예방접종센터를 선택했고 그곳에서는 화이자만 접종한다고 해서 1차 얀센을 맞듯 기꺼이 화이자를 받아들였다.
  
얀센 접종자 대상 추가접종이 있었던 11월 8일은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얀센 접종자 대상 추가접종이 있었던 11월 8일은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 차노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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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조끼를 입은 봉사자들이 접종 예약자들의 우산을 받아주는 등 이른 아침부터 봉사를 하고 있었다.
 파란 조끼를 입은 봉사자들이 접종 예약자들의 우산을 받아주는 등 이른 아침부터 봉사를 하고 있었다.
ⓒ 차노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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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센터는 체육관 2층 실내를 활용했다. 가끔 1층 수영장을 이용하면서 백신 접종자들의 나이로 그 달의 접종 연령을 추측했다. 막상 접종 대기자가 되어 대기실에 앉아있을 때는 긴장이 되었다. 11월 8일은 새벽부터 스산한 가을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30분 일찍 그곳에 도착한 나는 미리 대기하고 있던 자원봉사자의 안내를 받으면서 접종 신청서를 작성했다. 20분 대기실에서 기다렸다가 9시 10분 전에 드디어 실내로 들어갔다.

확실히 한국은 빠르고 정확했다. 그 넓은 실내를 파트별로 잘 나누어서 각각의 담당자들이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파란 조끼를 입은 직원과 봉사자들이 접종 예약자들을 순서대로 안내하면서 센터 안의 질서를 유지시키고 있었다.

일찍 서둘렀던 나는 얀센대상자 추가접종이 있는 첫날, 첫 번째 예약자가 되었다. 열 체크, 신분증 확인, 의사와의 상담 그리고 접종. 접종한 뒤 15분 의무 대기를 위해 '몇 분에 접종을 했고 몇 분에 나갈 수 있는지가 적힌 스티커'까지 옷에 붙여야 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했다는 핀까지 받았다.

한 가지 꿀 팁! 대기 장소에서 대기할 때 추가접종을 했다는 영문 문서가 필요하면 바로 접수하면 된다. 몇 분 기다리지 않아 서류를 받을 수 있다.
  
백신 접종 시간과 15분 의무 대기 후 나갈 수 있는 시간이 적힌 스티커와 코로나 접종을 했다는 핀
 백신 접종 시간과 15분 의무 대기 후 나갈 수 있는 시간이 적힌 스티커와 코로나 접종을 했다는 핀
ⓒ 차노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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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하면서 백신 접종을 했다는 영문문서도 바로 발급받을 수가 있다.
 대기하면서 백신 접종을 했다는 영문문서도 바로 발급받을 수가 있다.
ⓒ 차노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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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부스터샷을 맞은 지 6일이 지났다. 얀센을 맞을 때도 실은 그리 크게 부작용이 없었다. 그 당시에도 일이 많았던 나는 목과 어깨가 늘 뻐근거렸다. 이틀 후에 부작용이라고 찾아온 것은 몸살 같은 증상. 덕분에 점심 식사 후 퇴근해서 다음날까지 내내 잤더니 그 다음날 개운해졌다. 하지만 주위 분들이 백신 부작용으로 엄청 고생을 했다는 소식을 종종 접했다.

그래서 얀센이 아닌 화이자를 부스터샷으로 맞은 날, 모든 것을 제쳐두고 퇴근해서그동안 아껴두었던 잠을 잤다. 첫번째 얀센 맞은 다음날과 같은 몸살 증상은 없었다. 잠을 많이 자서 평소 목과 어깨가 결리던 것이 이번에도 되레 풀어졌다. 이틀째에는 주사 맞은 왼쪽 팔 근육이 '땅'겼다.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내내 조용했다. 실은 요 녀석이 그냥 모른 척 하고 지나쳐주지 않을 것 같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주사 받은 한 주를 휴가 아닌 휴가 모드로 전부 전환했는데, 그것이 소용없어졌다. 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부스터샷 효능이 1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백신을 맞고 나처럼 이상 증상이 없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 상당수일 것이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니 그것은 당연지사! "건강이란 질병이나 단지 허약한 상태가 아닐 뿐만 아니라 육체적·정신적 및 사회적인 완전한 안녕상태" 라고 말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헌장처럼 단순히 건강은 육체의 질병의 부재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회적인 완전한 안녕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한 사람만 건강해서는 안 된다. 사람과 사람끼리 서로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 백신 접종도 실은 '나의 건강'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라는 말이 더 맞다. 부작용으로 조금 힘들지만 접종을 하는 것도 기본적인 이타심의 발로가 아닐까 싶다. 개인의 건강이 곧 사회의 건강이고 사회의 건강이 바로 개인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일반 병원에서 접종할 때는 알지 못했던, 그 넓은 체육관을 빌려 센터장을 차려 접종 대기자들을 맞는 센터에서 더욱 실감했던 사회의 건강을 위해서 희생하는 분들이 많다 사실. 내가 거주하는 백신 센터의 예를 들더라도 궂은 날씨에도 아침부터 접종대기자를 위해서 준비하는 의료진 및 봉사자들이 있다.

그래서인지 '위드 코로나' 시대의 건강.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 한번쯤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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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차노휘는 소설가이다. 2016년부터 도보 여행을 하면서 ‘길 위의 인생’을 실천하고 있다. 2009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얼굴을 보다〉가 당선되었고 저서로는 소설집 《기차가 달린다》와 소설 창작론 《소설창작 방법론과 실제》, 여행 에세이 《쉼표가 있는 두 도시 이야기》 와 《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시간들》, 장편소설 《죽음의 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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