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주민들의 피해를 설명하고 있는 이은정 활동가
 주민들의 피해를 설명하고 있는 이은정 활동가
ⓒ 이재환

관련사진보기

  
최근 농촌에서 진행 중인 각종 개발행위가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뿐 아니라 인권까지 침해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충남 예산군 삽교읍 효림리 마을은 삼면이 바다가 아니라 삼면이 산업단지와 헬기장, 기차역과 물류시설 등 각종 공해시설로 둘러싸여 있다.

효림리 마을 고령의 주민은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농사만 짓고 살았다. 헬기를 정비하는 사람도, 헬기를 운전하는 사람도 자기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 기차를 운전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들에게 발로 차이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마을이다"라며 울먹였다. 누군가의 생업이 또 다른 누군가에 생존을 위협하는 모순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일 충남 예산군 삽교읍 효림리 마을회관에서는 '농촌 면단위 환경취약지역 주민인권 및 환경실태조사 발표회'가 열렸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과 환경피해기록단은 지난 5월부터 헬기장 소음과 물류시설 소음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삽교읍 효림리 마을, 폐기물처리장 문제로 오랜 세월 분쟁을 겪은 대술면 궐곡리, 최근 인근 산업단지에서 벤젠이 검출된 고덕면 주민들의 실태조사에 나섰다.

우려한 것처럼 주민들은 심각한 우울증 증세와 인권침해를 호소하고 있었다. 행정기관은 법과 절차를 운운하며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의 피해는 외면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 사이 고령의 농촌마을 주민들은 각종 개발행위에 생활 터전을 잃고 인권 침해 수준의 피해를 당하고 있다.

발표회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효림리 마을 상공에서는 헬기가 날아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신은미, 정수연, 이은정 세 명의 환경피해기록단 활동가는 이날 주민들의 피해 상황을 환경과 인권의 관점에서 풀어갔다. 전문 상담가인 이은정 활동가는 주민들의 심리 상태를 주로 살폈다. 이날 발표는 인터넷 방송으로도 동시에 중계됐다. 중계는 미디어 활동가인 '길자' 길익균씨가 맡았다.

환경피해는 인권과 직결, 행정이 무관심한 사이 주민들은...

신은미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지역의 난개발 문제는 환경 문제만으로 좁혀져서 이야기돼서는 안 된다. 주민들의 인권도 고민하고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수연 환경피해기록단 활동가도 환경과 인권은 직결되는 문제라고 단언했다. 정수연 활동가는 "헌법은 모든 국민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헌법만 봐도 환경문제가 어째서 인권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 활동가는 이어 "우리는 모두 기차를 타고, 택배를 이용한다. 그로 인해 누군가는 소음 피해를 입는다"며 "따지고 보면 나와 무관한 환경피해는 없다. 문제를 깊이 고민하지 않으면 남의 일로만 느껴진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고 지적했다.

정 활동가는 "마을 주민들의 인터뷰를 통해 환경 유해기업이나 산업단지가 마을 들어올 때 정작 주민들은 제대로 된 설명조차 듣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삽교 효림리 마을회관에 모인 활동가들과 지역 전문가들
 삽교 효림리 마을회관에 모인 활동가들과 지역 전문가들
ⓒ 이재환

관련사진보기

   
전문 상담가인 이은정 환경피해기록단 활동가는 주민들의 심리분야를 살폈다. 이은정 활동가는 "환경피해 지역에서 발생하는 주민 갈등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은정 활동가는 "피해 당사자인 주민들은 피해가 일어나는 과정을 잘 알지도 못하고, 적절히 대처도 못하는 자신에 대한 원망과 무기력을 경험하며 자포자기로 살아간다"며 "처음에는 유해 기업들에 대해 원망한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 행정에 대한 원망도 쌓인다. 그러다 결국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피해지역 주민들에겐 정부가 없는 것과도 같아"
 

국가의 시스템이 소수의 지역 주민들에게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이진숙 충남인권교육활동가 모임 부뜰 활동가는 "그동안 주민들이 피해 상황을 어떻게 견뎠을지 모르겠다. 마을공동체가 파괴되는 것 그것이 바로 인권 문제이다"라며 "이런 문제들은 작은 마을과 주민이 소수인 곳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은 국가 차원에서도 뭔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국회의원이 살고 있고, 청와대가 있는 곳이라면 이 같은 피해는 있을 수가 없을 것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는 현재 정부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책임은 곧 응답하는 능력이다. 그 책임은 정부에 있다. 정부는 사업자를 규제하고 주민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정부는 시민의 생명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