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치르는 베트남과 일본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치르는 베트남과 일본 ⓒ 베트남축구협회 홈페이지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가 일본에 석패를 당하며 첫 승리의 감격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1일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5차전 일본과의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지금까지 치른 5경기에서 전패를 당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반면 베트남 원정에서 귀중한 승리를 거둔 3위 일본은 승점 9점(3승 2패)으로 기록,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와 비긴 2위 호주를 승점 1점 차로 쫓으면서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2위 자리를 넘볼 수 있게 됐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에 오른 베트남은 전날 박항서 감독과 계약을 오는 2023년 1월까지 1년 더 연장하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더 나아가 이날 최종예선에서의 첫 승리, 혹은 첫 승점을 기대했다. 

'박항서 매직' 통하지 않는 최종예선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3-4-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응우옌 꽁푸엉-응우옌 띠엔린-응우옌 꽝하이 3명의 공격수를 최전방에 세우며 적극적으로 득점을 노렸다. 

본선 직행 티켓을 놓칠 위기에 처하며 베트남만큼이나 승리가 절실했던 일본도 경기 시작부터 공세에 나섰다. 전반 10분 나가토모 유토가 올린 크로스를 미나미노 다쿠미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베트남 골키퍼 부이 딴 쫑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두 번째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전반 17분 미나미노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낮은 크로스를 보내자 이토 준야가 골문 앞에서 힘들이지 않고 왼발로 가볍에 밀어 넣으면서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골이 터지자 경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베트남도 전반 19분 흐앙 독이 과감한 중거리 슛을 시도했으나 이번엔 일본 골키퍼 곤다 슈이치가 막아냈다. 

높은 공 점유율로 경기를 주도하던 일본은 전반 40분 또다시 베트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역습에 나선 이토가 오른발슛으로 두 번째 골을 터뜨렸으나, 비디오 판독(VAR)으로 오프사이드 반칙이 선언되면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일본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베트남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결국 0-1로 전반전이 끝나면서 베트남으로서는 더욱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커졌다.

후반전이 되자 베트남은 더욱 거칠게 나섰다. 공을 빼앗기 위해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베트남의 전술에 일본도 당황한 나머지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이렇다 할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끈질기게 버틴 베트남은 후반 44분 마침내 이날 경기에서 가장 좋은 기회를 잡았다. 일본 골문 앞에서 양 팀 선수들이 다툼을 벌이다가 흘러나온 공이 쯔엉 앞으로 다가오자 그대로 왼발 슛을 날렸지만, 아쉽게도 크로스바 위로 넘어가면서 결국 일본의 1-0 승리로 끝났다.

박항서 "선수들, 자신감 가져야".... 일본 감독 "베트남 잘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베트남익스프레스> 갈무리.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베트남익스프레스> 갈무리. ⓒ 베트남 익스프레스

 
처음 나선 최종예선 무대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기적보다는 첫 승리라는 현실적인 목표를 기대했던 박항서 감독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베트남)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동남아시아를 벗어나 일본처럼 아시아 최고 수준의 팀과 맞붙을 때 다소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라며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축구 인생에서 이처럼 승점을 따내는 것조차 얼마나 어려운가를 새삼 깨달았다"라며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결과에 매달리기보다는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상대와의 전력 차를 면밀히 분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베트남을 칭찬했다. 그는 2019년 아시안컵에서 베트남을 1-0으로 꺾었던 경기를 떠올리며 "당시 베트남은 수비가 강한 팀이었지만, 지금은 공격도 좋아졌다"라며 "박항서 감독과 코치들이 선수들을 잘 가르쳤기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원정에서 어려운 경기 끝에 승리를 거둬 기쁘다"라며 "베트남은 기술이 뛰어나고 끈질기게 싸우는 팀인데 (일본이) 이를 피하지 않고 더욱 적극적으로 맞선 것이 좋았다"라고 강조했다.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은 오는 16일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6차전에서 다시 첫 승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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