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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는 연천군청차량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는 연천군청차량
ⓒ 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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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료교사가 지방자치단체의 공용차량을 지원받아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온 후 이 사례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겠냐는 이야기를 했다. 10월과 11월 2차례의 차량지원을 통해 해당 교사는 학생들을 인솔하여 직업훈련센터 체험학습 및 스페셜올림픽에 참가했다. 

안전에 대한 책임이 높아지는 상황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일선 학교의 교외활동은 대부분 중단됐다. 현장학습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은 교사입장에서는 행정업무가 늘어나고, 안전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까지 겹쳐서 학교현장은 교외체험학습을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해당 교사도 교외체험학습에 대한 진행여부를 고민하다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현장체험학습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학교가 속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덕분에 공용차량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상당 부분의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한다. 

교사들이 연천군 군의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이유 
 
2019년 연천군의원들과 연천군 교사들이 지역교육문제를 함께 나누던 간담회
 2019년 연천군의원들과 연천군 교사들이 지역교육문제를 함께 나누던 간담회
ⓒ 이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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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교사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근거는 경기도 연천군 공용차량의 공익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이다. (경기도연천군조례 제3726호, 2021. 5. 7. 시행) 해당 조례가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교육활동을 하는 교사들의 고민에서 시작된 제안이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 호응 속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2019년 경기도 연천군에서는 지역의 교사들과 군의원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당시 연천의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교사들은 지역의 교육문제를 풀어가는 데 교육청의 역할은 한계가 명확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조금이나마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봤다.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이야기하기 위해 직접적인 소통이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교조 연천지회가 주최한 '지역교사가 바라본 연천교육'이라는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지역의 지방자치를 책임지는 군의원들과 지역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이 2시간 넘는 시간 동안 지역 교육 현안을 둘러싸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오갔던 많은 이야기 중에 주되게 제기됐던 내용은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충실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해달라는 이야기였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교육 현장에 예산을 주고, 이를 통해 지자체가 성과로 홍보할만한 결과만을 가져가려는 속성이 강하다. 그렇기에 때로는 교육예산이 학교 교육 활동을 돕기보다 오히려 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요구가 강할수록 학교는 전시성 행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교육활동의 본질이 왜곡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연천군 또한 교육활동을 위한 다양한 예산이 학교로 투입되고 있지만, 예산이 적절하게 활용되기보다는 불필요한 행정업무만 증가하는 등 오히려 교육활동에 부담을 주는 경우도 발생했다. 

다양한 교육활동을 위한 현실적인 어려움

연천군은 지역의 특성상 학생들 체험학습을 운영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도심의 학교들처럼 어차피 버스를 임차해서 진행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지만 근거리로 체험학습을 가야 하는 경우에도 어려움이 존재한다.

서울에서는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하면 되는 거리임에도 연천에서는 대중교통이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대중교통이 있더라도 배차간격이 지나치게 길어서 시간을 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게는 10분에서 길어야 30분 정도의 짧은 이동시간을 위해서 버스임차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학습에 참여하는 인원이 소규모일 경우에는 예산 등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된다. 이런 현실 때문에 연천군의 학생들은 지역 내에 의미있는 체험학습장소가 다수 존재함에도 서울 등 대도시 중심으로 체험학습을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차피 버스를 임차하게 된다면 서울 등 대도시로 가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의 다양한 문화유적지를 활용하여 교육활동을 하고 싶어도 교통문제로 인해 시도 자체를 하지 못한다. 특히 교통이 불편한 농촌지역일수록 소규모로 진행되는 체험학습은 1회성의 행사로만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돕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많은 교육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10명 정도의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가기 위해서 교통비만 60만 원이 들어가는 상황, 추진할 때마다 발생하는 행정소요까지 감안한다면 현실은 체험학습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구조다.

당시 간담회에서 교사들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편의를 직접 지원해주는 것이 예산도 절감하고, 교사들의 행정소요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간담회에서 교사들의 다양한 고민을 꼼꼼히 받아적었던 의원들을 보면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런데, 당시 제안되었던 내용 중의 하나인 공용차량지원이 실현이 되었다. 2년여가 지난 2021년 드디어 연천군 공용차량의 공익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어 실행이 되었고, 이를 교육현장에서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지역의회와 지방자치단체가 현장교사들의 요청에 부응하여 교육의 어려운 측면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작은 움직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많은 예산지원보다도 어쩌면 이 작은 실천이 지역 교육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예산보다 더 필요한 것
 
제주도에서 진행한 스페설코리아 전국 하계대회에 참석해 메달을 받고 좋아하는 학생들
 제주도에서 진행한 스페설코리아 전국 하계대회에 참석해 메달을 받고 좋아하는 학생들
ⓒ 김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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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지난 10월 7일에 동료교사는 전곡고등학교 전공과(성인 장애인의 진로훈련 과정)학생들을 인솔하여 2021년 개소한 경기북부발달장애인훈련센터에서 졸업 후 취업과 연계될 수 있는 직무훈련을 실시할 수 있었다. 11월에는 코로나 시기임에도 제주도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에 참가를 결정하여 진행할 수 있었다. 9명(교사3명, 학생6명)이 참여했는데,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 어려웠는데 연천군 공용차량이 참가학생들을 김포공항까지 안전하게 이동해 주었다. 

덕분에 스페셜올림픽에서 참가한 학생들은 배드민턴과 보체라는 종목에서 다양한 메달을 수상할 수 있었다. 스페셜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것도 좋았지만 코로나19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학생들이 모처럼 야외학습을 진행할 수 있었고, 이를 지방자치단체의 공용차량지원으로 해결한 일은 교사 및 학생들 모두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지방자치단체가 어떻게 학교교육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학교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예산도 물론 필요하지만 연천군의 공용차량지원조례와 같은 섬세한 지원은 예산도 들이지 않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을교육공동체를 일구어가는 좋은 사례를 만들어준 연천군의회와 연천군청의 미담이 지속되기를 기대하며, 이런 사례가 조금씩 모이다 보면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가는 마을교육공동체는 완성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사들도 거대한 담론을 논하기보다는 학교 현장의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해나감으로써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교육예산만이 아니라 교육활동을 위한 다양한 지원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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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골의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입니다.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등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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