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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촬영현장. (기사와 무관합니다)
 방송촬영현장. (기사와 무관합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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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가 발표한 2021년 드라마제작 방송스태프 노동실태 긴급점검 조사 내용에 따르면 한국방송공사(KBS) 드라마에 참여한 스태프 73명 중 20.5%만이 근로계약서를 체결하였다고 답하였습니다.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근로계약서를 체결하는 스태프보다 체결하지 않는 스태프가 훨씬 많은 것입니다.

방송사와 제작사들은 어떻게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업장을 계속해서 운영할 수 있을까요? 그 이면에는 방송사와 제작사들이 근로기준법 위반을 신고한 스태프는 다음 드라마에서 고용하지 않는 일명 '본보기식 업계 퇴출'로 인한 현장 노동자들의 위축이 있습니다.

드라마 제작 현장 스태프는 통상 드라마 제작 기간 동안 고용되는 기간제 근로자입니다. 하나의 드라마 제작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는 자신을 고용할 다음 드라마 제작 프로젝트를 찾아야 합니다. 제작사 또는 방송사에서 특정 스태프를 채용하기 꺼려한다는 눈치를 주면 그 스태프는 사실상 그 드라마 제작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근로기준법 위반이 계속해서 이뤄져도 스태프 개인이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목소리를 내는 순간, 지금 그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일자리는 지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앞으로의 일자리는 보장되기 어려우니까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는 지금의 법제 하에서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부당해고는 그나마 다툴 수 있다고 해도 채용 과정에서의 차별은 법에 특별히 규정된 사유가 아닌 한 다투기 어렵습니다.

그런 만큼 드라마 제작 현장과 같이 노동자들이 단기로 고용되는 프로젝트성 업종에서는 고용노동부의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근로감독이 중요해집니다. 고용노동부가 나서서 근로기준법 위반을 조사하고 시정하지 않는 이상 근로기준법 위반을 신고하기 특히 어려운 업종이기 때문입니다.

'근로계약서 작성' 기본도 지키지 않는 방송국
 
방송사와 제작사의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고용노동부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 현장
 방송사와 제작사의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고용노동부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 현장
ⓒ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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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를 포함한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8곳은 몬스터유니온를 비롯한 제작사 5곳과 KBS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하였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직접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 고발 내용 조사를 통해서라도 현장에서 근로기준법 위반이 만연함을 확인하라는 취지였습니다. 고발의 내용은 '근로계약서 미작성'입니다. 제작사와 방송사들은 근로자라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다는 근로기준법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드라마 제작 현장의 근로기준법 위반은 연장근로 한도 미준수, 각종 추가수당 미지급 등 오히려 준수되는 근로기준법 규정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채롭지만, 위 내용을 고발의 내용으로 할 수는 없었습니다. 고발의 증거로 제출할 증거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고발에 제출할 증거가 부족했던 이유는 방송사와 제작사의 '보복'을 드라마 제작 현장 스태프들이 두려워 해 개별 스태프가 특정되지 않을 것 같은 증거만을 제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명 '말을 한 사람은 찍어 누른다'라는 방송사와 제작사들의 전략이 통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작사와 방송사들이 계속해서 근로기준법 위반 사업장을 운영하는 이유는 그저 그들은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의 빛나는 겉모습만을 보고 있다고 믿는 제작사들과 방송국들은,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힘듦은 그 누구도 들을 수 없다고 자신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쯤 고용노동부는 <꽃피면 달 생각하고>, <태종 이방원>을 제작하는 몬스터유니온, <신사와 아가씨>를 제작하는 지앤지프로덕션, <연모>를 제작하는 아크미디어, <학교 2021>을 제작하는 킹스랜드와 래몽래인 그리고 <국가대표 와이프>를 제작하고 위에서 언급된 드라마들을 제작‧방영하는 KBS를 상대로 각 관할지청에서 피고발인 조사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면 제작사와 방송사들도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근로기준법 위반을 계속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드라마 제작 현장 스태프들의 노동환경, 드라마 제작 현장 스태프들의 말을 전하는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의 활동, 그리고 노동조합이 시민단체들과 함께 한국방송공사와 제작사 5곳을 상대로 한 고발에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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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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