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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의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의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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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박광온 법사위원장이 "먼저 의사일정 제1항~3항, 청원심사기간 연장 요구의 건을 상정한다"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위원님들께 나눠드린 자료와 같이 우리 위원회에 계류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에 관한 청원 등 다섯 건의 청원은 관련법률 개정과 제도 변경 등과 연관돼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도 있게 심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국회법 제125조 제6항 규정에 따라 우리 위원회 의결로 다섯 건의 청원 심사기간을 2024년 5월 29일까지로 연장해줄 것을 의장에게 요구하고자 하는데 이의 있으신가."

침묵으로 모두가 동의를 표시했다. 박 위원장은 "네, (이의가) 없으므로 가결됐음을 선포한다"고 말한 뒤 또 한 번 의사봉을 땅땅땅, 세 번 두드렸다. 그렇게 단 43초 만에 국가보안법 폐지에 관한 청원 등 다섯 개의 국민동의청원 심사기간을 21대 국회 임기 마지막날까지 연장하자는 법사위 의결이 이뤄졌다. 

21대 국회 마지막날까지 기한 연장... "어처구니없다"

심사기간 연장대상 중에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도 있었다. 국회법 125조 5항은 국민동의청원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되면 최대 150일까지 심사해 본회의 부의 여부를 보고해야 한다고 정했다. 이에 따르면 차별금지법 국민동의청원의 경우 법사위가 11월 10일까지 결론을 내야 한다. 

하지만 국회법은 125조 6항에 '여지'도 남겨뒀다. 
 
"제5항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심사를 하는 청원으로서 같은 항에 따른 기간 내에 심사를 마치지 못하는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원회의 의결로 심사기간의 추가연장을 요구할 수 있다."

법사위는 이 조항에 근거해 안건을 의결했다. 그렇게 차별금지법 국민동의청원은 국회가 '응답'해야 하는 날짜를 하루 앞두고 2024년 5월 29일까지 심사기간이 연장됐다.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권인숙(오른쪽부터), 이상민, 박주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팻말을 들고 있다.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권인숙(오른쪽부터), 이상민, 박주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팻말을 들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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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평등법'으로 바꿔 법안을 내고, 꾸준히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내온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저도 방금 전에 알았다"며 "법사위에서 그런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하면 어떻게 하나"며 "그건 (법안 처리를) 안 하겠다는 얘기랑 똑같은 것 아닌가"라고 황당해했다. 

그는 "법안 심의도 안 하고 청원 심사를 미뤘다. 그렇다고 공청회나 토론회를 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안 하면서 심사기간을 늘렸다"며 "매우 비겁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다만 "청원 심사기간을 늘린 것과 법안심의는 별개"라며 "법안 심의는 진행해야 하고, 공론화도 해야 한다"고 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도 페이스북에서 "논의의 발걸음조차 떼지 못한 채 심사기한을 연장한다는 것은 14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반복된 '나중에'에 '무기한'이 붙은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회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결정은 우리가 매일 같이 목격하고 있는, 거대 양당과 그 지도부, 대선후보까지 유력 정치인들이 핑계 대는 '사회적 합의'의 다른 말일 뿐"이라며 "부끄럽지 않냐'고 물었다.

박주민 "논의 미루는 것 아냐... 숨통 트려는 것"

또다른 평등법 대표발의자이자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심사기간 연장이 그때까지 논의를 미루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국민의힘에 '공청회라도 하자'고 해도 응하지 않고 있다"며 "약간의 기간을 둬서 (논의에) 숨통을 트려는 거다. 어떻게든 이번 정기국회 내에서 논의를 시작하고 최대한 빨리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이재명 후보가 최근 '차별금지법은 긴급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속도조절론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후보는 오늘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이 법은 원칙적으로 당연히 필요하다'고 했다"며 "다만 통과시키는 방식을 단독 통과, 일방 통과로 한다면 사회적 인식을 바꾸자는 법의 취지에도 오히려 안 맞지 않냐"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재명 "차별금지법 필요하지만... 충분한 논의로 합의 이뤄야" http://omn.kr/1vyjc
심상정 "차별금지법 나중에? 이재명 대통령도 나중에" http://omn.kr/1vx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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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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