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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임명을 보도하는 NHK 갈무리.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임명을 보도하는 NHK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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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2년여 만에 외교 사령탑을 교체했다. 

지난 10월 말 총선(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의 승리를 이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 열린 특별국회에서 총리로 다시 지명된 뒤 새 내각을 발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다른 각료들을 모두 유임했지만, 모테기 도시미쓰 전 외무상이 자민당 간사장으로 옮기면서 공석이 된 외무상에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60) 중의원을 임명했다.

하야시는 이날 국회에 등원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외교라는 큰 책임을 맡게 됐으므로 100%, 120%의 힘을 발휘해 기시다 정권을 확실히 떠받치고 조금이라도 더 앞으로 전진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일본 NHK는 "기시다 총리가 자신의 파벌에서 간부를 맡으며 신임이 두터운 하야시를 외무상에 기용함으로써 미일동맹 강화를 비롯해 한일 및 한중 관계 등 산적한 외교 현안에 착실하게 대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차리 총리 노리는 야심가... 친한·친중파 평가도

도쿄대 법학부와 미 하버드대 대학원을 졸업한 하야시는 일본 정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세습 정치인이다. 그의 부친은 1980년대 나카소네 내각의 후생상 및 중의원 11선을 지낸 하야시 요시로(1927~2017)다.

잠시 회사원 생활을 하다가 부친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하야시는 1995년 참의원 선거에서 부친의 지역구인 야마구치현에서 당선되며 본격적인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2008년 후쿠다 내각에서 방위상, 2009년 아소 내각에서 경제재생정책상, 제2차 아베 내각에서 농림수산상과 문부과학상을 지냈다.

하야시는 문부과학상으로 있던 2018년 3월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가르치도록 하는 고교학습 지도요령을 확정 및 고시하며 독도 영유권을 놓고 억지를 부린 아베 내각과 손발을 맞추기도 했다. 

그러나 하야시는 기시다 총리의 사람이다. 자민당 내 '기시다파'에서 수장인 기시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자리에 있는 최측근 중의 최측근이다. 

또한 하야시는 기본적으로 온건 성향이자 친한, 친중파 인물로 분류된다. 특히 일중우호의원연합회 의장을 맡고 있는 그가 외무상에 기용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반중 성향이 강한 자민당 내 강경 보수파 의원들이 강한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 참의원을 지냈던 아오야마 시게하루는 <니혼TV>에 "하야시는 매우 능력이 뛰어나지만 친한파, 특히 친중파로서 그가 외무상이 되면 국제사회에 일본이 친중 노선으로 전환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라며 "또한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 미국에도 같은 메시지를 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베와 대를 이은 '악연'... 기시다의 아베 도발?

일본 정계가 기시다 총리의 하야시 외무상 임명을 주목하는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하야시가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숙적'이 될 전망이 높기 때문이다.

아베의 지역구는 야마구치 4구이고, 하야시는 야마구치 3구에서 당선됐다. 그러나 야마구치의 선거구가 현재 4개에서 다음 중의원 선거부터 3개로 줄어들 예정이기 때문에 아베와 하야시가 한 지역구를 놓고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야마구치 2구가 지역구인 아베의 친동생 기시 노부오 방위상도 이 싸움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아베의 부친인 아베 신타로 전 중의원과 하야시의 부친 하야시 요시로 전 중의원도 같은 자민당 소속으로서 야마구치 선거구를 놓고 다툰 바 있어 그야말로 대를 이어 집안 싸움을 벌이게 된 것이다. 

아베는 하야시 외무상 기용을 반대했으나, 기시다 총리가 이를 밀어붙이면서 자민당 내 파벌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베가 최근 자신이 속한 '호소다파'의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파벌 경쟁의 전면에 나선 것도 기시다 총리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아사히신문> 계열의 주간지 <아에라>는 "일본의 가장 중요한 각료는 과거에 재무상이었으나, 지금은 외무상으로 기울었다"라며 "아베로서는 정책 노선도 다를 뿐더러 지역구를 놓고 경쟁하게 될 하야시가 외무상에 오르는 것이 반가울 리 없다"라고 분석했다.

하야시도 차기 총리직을 노리는 야심가로 불린다. 안정적인 참의원 자리를 걷어차고 이번 중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며, 외무상에 오른 것도 총리로 가기 위한 경력 쌓기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일본 정계에서는 총리가 되려면 하원 격인 중의원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또한 기시다 총리 역시 하야시를 앞세워 자민당 내에서의 세력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하야시를 자신의 후계자로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하야시 외무상의 등장이 일본 외교 정책의 변화를 넘어, 자민당 내 권력 구도의 새로운 불쏘시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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