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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대림동 안심습지.
 대구 동구 대림동 안심습지.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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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는 물을 담고 있는 땅이다. 일 년 중 대부분이 물에 잠겨 있거나 젖어 있다. 때문에 습지는 육지와 물을 이어주는 중간 단계의 생태적 환경 특성을 가진 많은 종류의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는 보고이다.

대구에는 동쪽에 안심습지가, 서쪽에 달성습지가 큰 규모로 조성돼 있다. 대구는 분지로 된 내륙도시이지만 두 개의 습지로 인해 물을 담고 있는 도시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그중 생명과 공존의 땅,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오롯이 보여주는 생태계의 보고 안심습지는 지금 한창 옷을 갈아입고 있다. 다채로운 색의 변화로 한편의 그림을 완성한 곳이 안심습지라고 할 수 있다.

안심습지는 대구 동구 대림동 금호강 북안에 위치한 1만6000㎡ 규모의 자연습지다. '안심'은 후삼국시대인 927년 고려의 왕건과 후백제의 견훤의 군대가 맞붙은 공산전투에서 왕건이 패한 뒤 후백제군에게 쫓기던 중 이곳에 이르러 적군의 추격이 없어 마음이 안심되었다는 것에서 유래했다.

경북 포항시에서 발원한 금호강은 경북 경산과 동구 일대를 지나면서 금호평야를 형성했다. 그 중 강과 가까운 지역은 홍수가 나면 하천이 범람하는 범람원에 속한다. 신생대 제4기 신기하성층의 사력점토 및 이토가 퇴적되었고 습지가 형성되었다.
 
안심습지.
 안심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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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습지에서 노닐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안심습지에서 노닐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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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습지 인근에는 연근단지가 조성돼 있다. 안심지역은 땅이 차지고 물을 구하기도 쉬워 연근재배 적지로 자리잡았다. 지금은 전국 연 생산량의 절반이 수확되는 곳으로 매년 연꽃이 필 때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이곳은 지난 2014년 국토교통부의 '도시활력증진 개발지역'공모사업에 선정된 이후 안심창조밸리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었다. 이후 금호강에서 안심습지로 이어지는 탐방길, 금호역 레일카페, 연 생태관, 연 갤러리가 조성되었다. 또 가남지 수변공원과 점새늪 생태공원에 편의시설 및 쉼터가 만들어졌다.

금호역 레일카페는 폐 열차 2량을 리모델링해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지역 주민의 발 역할을 해왔던 금호역은 일반교통과 승용차의 발달로 철도 이용객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지난 2013년 9월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대신 주민들이 이용했던 열차가 지금은 카페로 바뀌어 다시 손님을 맞고 있다.

레일카페에서 차를 한 잔 마시고 점새늪, 안심습지를 돌아보면 원시의 시대로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안심습지와 연꽃단지 등을 돌아보는 산책로는 가남지 코스(안심역-가남지, 1.7km), 점새늪 코스(금호역-점새늪, 3km), 안심습지 코스(2.8km), 천천둘레길 코스(5.5km) 등 모두 13km 길이의 생태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금호역 레일카페
 금호역 레일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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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새늪 쉼터.
 점새늪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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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새늪은 연근재배단지 내에 위치한 자연늪으로 총 길이 1.1km, 넓이는 4만670㎡에 이른다. 가을의 점새늪은 꽃을 피우고 남은 연줄기와 연자방만 군데군데 보인다. 그렇다고 연꽃을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점새늪 초입에 연생태관이 있어 지금도 연꽃을 볼 수 있다.

탐방로를 따라가다 보면 왜가리가 먹이를 찾다 날고 있는 모습, 어린 백로의 모습도 간간히 볼 수 있다. 왜가리는 멸종위기등급 관심대상이며 한국, 일본, 중국, 몽골 등에 분포하고 있다. 등은 회색이고 아랫면은 흰색, 가슴과 옆구리에는 회색 세로줄무늬가 있다. 한국에서는 흔한 여름새이며 번식이 끝난 일부 무리는 중남부 지방에서 겨울을 나기도 하는 철새이다.
  
백로는 왜가리과에 속하며 덩치가 왜가리보다 작고 몸통과 머리는 흰색이고 다리가 검다. 이 녀석도 철새라기보다 텃새라고 불리고 있다. 왜가리와 백로를 구분해서 이야기를 들려주면 함께 가는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점새늪의 긴 탐방로를 지나 서쪽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안심습지에 도착할 수 있다. 흐르는 강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생이가래 등의 부유식물들이 안심습지에서는 녹색 양탄자를 만들어내 물빛을 풀빛으로 채우고 있다. 이런 식생의 차이가 안심습지에 큰고니와 흰뺨검둥오리가 찾아오게 만들었다.

큰고니는 기러기목 오리과의 조류로 천연기념물 제 202-2호,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된 희귀 겨울철새다. 툰드라지대에서 번식하고 한국에서 겨울을 난다. 흰뺨검둥오리는 전국에서 흔히 번식하는 유일한 여름오리이자 텃새다. 멸종위기대상 관심대상으로 여름에서는 암수 1쌍이 짝지어 무성한 습지에 살고 겨울에는 큰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안심습지 인근 안심연근단지.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안심습지 인근 안심연근단지.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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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남지는 가시연꽃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곳이다. 가시연꽃은 우리나라에서 잎이 가장 큰 식물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잎 양면에 가시들이 잔뜩 나있고 특히 잎맥위에 많아서 '가시연꽃' 또는 '가시연'이라 불린다. 꽃은 7∼8월에 핀다.

지금은 연꽃이 지고 화려했던 안심습지도 가을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안심습지는 다른 다채로운 색으로 또 다른 생명들로 가득 차 있다. 이곳에 오면 습지의 생명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연꽃이 피기를 기다리지 말고 연꽃이 진 자리에서 우리 삶의 뒷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곳,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누군가 기다리고 있는 듯한 곳, 대구 안심습지에서 느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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