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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행사장 입구.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행사장 입구.
ⓒ 전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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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마포구에서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가 열렸다. 새우젓 축제는 올해로 14회나 됐을 정도로 마포에서 가장 유명한 축제이자 마포의 전통을 자랑하는 축제 중 하나다.

올해 축제는 지난해처럼 코로나19 때문에 취소가 되나 싶었지만 11월부터 적용된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로 인해 겨우 열릴 수 있었다. 많은 축제가 그렇듯 이번 축제에도 지역 인사와 유명 가수들이 참여했고, 월드컵 평화 광장에서 큰 무대와 함께 성대하게 열렸다.  

하지만, 소위 '위드 코로나'의 첫 행사를 무리하게 진행한 티가 역력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전 신청자에 한해 입장을 허용했지만, 행사장 전체를 흰 천막으로 막아 놓은 탓에 사전 신청자가 아닌 구민들은 밖에서 안을 구경조차 못했다.

축제를 찾은 대부분의 시민들은 "축제한다는 소식을 듣고 왔지, 사전 신청자들만 입장 가능하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면서 쓴소리와 함께 발걸음을 돌렸다. 한 시민은 "구청 예산을 가지고 자기들끼리만 행사하고 있다"며 "대체 누굴 위한 행사인지 모르겠다"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장바구니 들고 온 주민들, 그러나
 
사전예약자만 들어갈 수 있다는 어떤 정보도 듣지 못했던 주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 항의하는 주민들 사전예약자만 들어갈 수 있다는 어떤 정보도 듣지 못했던 주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 전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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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젓 축제인 만큼, 새우젓을 구매하기 위해 많은 주민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축제를 찾았지만 새우젓은 어디에도 없었다.

마포구청은 코로나19로 인해 음식 판매가 어려워지자 새우젓을 온라인과 공덕시장 등 축제장소가 아닌 관내 일부 시장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하지만 충분히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다.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만 듣고 새우젓을 구입하기 위해 온 주민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은평구에서 왔다는 한 주민은 "새우젓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또다른 주민은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고, 보지도 못하게 하고, 새우젓도 없는 새우젓 축제가 어디 있냐. 기가 막힌다"라고 하소연했다. 현장에서 필자가 보기에도 바리케이드 같은 흰 천막만 보일뿐, 새우젓은 보이지도 않는데 왜 새우젓 축제인지 의문을 품기에 충분했다.
 
사전예약자을 하지못한 주민들은 행사장 입구쪽에서 겨우 구경 중이다.
▲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주민들 사전예약자을 하지못한 주민들은 행사장 입구쪽에서 겨우 구경 중이다.
ⓒ 전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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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 행사 시간이 최고조에 다다르자, 천막을 둘러싸고 있는 행사 진행요원들에게 수많은 사람들이 항의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공교롭게도 필자는 행사 진행요원 옆에서 양복을 입고 서 있었는데... 많은 어르신들이 내게도 몰려와 어떻게 이런 일이 있냐며 항의했다. 순식간에 10명도 넘는 어르신들이 모였고, 행사 관계자가 아니었음에도 어르신들의 얘기를 차분히 들어드리며 상황을 설명드렸다. 얘기를 들은 어르신들 한참 하소연을 했고 한숨을 내쉬며 모두 돌아갔다. 

행사 관계자도 아닌 사람이 현장 상황을 설명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렇게 제대로 된 홍보도 하지 않고 현장 대응도 아쉬움을 남긴 채, 허술한 축제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마포구청은 축제가 '성황리에 폐막했다'며 자화자찬했다. 또 "위드 코로나 이후 대한민국에서 대형 축제를 최초로 진행한 지자체"라고 자축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못했던 지자체 축제는 코로나에 지친 주민들에게 위로가 되는 행사가 돼야 한다. 하지만 위로는커녕 상처만 남긴 축제가 되었다. 이런 방식의 불통 축제는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또 현장을 찾은 주민들이 구청 스스로가 자화자찬할 만큼 좋은 축제였다고 느꼈을지 모르겠다. 올해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는 갑작스러운 위드 코로나로 인해 성급하고 준비되지 않은 채 예산만 낭비한 새우젓 없는 새우젓 축제가 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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