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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ESG가 급부상하면서 국내 기업과 금융투자업계에도 'ESG경영', 'ESG투자' 바람이 거세다. ESG 붐 현상의 여러 동인을 분석해보고 ESG 평가기준 관련한 국내외 현황과, 바람직한 ESG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부와 시민사회의 역할은 무엇일지 알아본다. 더불어 친환경제품인 것처럼 위장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그린워싱'에 대해 구별법과 규제방안 등을 함께 짚어본다. [기자말]
'그린워싱'은 기업이 표시·광고 등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가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 활동으로 경제적 이익을 보는 경우를 말한다.
 "그린워싱"은 기업이 표시·광고 등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가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 활동으로 경제적 이익을 보는 경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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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워싱의 의미와 연원

'그린워싱(Green washing)'이란 단어는 1980년대 환경운동가 제이 웨스터벨트가 기업의 가짜 친환경 홍보를 비판하며 처음 제시했다. 그린워싱은 기업이 표시·광고 등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가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 활동으로 경제적 이익을 보는 경우를 말한다.

2007년 캐나다의 친환경마케팅기업인 테라초이스(Terra Choice)가 〈그린워싱이 저지르는 6가지 죄악들〉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기업은 2007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시장을 대상으로 총 4705개 상품군 1만419개 상품에 대해 환경성 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 2007년 98%, 2009년 95%의 상품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그린워싱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그린워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①상충효과 감추기 ②증거 불충분 ③애매모호한 주장 ④관련성 없는 주장 ⑤거짓말 ⑥유해상품 정당화 ⑦부적절한 인증라벨 등 7가지로 유형화하였는데, 이 기준은 현재까지도 각국 규정에 반영되거나 많은 민간단체에서 인용하고 있다. 

이처럼 꽤 오래전부터 그린워싱 문제가 지적돼왔음에도, 여전히 그린워싱은 난무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함에 따라 온라인상 그린워싱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데, 영국 공정거래위원회(CMA) 등이 2021년 1월 발표한 조사 내용에 의하면 전 세계 웹사이트 가운데 약 40%가 친환경 허위·과장 광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들이 그린워싱 하는 이유

2009년 글로벌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는 조사를 통해 제품의 환경성은 소비자의 선택을 결정 짓는 제1의 요소는 아니지만 가격, 품질과 함께 구매의 3대 결정 요인으로, 다른 여건이 동일할 경우 최후 의사 결정을 이끄는 타이브레이커(tie-breaker)라 밝혔다. 또한 2005년 우리나라 환경부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 시민 중 73%가 다소 비싸더라도 친환경상품의 구매 의향을 보였고, 환경성이 높은 상품에 대해서는 20~30% 높은 가격에 대한 지불의향도 보였다.

따라서 기업들은 상품 또는 기업의 이미지뿐 아니라 이윤을 위해 상품을 홍보할 때 친환경을 내세우게 된다. 또한 환경친화기업 지정제도가 진화한 녹색기업 지정제도의 시행에 따라 기업들은 다양한 정책적 혜택과 함께 완화된 규제 적용을 받기도 한다. 

최근 투자자들이 기업 경영에 있어 ESG를 강조함에 따라 일부 글로벌 탄소 대기업들은 기업 가치 하락을 예방하고 평가를 개선하고자 고탄소 자산을 소규모 민간사업자들에게 매각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좌초자산 매각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2021년 4월 〈블룸버그〉 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5대 석유기업 중의 하나인 BP(British Petroleum)는 지난 3월 말 자신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6%까지 낮췄다고 발표했지만 알고 보니 그들이 보유하고 있던 알래스카 유전의 매각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졌다.

알래스카 유전을 매수한 힐코프에너지라는 기업은 BP에 비해 투자자 및 대중의 관심이 떨어지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 등 정보가 더 불투명해지며 실제로 작년 알래스카의 석유 생산량은 증가하였다. 이러한 '폭탄 돌리기' 행태로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은 또 다른 그린워싱 유형으로 볼 수 있다. 그만큼 그린워싱의 범주는 열려 있고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앞으로 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그린워싱에 대한 규제 현황 1 : 표시·광고에 대한 규제

국내외적으로 그린워싱 규제는 표시·광고 위주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는 제품의 '환경성' 관련 표시·광고는 환경부 주관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환경성 외 표시·광고에 대해서는 다른 '부당한 표시·광고'에 준하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관장한다. 양쪽 다 위반 시 시정조치, 과징금과 같은 행정적 제재뿐 아니라 형벌, 과태료 등의 벌칙을 받을 수 있다. 

환경성이란 법적 개념으로,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이하 환경기술산업법) 제2조 제5호에 따르면 "재료와 제품을 제조·소비·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오염물질이나 온실가스 등을 배출하는 정도 및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정도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를 의미한다.

환경부는 2014년 환경기술산업법 제16조의 10에서 부당한 환경성 표시·광고 행위의 금지조항을 신설하고 2017년부터 '환경성 표시·광고 관리 제도에 관한 고시'에 따라 부당한 환경성 표시·광고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친환경'이라는 단어의 경우 그 자체만으로는 포괄적이고 모호하여 표시·광고 규제에 위반할 소지가 높다. 친환경이라는 단어를 쓸 때는 구체적인 근거 및 범주를 한정하여 표시·광고하여야 한다. 

비교적 세부적인 기준을 두며 표시·광고를 규제하고 있지만, 환경부와 공정위의 조치 현황에 따르면 규제의 사각지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고포상금제도를 신설하기도 하였지만, 정부가 기업 그린워싱의 위해성을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강력한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경우 2021년 4월, 그린워싱에 대한 벌금을 부과하는 개정안이 통과됐는데 위반 시 허위 홍보캠페인 비용의 80%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또 언론매체 또는 자사 웹사이트에 30일간 해명자료를 싣도록 하는 등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제품 표시·광고 그린워싱 구별 예시.
 제품 표시·광고 그린워싱 구별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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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워싱에 대한 규제 현황 2 : 금융 규제 

녹색채권의 발행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각국들은 금융의 그린워싱을 단속해야 할 필요성에 따라 규제 도입에 나서고 있다. 유럽은 선두에 서서 2020년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 Sustain Finance Disclosure Regulation) 및 무엇이 녹색인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는 '택소노미'(Taxonomy) 규정을 마련하였다.

지난 7월 유럽위원회(EC, European Commission)는 채권에 대한 강력한 규제 감독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모범적인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며 새로운 녹색채권 표준(EGBS, European Green Bond Standard)을 제안하였다. 영국, 미국, 덴마크는 ESG 투자 관련 그린워싱을 식별할 별도의 팀을 구축하였으며, 특히 덴마크는 가처분, 경고 통지, 경찰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권한도 부여하였다.

우리도 환경부가 환경책임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 4월 환경기술산업법을 개정하여 녹색 분류체계 및 표준 환경성 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환경정보공개대상 기업을 확대하여 2022년부터 환경정보 공개를 요구하기로 했다. 

그린워싱 방지를 위한 방안 

영국 공정거래위원회의 2021년 1월 조사에 따르면, 그린워싱 사례 중 50% 이상은 소비자가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서 발생했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투명하고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 제공을 체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의 환경성과를 평가하는 표준평가체계 및 위반 시 엄격한 제재 등 사전·사후관리를 위한 제도 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제품의 진정한 환경성은 제품의 일면만 보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전 과정 평가'에 의해 판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상품 또는 기업을 선택하는 최종 소비자의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돕기 위해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그린워싱에 대한 홍보 및 교육 방안을 마련하는 등 소비자의 인식을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 예컨대 영국의 광고대행사 퓨테라가 제작한 〈그린워싱 가이드〉는 몇 가지 광고 실례를 제시하며 소비자가 퀴즈처럼 그린워싱의 요소들을 찾아보게 하는데, 이런 실습 경험을 통해 소비자의 관점과 인식은 빠르게 향상할 수 있다.

다양한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는 기후위기 시대, 소비자가 최종 선택자로서 '소비자 주권'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도록 소비자 주권운동을 확산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입니다. 이 글은 <월간참여사회>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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