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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 두 번째)가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을 방문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표 의원, 이 후보, 박홍근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 두 번째)가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을 방문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표 의원, 이 후보, 박홍근 의원.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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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8일 한국교회총연합회(아래 교총)와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통해서 국민적 합의에 이르러야 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런 문제를 놓고 일방통행식 처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15일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 표명 요구에 대해 "윤석열 전 총장이 먼저 답한 다음에 하겠다"면서 즉답을 피한 것처럼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이다. 

"차별금지법에 가장 잘못된 핑계가 바로 '시기상조' '사회적 합의 불충분'"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슬로건이 보여주듯 이 후보는 자신의 강점으로 남다른 추진력을 내세워왔다. 그런데 그 추진력이 차별로 고통 받는 약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걸까. 그는 교총과의 만남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해 "당장 닥친 위험의 제거나 반드시 필요한, 현실적 문제 해결을 위한 긴급한 사안이라며 또 모르겠다"고도 발언했다.

이 후보는 차별금지법이 그다지 우선적인 법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이 있었더라면 당장 고 변희수 하사가 국방부에 의해 모욕적인 전역을 당하지 않고 목숨도 잃지 않았을 것임은 분명하다. 

지난 3일에는 차별금지법(평등법)을 대표 발의한 권인숙·박주민·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금지법 법안 처리와 차별금지법에 대한 대선주자들의 입장 표명을 촉구한 바 있다. 이중 권인숙 의원과 박주민 의원은 경선 때부터 이재명 후보의 선거캠프에 참여한 인물들이다. 

특히 권인숙 의원은 지난 6월 17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차별금지법은 시기상조이며 사회적 합의가 충부하지 않다'는 발언에 대해 "차별금지법과 관련해서 가장 잘못된 핑계, 성의 없는 핑계가 바로 '시기상조' '사회적 합의 불충분'이다"라며 "어떤 특정 종교 일부 세력의 관점을 이유로 14년간 국회는 '나중'을 외쳐왔다. 헌법상의 종교와 정치의 명확한 분리원칙도 모르는 것인가"라고 일갈했다. 하지만 권 의원의 비판은 이 후보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캠프 소속 의원들뿐만 아니다. 지난 10월 27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비공개 참모 회의에서 "차별금지법을 검토해볼 때가 된 것 같다"라고 발언했다. 문 대통령의 의중뿐만 아니라 여론 역시 차별금지법에 우호적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0년 6월 23일에 발표한 '2020년 차별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5%가 차별에 대한 대응책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자당 의원, 대통령 그리고 국민의 대다수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재명 후보가 차별금지법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는 것은 결국 보수 기독교계 유권자들의 표심을 의식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과연 그런 모습이 국민들이, 지지자들이 이 후보에게 바라는 모습일까? 나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14년의 외침, 이제는 확답을 줘야 할 때  
 
내일(10일)이면 차별금지법 제정연대의 부산에서 서울까지 500km 도보행진이 드디어 국회에 도착한다.
 내일(10일)이면 차별금지법 제정연대의 부산에서 서울까지 500km 도보행진이 드디어 국회에 도착한다.
ⓒ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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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이면 차별금지법 제정 연대 활동가들이 지난 10월 12일 부산에서 출발한 지 한 달 만에 국회에 도착한다. 이재명 후보에게는 "긴급한 사안"이 아닐지 몰라도 그들이 부산에서 서울까지 도보로 걸어 올라오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치는 까닭은 차별금지법 제정이야말로 차별받는 우리 사회의 모든 이들을 위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때의 첫 발의로부터 14년, 자그마치 14년을 미뤄온 차별금지법 제정은 더 이상 긴급하지 않은 사안도 아니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도 아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모두가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최소한의 법제적 안전망'을 갖추기 위한 일이다. 당장의 표심에 굴복할 사안이 결코 아니다. 이재명 후보가 해당 발언을 철회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확실한 찬성 입장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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