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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 [기자말]
'현금 없는 클린버스'라는 표기가 큼지막하게 붙은 서울특별시의 현금 승차 폐지 시내버스 시범노선.
 "현금 없는 클린버스"라는 표기가 큼지막하게 붙은 서울특별시의 현금 승차 폐지 시내버스 시범노선.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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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주고도 탈 수 없는 버스'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오로지 교통카드가 있어야만 탈 수 있는 이른바 '현금 없는 버스'가 전국 곳곳에서 증가 추세다. 지난 7월 세종특별자치시와 대전광역시를 잇는 광역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노선에서 처음으로 '현금 없는 버스'가 등장한 이후, 서울특별시에서도 지난 10월부터 '현금 없는 버스'를 시범 운행 중이다.

대중교통은 이른바 '현금 없는 사회'가 가장 빠르게 정착한 사례이기도 하다. 1996년 서울특별시의 교통카드 시범 도입 사업 이후 환승 할인과 요금 할인 등 적극적인 보조 정책이 도입되면서 교통카드 사용량이 빠르게 늘었다. 2020년 서울특별시 시내버스의 현금 승차율은 0.8%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현금 없는 버스'의 이면에는 여전한 격차가 존재한다. 군 지역, 낙도 지역 등에서는 반대로 '카드 없는 버스'가 현재까지 운행하고 있는 데다, 현금으로 버스에 승차하는 승객이 어린이나 노인 등 취약계층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현금 없는 버스' 사업이 지역, 그리고 사회 격차를 벌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경상북도 군위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인 의성과 구미, 영천을 운행하는 군위군 군내버스는 2009년 '단일요금제'를 도입하며 버스 요금을 1000원으로 고정하는 등 다른 농어촌 지역보다 빠르게 주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더는 정책을 시행했다.

군위 버스에 올라타 교통카드를 태그 하려는데 무언가 허전하다. 일반적인 시내버스에 으레 달려 있을 법한 교통카드 단말기가 없다. 단말기가 있어야 할 운전석 옆 기둥에는 어떠한 것도 없고 그 대신 요금함이 건재하다. 이른바 '카드 없는 버스'이다.
     
그래서일까? 군위 곳곳의 버스정류장을 둘러보면 시민들이 교통카드 대신 '천 원 지폐'를 하나씩 들고 서있다. 버스가 도착하면 시민들은 요금함에 천 원을 넣고 버스에 오른다. 카드 단말기 특유의 '삑' 소리 대신 요금함 특유의 '찰칵' 소리가 이따금씩 들리는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군위군은 군내버스에서 교통카드를 받지 않는 지자체 중 하나다. 군위군이 속한 경북 지역에서는 청송군, 영양군 등의 지자체가 교통카드시스템 없이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진도군 군내버스에 교통카드시스템이 없다.

지자체 단위가 아닌 지역 중 낙도, 산간의 공영버스에서도 교통카드는 '그림의 떡'이다. 섬 지역인 백령도나 덕적도, 장봉도 등에서 운행하는 공영버스도 요금은 현금으로만 받는다. 이러한 지역들이 왜 교통카드시스템을 도입하지 못한 것일까?

교통카드 도입에 복합적인 문제
 
군위군 농어촌버스의 모습. 시내버스에 으레 달려있을 법한 교통카드 단말기가 없고, 그 자리에는 요금함과 거스름돈함이 놓여 있을 뿐이다.
 군위군 농어촌버스의 모습. 시내버스에 으레 달려있을 법한 교통카드 단말기가 없고, 그 자리에는 요금함과 거스름돈함이 놓여 있을 뿐이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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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카드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비용에 있다. 지자체들은 농어촌 인구 감소로 인해 공공교통의 적자폭이 큰 상황에서 교통카드시스템을 도입하며 생겨나는 손실이 더욱 큰 데 반해 주민들이 얻는 편익이 그리 크지 않다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시민들을 유인하기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도시 권역에서 교통카드가 빠르게 도입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요금 할인 제도와 환승 할인 제도이다. 여러 버스노선, 지하철 등을 갈아타는 과정에서 환승 할인이 가능하고 현금으로 요금을 내는 것보다 저렴했기에 교통카드의 보급이 빨랐다.

반면 농어촌 지역의 교통은 이미 요금 단일화가 이루어졌고, 교통카드 추가 할인을 위한 재원 확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한, 시민들의 이동 패턴이 외곽 지역에서 군청 소재지 등 주요 거점으로 향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다 보니 환승의 필요성 역시 크지 않다. 그런 탓에 교통카드시스템을 도입한 지자체에서도 환승 할인을 빼놓는 경우가 많다.
     
충전 인프라 문제도 꼽힌다. 지하철, 은행, 편의점 등에서 편리하게 교통카드 충전이 가능하고, 후불 교통카드 사용 비중이 높은 대도시권과 달리 교통 소외지역에서는 교통카드 충전이 불가능하거나 비용 등의 문제로 후불교통카드 호환이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교통카드 도입이 지연되거나 교통카드가 도입되더라도 이용률이 높지 않다.

교통카드를 도입한 군 지역에서 낮은 사용률로 인해 도입 당시만큼의 편익을 누리지 못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2015년 경상남도 자료에 따르면 창원시, 진주시 등 8개 시 지역의 교통카드 사용률은 81.6%로 대도시권에 육박하는 반면, 함안군, 합천군 등 10개 군 지역의 사용률은 21.2%에 그쳤다. 

진도군 관계자는 "교통카드 도입을 검토한 적이 있지만, 효율성이나 이용률 등을 고려했을 때 이점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역 주민들 역시 요금 단일화가 되어 있기에 불편을 느끼지 않고 교통카드시스템이 없는 데 대한 불편 민원도 관광객 위주로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위군 관계자 역시 "관내 운수업체의 적자가 심각하다 보니 현재까지 교통카드시스템을 도입하지 못한 면이 크다. 주민들 역시 연세가 많으시기 때문에 교통카드보다는 현금을 더욱 익숙해 하신다"면서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내년을 목표로 교통카드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교통 약자와 소외지역에 배려 필요
 
서울특별시에 보급된 '현금 없는 시내버스'의 모습. 요금함이 없고 그 자리에 '교통카드 전용버스'라는 표기가 크게 붙은 것이 인상적이다.
 서울특별시에 보급된 "현금 없는 시내버스"의 모습. 요금함이 없고 그 자리에 "교통카드 전용버스"라는 표기가 크게 붙은 것이 인상적이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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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도시권을 중심으로는 '현금 없는 시내버스'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7월 대전과 세종을 잇는 광역 BRT에서 시범적으로 '현금 없는 시내버스'가 도입된 데 이어 10월 서울에서도 강서, 강남 일대 8개 노선 171대에 시범 도입되며 시민들의 일상에 한 발짝 가까이 왔다.
     
교통카드가 일상이 된 지역에서는 '현금 없는 시내버스'의 장점도 적지 않다는 것이 이를 도입하는 지자체의 입장이다. 서울의 경우 현금 승차 비율이 1%도 못 미치는 상황이니만큼 불필요한 정산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운전기사 역시 거스름돈을 돌려주거나 할 필요가 없어 더욱 운전에 집중할 수 있다.

도입의 기로에 선 지자체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인천광역시가 그렇다. 인천광역시는 내년 1월부터 '시내버스 현금승차 폐지 시범 사업'을 통해 현금 없는 시내버스를 운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인천시는 2020년 시민들의 현금 승차 비율이 2.6%로 부산(2.2%)이나 서울(0.8%)에 비해서 높음에도 이런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현금 없는 시내버스'는 교통카드 사용률이 비교적 낮은 노인층과 어린이의 이동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한 농어촌 지역과 대도시 사이의 교통 인프라에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농어촌 지역 시민들이 대도시권에서 교통 시스템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조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교통 소외지역의 경우 교통카드시스템이 없거나 시스템이 보급되었더라도 현금승차 비율이 여전히 높다. 대도시권에서 보급되는 '현금 없는 시내버스' 사업이 지방의 교통 여건 개선 없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교통카드가 지방과 도시 지역 사이를 가르는 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도시권에서도 교통 약자와 교통 소외지역 주민 배려를 위해 차내에 교통카드를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놓거나, 일정 기간 동안 요금함 없이도 현금으로 요금을 수납할 수 있게 하는 등 '현금 없는 사회'에 앞서 소외된 이들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 부처가 나설 필요성도 있다. 교통카드시스템이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교통카드 설비 등을 지원하거나 보급되었지만 이용률이 높지 않은 지역에 교통카드 사용 촉진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지역 간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부가적인 정책을 통한 책임 있는 모습 역시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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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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