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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9일 서울시의회와 한국지장재정학회가 공동주최한 지방의회 부활 및 30주년 기념 재정분권 심포지엄에서 함께하는 시민행동 채연하 처장은 재정분관 과정에서 주민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지난 7월 9일 서울시의회와 한국지장재정학회가 공동주최한 지방의회 부활 및 30주년 기념 재정분권 심포지엄에서 함께하는 시민행동 채연하 처장은 재정분관 과정에서 주민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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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8일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 실시를 의무화하면서 서울시도 2012년 관련 조례를 공포하고 500억 규모의 서울시 참여예산제를 시작하였습니다.

제도가 시작된 지 10년째 되는 2021년, 서울시 참여예산제는 '시민숙의예산'이라는 이름으로 기존계속사업의 예산과정에 시민이 참여하여 숙의‧공론‧설계하는 '숙의형' 예산이 9300억, 시민이 신규사업을 제안‧심사‧선정하는 '제안형' 예산이 700억으로, 합하여 총 1조 원 규모로 시민참여범위가 양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하지만 제도의 양적 성장에 맞추어 질적인 성장도 함께 이루어졌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함께하는 시민행동 청년 모니터링단(이하 '모니터링단')에서는 서울특별시 참여예산 홈페이지에 올라온 운영 자료를 바탕으로 '2021년 서울시 시민숙의예산' 숙의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였습니다.

'서울시 2021년 시민숙의예산 운영계획'(이하 '운영계획')에 따르면 2021년 서울시 시민숙의예산은 민주서울, 여성, 복지 등 18개 분야로 나누어, 분야별 숙의예산민관협의회를 운영하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협의회는 666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총원 중 2/3 이상을 시민으로 하며 시민은 참여예산위원과 전문가 50:50으로 구성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각 분야 숙의예산민관협의회는 2021년 2월부터 7월까지의 기간 동안 숙의심사를 진행하도록 계획되어 있습니다. 숙의심사 내용은 이미 예산이 편성되어 있는 '숙의형 사업'의 경우, 숙의 배분액 범위 내 숙의대상사업사업을 선정하여 필요성 및 사업별 예산규모 적정성에 대한 심사를 숙의를 통해 진행하게 됩니다.

더불어 시민제안사업인 '제안형 사업'의 경우, 사업의 구체화 및 실행 가능한 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정해진 금액의 130% 범위 내에서 우선순위 사업을 선정한다는 것이라는 것이 운영계획 상의 내용입니다.

검토 예산은 늘고 검토 회수와 시간은 줄어든 시민참여예산
 
2021년 서울시 숙의예산민관협의회 회의 진행 횟수(2021.8.)
 2021년 서울시 숙의예산민관협의회 회의 진행 횟수(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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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단은 먼저 분야별 회의 횟수, 방법, 일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전체 18개 분야는 총 81회의 전체회의를 진행하였으며, 분야 내 소분과를 운영한 7개 분야(복지·관광체육·노동민생·경제·도시재생·물순환·민주주의서울)는 33회의 소분과회의를 개최하였습니다.

전체회의와 소분과회의를 합쳐 114회의 회의를 하였지만, 이는 13개 분야, 전체 규모 6000억(숙의형 5300억 + 제안형 700억) 규모로 운영된 2020년의 211회(민간예산협의회 127회 + 숙의예산심의회 84회)에 비하여 크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전체회의 중 오프라인 회의는 39회(34.2%)였으며, 온라인 회의는 52회(45.6%), 서면 회의는 23회(20.2%)였습니다. 코로나 상황임을 감안하여 오프라인 회의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점은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상황이겠지만, 서면 회의를 통해 상호 간의 충분한 숙의가 가능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스마트도시 분야와 교육 분야는 모든 숙의과정을 온라인·오프라인 회의 없이 오직 3회의 서면 회의로만 진행하여 각 분야에 배정된 숙의금액 110억과 246억(숙의형 금액 + 제안형 금액의 130%)에 대해 충분한 숙의가 이루어졌는지 의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회의 일정 역시 충분히 숙의를 진행할 여건이 제공되었다고 볼 수 없었습니다. 운영계획 상 숙의예산민관협의회는 오리엔테이션 및 교육을 거쳐 3~4월부터 회장 및 간사 선출을 시작으로 7월까지 숙의형 사업 선정, 시민제안사업 심사대상 선정, 사업설명 청취 및 현장 확인, 숙의심사가 진행되어 충분한 사업 검토 시간과 숙의 시간이 보장되게 운영되도록 계획을 하였지만, 실제로는 이와 같이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분야에서는 계획대로 진행된 분야도 있지만, 스마트도시분과의 경우 5월 25일, 경제·교통·교육분과는 5월 31일에야 회장 및 간사 선출을 하는 첫 회의를 시작하는 등 12개의 분야가 5월에 들어서야 회의를 시작하였습니다.

이처럼 첫 회의를 늦게 시작하다 보니 전체 숙의를 마치는 데 소요된 일수 역시 계획과는 다르게 교육 분야 39일, 스마트도시 분야 42일, 경제·교통 분야 43일 등 평균 68일에 불과하였습니다. 68일이라는 시간은 별도의 직업들을 가지고 여가 시간에 시민참여예산 활동을 하는 시민들이 분야별 평균 550억에 달하는 예산을 충분히 심의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회의 내용 및 결과
  
2021년 서울시 숙의예산민관협의회 회의 자료 공개 현황(2021.8.)
 2021년 서울시 숙의예산민관협의회 회의 자료 공개 현황(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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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모니터링단이 주목한 부분은 회의 내용 및 결과의 공개입니다. '서울특별시 시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에 의하면 위원회의 회의록을 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도록 되어있고, 숙의예산심의회 회의 수칙에서도 숙의 내용의 기록과 결과보고서를 공개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운영계획에서도 시민들이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숙의 전 과정을 공개하는 것을 중요한 운영방향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114회의 회의 중 회의록은 37회, 결과보고서는 28회가 누락되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자료 누락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결과보고서에는 숙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한 장 짜리 내용 없는 결과보고서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이는 서울시에서 결과보고서를 형식·내용에 대한 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작성하였기 때문입니다.

시민참여예산이라는 제도가 예산 편성 등 그 과정에서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이 하나의 큰 목적이라는 점에서 상세한 숙의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회의록과 결과보고서가 누락되고 불성실하게 기록되고 있다는 점은 숙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의 입장에서 그 과정에 대한 신뢰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공무원이 선정한 사업에 대해서만 숙의하도록 설계된 과정

마지막으로 확인한 부분은 '숙의형'사업 선정 및 숙의 과정입니다. '숙의형'사업은 전체 시민참여예산 규모인 1조에서 9300억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으로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기존 서울시의 계속사업 중, 예산과정에 시민이 참여하여 예산에 대한 숙의‧공론‧설계를 하는 부분입니다. 서울시 1년 예산인 약 40조에서 숙의를 진행할 9300억을 선정하여 이에 대해 숙의를 진행하게 됩니다.

시민위원들이 기존 서울시의 모든 사업에 대해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서울시 공무원들이 해당분야(실국)별 주요 사업 및 예산 현황, 주요 정책 추진 방향을 설명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숙의예산민관협의회가 숙의 대상 사업을 선정하도록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실상 과정을 들여다보면 서울시 공무원들이 분야별 숙의 규모에 맞는 사업을 사전에 결정하여 해당 사업들에 대해 이의 없으면 숙의 대상으로 바로 선정하거나, 시민의원들의 질의 사항이 있으면 이에 대한 답변 후 숙의된 것으로 의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즉, 숙의 대상 선정 및 숙의 진행과정에서 시민의원들은 해당 분야 공무원들의 정해놓은 사업과 사업의 구상 방향에 대한 '의결 도구'의 구실을 할 뿐이었습니다.

이처럼 시민위원들이 '도구'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정보의 비대칭에 따라 시민위원들은 전문가인 공무원들의 선택에 동조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충분한 자료와 시간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방식 숙의가 진행되었음에도 '서울시의 예산 중 1조 원을 시민 숙의를 통해 결정하였다'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서울시는 지난 10년간 참여예산을 시행하면서 그 규모를 크게 확대하여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재원 배분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시민들의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제도 운영의 확대를 위해서는 의사결정권자로서의 시민들의 실질적 참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확실한 제도적 보완을 통해 시민들의 실질적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허울뿐인 참여예산제도가 되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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