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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1일 독일노총(DGB)은 신재생에너지경제단체(BEE)와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산업 전환을 함께 형성하자: 미래지향적 경제입지를 만들기 위한 조치'라는 부제를 단 이번 선언은 기후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산업 전환기 노동조합이 환경보호 세력과 함께 지속 가능한 사회경제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밝히고 있다.

이 선언문의 핵심 내용은 '독일의 산업 입지와 일자리를 지속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생태주의적이고 사회적인 산업 전환을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배경으로 다음과 같은 구조 환경적 조건과 변화 추세를 주목하고 있다.

경제적 입지로서 독일은 상당한 구조적 도전 앞에 서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충격을 해결하고 인류에 의해 초래된 기후위기를 동시에 극복해야 한다. 이러한 두 가지 위기로 인해 발생한 전후방 효과는 직간접적으로 고용과 경제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래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모든 위기는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회도 사회경제적 전환과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을 때만 현실화될 수 있다.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거시 경제적 전환은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혁신, 성장, 고용으로 연계된 경제 입지 독일의 미래를 보장해야 한다. 그래서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에너지 전환은 기후 중립적 사회경제를 만드는 데 있어 핵심 프로젝트이고, 독일 산업사회의 생태적 현대화를 위한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후 보호의 원대한 목표를 현실화시키고 이에 필요한 전환을 가능하게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미래 번영, 사회보장 체계와 좋은 일자리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모색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독일노총은 차기 정부의 핵심과제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

세 가지 전략

먼저 기후위기 시대 실행 가능한 산업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독일은 헌법재판소 판결을 계기로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전환을 이미 시작했다. 향후 독일 정부는 더 큰 책임감으로 더 구체적인 정책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사회 복지와 고용 안정을 담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대하는 이는 없다.

다만 이러한 목표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 실행 가능한 산업 및 경제 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기후 보호와 탈 탄소 시장의 기술 선도를 위한 글로벌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그러나 독일 기업은 기후위기 극복에 기여하는 대규모 기술 투자에 여전히 주저하고 있다. 정부는 독일 경제의 생태적 전환을 지원하는 정책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 기반 강화와 확산이 기후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키인 동시에 산업 입지로서 독일의 현대화 프로그램의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그래서 독일노총은 다음과 같은 요구를 차기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연방기후보호법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보다 구체적인 조치들로 현실화시켜야 한다. 의욕적인 전력 효율화 방안을 전제로 한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신재생 에너지의 엄청난 증가를 요구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부문 간 융복합 연계가 중요하고, 난방 및 교통 부문과 그린 경제에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다. 사회적,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민간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정치적 노력이 필요하고 기초지자체, 광역지자체와 중앙정부가 계획과 실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법의 세부 목표들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 2030년까지 최소 740TWh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 총소비량을 고려할 때 현재 독일이 가지고 있는 개별 전력 기술 역량을 더욱더 증대시켜야 한다.

둘째, 산업 전환의 도전에 대응하는 노동 세계의 미래를 함께 형성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과 세계시장에서 독일 기업의 성공은 고도의 숙련 기술을 지니고 의욕적으로 일하는 노동자 때문에 가능하다.

물론 노사 협력도 중요하다.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의 노동 세계는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으며, 산업 전환은 여러 차원에서 다양한 영역으로 차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어떤 일자리는 사라질 운명에 처하고 새로운 제품, 생산 및 가치 창출을 포함하는 산업생태계 전반에서는 새로운 일자리와 직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역동적인 노동시장 상황에서도 안정적이고 좋은 일자리를 지속해서 만들어 내고 유지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에너지 전환은 경제적 영역뿐만 아니라, 고용 영역에서도 더 많은 잠재력을 만들어 내고 있다. 탈 탄소 전력 생산, 신재생 난방,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혁신적 발전은 이미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을 포함하는 산업 일자리의 구조적 안정을 뒷받침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 전환에 따라 일과 직업에 대한 요구가 계속 변화하면서 이에 조응하는 전문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기업은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추세는 재훈련과 전직 교육 등 새로운 직업교육 훈련, 구상과 실행의 융복합, 연구 개발의 업데이트 투자 등을 요구한다.

이런 노동 전환을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선제적향상 훈련은 물론, 전문 인력의 부족을 메울 수 있는 효과적인 인력 수급, 고용 지원 서비스, 그리고 직업교육기관의 발전이 요구된다. 이때 노사 협력에 기반을 둔 고용 친화적인 인프라를 조성하는 노사 공동결정 관행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독일노총은 차기 정부에 다음과 같은 정책을 요청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을 중심에 둔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직업교육 훈련을 실행해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와 융복합 기술 영역에서 노동 전환에 기여하는 혁신적이고 사회 생태적인 교육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서 단체협약이 실효성을 가지고 안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조치가 실행되어야 한다.

셋째, 제조 비용이 낮은 신재생 에너지 개발을 통해 전기료의 가격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독일에서 신재생 에너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발전적으로 현대화되면서 신뢰할만한 에너지 경제의 매개체가 됐다. 전력 생산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신재생 에너지가 순수 전력 생산의 50%를 차지하게 됐다. 기술 발전과 경제적 효과로 풍력과 태양광 전력 생산 비용은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 친화적 전력 생산 기술이 소비자와 기업에게 직접적 혜택을 주고 있지 못하다. 여전히 전력 부문의 송배전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독일은 망이용료, 세금, 부담금 등 여러 측면에서 전체 거래 비용이 비싼 편에 속한다.

기후 친화적 산업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탈탄소 전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저비용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가정, 기업과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독일노총은 차기 정부에 전기료 인하, 에너지 관련 세금 축소, 마지막으로 소비자 친화적 전력 구조 개편을 위한 중장기적 개혁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독일의 노동조합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 대안으로 노동 보호와 고용 유지와 같은 수세적 대응에 머무르지 않는다. 일자리의 지속 가능성과 전환 역량을 높이기 위한 경쟁력 강화와 생태계 혁신까지 대안을 제안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노동조합의 공동 형성 전략은 공동 결정에 대한 요구만큼이나 공동 책임에 대한 소임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기후위기와 산업 전환 시대 대한민국의 노동조합은 어떤 대응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가? 보호와 개입에 대한 요구만 반복하지 말고 책임과 분담을 자임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이상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연구위원이 쓴 글이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서 발행하는 격월간 <비정규노동> 11, 12월호 ‘세계의 노동’ 꼭지에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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