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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남수목원 가을 산길
▲ 가을 산길 나남수목원 가을 산길
ⓒ 서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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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냉혹한 겨울이 올지 모른다. 이 따스한 가을 햇살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고 싶은 마음은 어수선하지 않은 공간에서 내 마음대로 자유와 고독을 지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게 했다. 그렇게 시월의 가을이 초대한 곳은 경기도 포천에 있는 아름다운 숲 '나남수목원'이다. 지식의 즐거움, 감상의 즐거움 그리고 휴식의 즐거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힐링 스페이스다. 지난 10월 중순, 이곳을 방문했다. 

나남수목원은 출판사로 우리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나남출판사의 조상호 회장이 지구별에 소풍 왔던 흔적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에 가꾼 세상에서 가장 큰 책이다. 콘크리트 숲속 인간들의 탐욕에서 떠나 원시의 바람과 향기가 넘실대는 거대한 나무의 숲에 안기고 싶다는 그의 희망이 지금의 수목원을 만들었다.
 
나남수목원 안에 있는 잔디광장
▲ 잔디광장 나남수목원 안에 있는 잔디광장
ⓒ 서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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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평 정도 되는 이곳에는 5리가 넘는 맑은 실개천과 50년을 넘긴 잣나무, 산벚나무, 참나무, 쪽동백, 산뽕나무, 팥배나무 등이 어우러져 태고의 기를 발산하고 있다. 또 곳곳에 헛개나무, 밤나무, 느티나무 군락과 대규모의 낙엽송, 무궁화, 자작나무 단지가 녹색 공간을 제공한다.

노란 색깔로 봄을 시작했을 수목원의 가을 풍경은 김영랑 시인이 가을을 맞이해 누이와 함께 합창한 "오메 단풍 들것네"라는 탄성을 내지르게 한다. 그리고 숲은 이 맘 때면 유별나게 향기가 짙어지는 산 길 옆 들국화의 은은한 국향으로 가득하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나남수목원안 산길의 가을
▲ 가을산길 나남수목원안 산길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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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숲을 즐기고 여유로운 휴식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인 펜션도 갖추고 있다. 8개의 객실을 갖춘(현재 몇 개는 준비 중이다) 펜션과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는 입구에서부터 방문객에 익숙한 강아지 한 마리가 앞장서 안내를 했다.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는 산길을 따라 걷다 보니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하게 사람의 손길이 닿은 자연이 느껴졌다. 자연에 대한 진정한 배려와 존중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이야말로 깊숙이 감춰놓은 아픔을 꿈틀거리게 할 뿐만 아니라 치유가 시작되게 하고, 삶의 전환이 이뤄지게 한다.
 
나남수목원 입구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
▲ 인포메이션 센터 나남수목원 입구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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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남수목원 산길가에 있는 석탑
▲ 석탑 나남수목원 산길가에 있는 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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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호수가 보이는 잔디 마당 옆 잔잔한 공간 풍사실은 내 안 깊숙한 곳으로 내면 여행을 떠나게 하는 매력적인 곳이다. 햇살에 반짝이는 가을날 오후의 윤슬이 '너 자신의 마음 깊은 곳을 잘 들여다보라'고 속삭였다.
 
나남수목원 풍사실
▲ 풍사실 나남수목원 풍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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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 옆 오른쪽 언덕에 '나남책박물관'이 있다. 자연의 숲속에 있는 또 하나의 숲인 지성의 숲이다. 사회과학, 정치 경제, 인문철학 등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나남출판사가 출간했던 책들이 천장까지 빼곡히 책장을 채우고 있다. 아래층에는 카페가 있어 이곳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사유하고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도록 조성해 놓았다.
 
나남수목원 안에 있는 책박물관 전경
▲ 책박물관 나남수목원 안에 있는 책박물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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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남수목원 안 책박물관 1층 카페
▲ 책박물관 안 카페 나남수목원 안 책박물관 1층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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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박물관을 둘러보는 동안 일상의 복잡한 고민에 휩싸였던 마음이 무언가에 따스하게 감싸이는 것 같았다. 책과 함께 하면 모든 것이 나아질 것이고,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책장에 꽂힌 책들이 내게 말하는 듯했다.
 
나남수목원 책박물관 내부
▲ 책박물관 나남수목원 책박물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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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남수목원 책박물관 내부
▲ 책박물관 나남수목원 책박물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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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남출판사의 이름인 나남은 조상호 회장의 향리인 전라남도(全羅南道)에서 '羅南'을 빌린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나와 남이 함께 걷는다는 취지의 순우리말로 이해되고 있다고 한다. 수목원에서 가을날의 하루를 보낸 내게 나남은 '나를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남과의 만남을 통해 내면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던 자아를 눈뜨게 하는 것'으로 이해됐다.
 
책박물관 옆 잔디에 있는 조각상
▲ 나남수목원 가을 풍경 책박물관 옆 잔디에 있는 조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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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나오기 전 벽에 걸려 있는 액자 중 마지막에 걸려 있는 액자에 있는 조상호 회장의 인터뷰 문장이 내 가슴에 새겨졌다.

"주역에 '적선지가 필유경(積善之家必有慶)'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선을 쌓는 집에 반드시 경사스러운 일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그걸 잊지 않고 새기려 합니다."

단 하루의 시간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면, 가을의 나남수복원에 가보면 좋을 듯하다. 그 배경이 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이다.

방문 정보
▶ 주소: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청신로 1196번길 56
    이용시간: 10:00 ~ 18:00 (동절기 12월 ~ 3월은 17:00까지/ 월~일)
    입장료: 성인 6000원, 경로 및 어린이 3000원, 단체 4000원

▶ 펜션예약: http://nanamwoods.co.kr/guide/pension.php
                 관리사무실 031-533-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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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만나고 싶어서 여행작가로 살고있습니다. 글, 사진, 그림, 음악을 통해 소통하면서 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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