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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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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초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으로 청소년들의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현재 고등학생 나이인 (만)16~17세 아이들이 먼저 접종하고, (만)12~15세의 중학생 아이들이 11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접종하게 된다. 개인과 보호자의 동의가 전제됨은 물론이다.

그런데,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11월 중순에 접어드는데도 접종률이 턱없이 낮다. 개인적인 예상과는 달리, 1차 접종을 마쳤다는 경우가 학급마다 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더욱 놀라운 건 앞으로도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유인즉슨, 언론마다 강조하는 백신의 부작용 때문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대개 부작용이 나타나면 죽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10대 청소년 중엔 코로나19에 걸려도 아예 증상이 없는 경우가 태반인 데다, 백신을 맞아 죽는 사람은 있어도, 맞지 않아 죽는 경우는 아직 없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지만,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아이들의 우려는 상당했다. 심근염, 심낭염, 아나필락시스 등 태어나 처음 들어본 병명에 대해선 거의 공포 수준이었다. 접종의 이익이 잠재적 피해보다 월등하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일 성싶었다.

심지어 마치 겪어본 듯 아이들끼리 부작용의 증상과 고통에 대해서 공유하기도 했다. 호흡이 가빠진다거나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맥박이 갑절이나 빨리 뛰게 된다는 등의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돌았다. 죄다 유튜브 등에서 접한 가짜 뉴스를 별다른 의심 없이 믿는 듯했다. 

종교가 된 유튜브, 아이들의 '백신 불신' 

사실 요즘 아이들에게 유튜브는 세상과 마주하는 통로이자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백과사전이다. 그들에게 유튜브가 인터넷 포털 역할을 한 지는 꽤 오래됐다. 유튜브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백신 관련 소식이 지상파 방송의 획일적인 정보보다 훨씬 더 유용하다고 할 정도다.

정보의 정확성 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눈치다. 유튜브의 그것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면, 대뜸 지상파 방송도 오십보백보 아니냐며 되받아친다. 나아가 사실 여부를 검증해주는 유튜브 채널도 있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유튜브는 차라리 '종교'다.

아이들은 백신의 효과와 부작용에 관한 한 사실과 거짓을 명확하게 가를 수 없다고 말했다. 어차피 전 세계의 모든 인류가 처음 겪는 재난 아니냐는 거다. 통계조차 집계하기 어려운 나라가 여전히 많아 신뢰성도 떨어지니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더 낫다고 말한다.

유튜브에서 보고들은 걸 짜깁기한 수준일지언정, 아이들 사이에선 얼마나 많은 그럴듯한 정보를 알고 있느냐가 설득력을 높이는 열쇠다. 이 와중엔 그들이야말로 '핵인싸'다. 이럴진대 청소년들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온갖 권장 노력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자신이 감염 확산의 통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놀랍게도 그들은 자신으로 인해 다른 가족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걸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되레 그들이 추가 백신을 맞으면 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집단생활이 불가피한 학교의 특성상 백신 접종이 등교 수업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설명에도 토를 달았다. 지금까지 학교 내 집단 감염 사례가 드물었던 점을 강조하며, 학교만큼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것이 백신 접종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손 잘 씻고 마스크를 꼼꼼히 챙겨 쓰면 별 탈이 없다는 걸 아이들은 확신하는 듯했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종일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에서 굳이 백신을 맞을 이유는 없다고 이구동성 말했다. 여전히 학교 안팎에는 '마스크가 최고의 백신'이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백신 접종으로 당장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아이들의 자발적 백신 접종은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 백신 접종을 완료해도 돌파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에 일찌감치 포기했다는 아이들도 많다. 앞으로 1~2년쯤은 마스크를 더 쓸 각오가 돼 있다면서.

"방역 패스? 됐고, '가을 방학'이나 주세요" 

청소년들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대안은 없는지 그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입이라도 맞춘 듯 똑같은 대답이 튀어나왔다. 백신 접종과 동시에 마스크를 벗게 해주면 된다는 것. 물론,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건 그들이 모를 리 없다.

정부는 선을 긋고 있지만, '방역 패스' 도입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점엔 모두가 동의했다.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공연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면 기꺼이 접종하게 될 거라고 말했다. PC방만 허용돼도 접종률이 족히 30%는 늘 거라 장담했다.

일정 기간 버스 요금 등을 할인해주는 방법도 효과적일 거라 했다. 비록 할인율이 낮더라도 혜택이 주어진다고 느끼게 되면, 자연스럽게 옆자리에 앉은 다른 친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거다. 어쨌든 '네거티브'보다 '포지티브'한 방식이 낫다는 데엔 이견이 없었다.

언론의 호들갑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당근'을 고민하기보다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이 공포감을 심어주고 유튜브가 더욱 부추기는 고리를 어떻게든 끊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는 인과관계가 불명확할 뿐더러 통계적으로 의미 없는 수치라지만, 아이들은 되레 정부의 해명을 가짜 뉴스처럼 여기는 실정이다. 공포감이 커질수록 대안 찾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공포감을 상쇄할 만한 더 큰 혜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효성의 유무를 떠나 백화제방의 이야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좌중을 압도하는 대안이 나왔다. '백신 휴가'의 기간을 더 늘리자는 것. 지금도 학교마다 백신 접종 후 이틀간을 공결로 인정하고 있다. 등교하지 않아도 학교생활기록부에 결석 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학교에선 수업 결손을 이유로 가급적 금요일에 접종받도록 권유하고 있지만, 되레 아이들은 월요일이나 수요일을 더 많이 이용하는 실정이다. 이유는 주말을 앞뒤로 하여 닷새간의 연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금요일에 접종하면 '백신 휴가'를 단 하루도 누릴 수 없는 셈이다. 

지금보다 두 배 늘려 나흘 정도가 적당하다는 한 아이의 말에 모두 맞장구를 쳤다. 월요일에 접종하면 금요일까지 한 주 동안 내리 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앞뒤로 이어진 주말까지 포함하면 학기 중에 최장 9일간의 '가을 방학'을 만끽하게 되는 셈이다. 

아이들 모두 이보다 더 효과적인 대안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방역 패스'도, 요금 할인도 좋지만, '가을 방학'에 견준다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다. 만약 그대로만 된다면, 중고등학생의 백신 접종률이 불과 며칠 만에 100%에 육박하게 될 거라며 큰소리치기도 했다. 

아이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무릎을 치지만, 교사로서 착잡하기 그지없는 대안이다. 죽을 수도 있다며 벌벌 떨더니 백신의 부작용보다 학교 수업이 더 싫다는 뜻 아닌가.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대안을 물었다가, 학교 수업에 대한 아이들의 불신만 확인한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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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미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 꿈은 두 발로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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