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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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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어 제조업 중심 산업화의 길을 열었던 것처럼, 이재명 정부는 탈탄소 시대를 질주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에너지 고속도로를 설치하겠다." (2일, 선대위 발족식)
"효율적인 정책이면 좌와 우, '김대중 정책'과 '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말아야 한다. 박정희 정권의 국가 주도 성장 정책과 지금 제가 말하는 대규모 국가 투자를 통한 국가 주도 성장 회복의 같은 점은 대대적인 재정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5일, 대구 경북대 학생 간담회)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연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고 나섰다. 그것도 '이재명 캠프'를 띄우는 첫 출정식에서, 또 보수 색채가 강한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이 박 전 대통령을 호명한 데 대해 5일 "유효하고 적절한 정책이면 그게 안동산이든 목포산이든 무슨 상관이냐"며 "중국이 아주 오래 전에 했던 흑묘백묘 정책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호명하며 '흑묘백묘'까지... 왜?

이재명 캠프 쪽에선 '성장'을 제 1공약으로 내세운 데 따른 대선 캠페인이라고 설명한다. 대선 레이스 초반부터 '실용주의' 이미지를 선점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차별화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경북 안동 출신인 점을 활용, 여권의 전통적 약세 지역인 TK 공략에 나서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읽힌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중도층 지지세를 확장하려면 무엇보다 성장 동력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박정희는 과오도 많지만 어쨌든 대한민국 성장기를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성장의 중요성 측면에서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일 뿐, 그의 가치와 철학까지 옹호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재명 캠프에 속한 한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는 평소에도 진보, 보수 이념에 갇히는 것보다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탈이념 성향이 강하다"라며 "이 후보의 강점으로 평가 받아왔던 실용적 정책, 민생 행보 등을 강화해야 윤석열 후보에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재명계 의원은 "사상 첫 TK 출신 민주당 대선후보인 만큼 TK를 끌어안는 문제는 이번 대선의 숙명적 과제 중 하나"라며 "국민의힘 대선경선이 치러진 5일 대구를 방문한 것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최근 언급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우클릭? 다급해 보여… 선거 기조 손봐야" 당 안팎 쓴소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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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 내부에서조차 과연 이 전략이 유효하냐는 데 대한 이견이 나온다. "박정희를 김대중과 나란히 한 것은 과했다. 역사적으로나 이념적으로나 김대중은 민주당의 거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선거 때 '우클릭'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다급해진 상황만 드러내는 것 같아 씁쓸하다"(민주당 의원)는 목소리다. 특히 최근 정권교체 여론이 높아지고 민주당·문재인 대통령·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한꺼번에 빠지는 소위 '트리플' 하락 속에 성급한 수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이는 당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컨벤션' 효과를 걱정하는 여권의 복잡한 속내와도 무관하지 않다. 민주당은 국민의힘(11월 5일)보다 한달 먼저(10월 10일) 대선후보를 뽑으며 시간을 벌었지만, 그 한달 동안 당초 예상과 달리 지지율 상승 효과는 체감할 수 없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대장동 국감(10월 18일, 10월 20일)에 출석했지만 관련자들의 구속이 이어지면서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무효표 논란 등 '원팀' 수습을 위해 상당 시간을 소비했다(10월 24일 이재명·이낙연 회동). 또 음식점 총량제(10월 27일), 전국민 재난지원금(10월 29일) 등 당과 조율되지 않은 정책 메시지를 냈다가 당내 분란만 샀다. 최근엔 '오피스 누나' 발언(11월 3일) 등 설화까지 나왔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후보를 일찍 확정한 건 상대의 공격이 덜한 무풍지대의 '골든타임' 동안 점수를 쌓고 대선 레이스를 리드하길 기대한 것이었는데 오히려 '역컨벤션'이란 듣도 보도 못한 말만 탄생시키고 말았다"라며 "경선 흥행 면에서도 우리가 졌다고 봐야 한다. 전반적인 톤(기조)과 매너(태도)를 수정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최근 재난지원금, 음식점 총량제 발언 등 후보 메시지가 너무 불안하다. 급할수록 천천히 가야 하는데, 지금은 급한 티가 너무 난다. 목표인 중도층 공략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우려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화에서 "박정희 발언에 앞서, 먼저 이재명 후보가 '성장'을 강조한 것부터가 좋은 전략인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유권자들에게 '이재명'을 물어보면 대부분 '성장'이란 이미지와는 매칭을 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끌어들인다고 해서 '성장' 이미지를 갑자기 얻는 것도 아니다"라며 "헛다리 짚는 데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엄 소장은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을 내세운 게 TK 공략 차원이라 할지라도, 이는 미묘한 경쟁심리가 있는 PK의 표를 깎아먹을 수도 있다"면서 "TK 인구가 500만, PK가 800만 정도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위험한 전략"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주 여론, 대선 레이스 초반 판세 '가늠좌'

엄 소장은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이 윤석열·홍준표로 나뉘어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경선 기간 중에도 윤석열 후보와 대동소이한 지지율을 보인 데 그쳤다"라며 "홍준표·유승민·원희룡으로 분산됐던 야권 지지율이 합쳐진다고 보면 현재 대선판은 여권이 상당히 뒤쳐져있다고 봐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와 달리 윤석열 후보가 당장 컨벤션 효과로 10% 포인트 이상 치고 올라가는 결과가 나온다면 위기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역시 윤석열 후보 선출 효과가 처음 반영될 내주 여론조사 결과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야 대진표가 이제 막 확정된 상황에서, 다가오는 주의 여론 흐름이 레이스 초반 판세를 가늠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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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론의 첫째 관문, '이재명 30% 박스론'의 운명은? http://omn.kr/1v5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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