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더비' 0-2 완패 소식을 전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맨체스터 더비' 0-2 완패 소식을 전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부진을 거듭하며 '팬심'이 들끓고 있다.

맨유는 현지시각 6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이른바 '맨체스터 더비'에서 0-2로 완패했다. 

올 시즌 현재 승점 17(5승 2무 4패)로 5위에 머물고 있는 맨유는 이날 승점을 얻는 데 실패하면서 다른 팀들의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호날두 침묵한 맨유... 결과도, 내용도 실망 

2위를 달리고 있는 맨시티보다 순위는 낮아도, 지역 라이벌과의 맞대결에서 패할 수 없다는 각오로 나선 맨유였지만 경기 시작 7분 만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수비수 에릭 바이가 상대의 크로스를 걷어내려다가 자책골을 넣은 것이다.

맨시티의 초반 기세에 눌린 맨유는 전반이 끝나기 직전에도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그러나 맨유로서는 이 정도만 한 것도 다행이었다. 비록 2골은 내줬지만 맨시티의 결정적인 슈팅을 연거푸 막아낸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이 없었다면 점수 차는 더 벌어질 수도 있었다. 

후반전에도 맨유는 이렇다 할 반격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맨시티의 필 포든이 날린 중거리슛이 골대를 맞고 나가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공격을 이끌어야 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수비수 루크 쇼가 경기 중 부상을 당해 교체되는 등 패배 이상의 출혈도 있었다. 이날 맨유가 얼마나 졸전을 펼쳤는 가는 기록이 잘 말해준다. 슈팅이 5개에 불과했고, 공 점유율은 32%에 그쳤다. 

호날두는 원하는 대로 경기가 안 풀려 짜증이 났는지 맨시티의 케빈 더브라위너를 향해 거친 태클을 하다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결국 맨유는 한 골도 만회하지 못하고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이 워하는 대로 공을 주고 받았고, 원하는 대로 골을 넣었다"라며 "편안한 경기였고, 선수를 교체할 필요도 없었다"라고 말하며 맨유의 자존심을 긁었다. 

인내심 한계에 달한 팬심... 그래도 버티는 솔샤르 감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맨체스터 더비' 패배 소식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맨체스터 더비' 패배 소식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영국 BBC도 "맨유는 전반보다 후반이 더 나아 보였지만, 이는 맨유가 잘해서가 아니라 승리를 확신한 맨시티가 느슨하게 공격했기 때문"이라며 "맨시티가 세련된 축구로 맨유를 지배했다"라고 맨유의 경기력을 혹평했다. 

화려한 전성기를 이끌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후 수년째 침체기를 겪고 있는 맨유는 올 시즌 달라졌다는 기대를 모았다. 퍼거슨 감독 밑에서 맨유의 전성기를 함께한 호날두가 12년 만에 돌아왔고, 프랑스 국가대표 수비수 라파엘 바란을 영입했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맨유는 최근 6경기에서 1승 1무 4패에 그치며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홈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두 달 전인 지난 9월 11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우승은커녕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 자리도 어렵다. 

이날 경기를 보러온 맨유 홈팬들은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듯 야유를 보내며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과 선수들을 당혹게 했고, 소셜미디어에서도 부진의 책임을 물어 당장 솔샤르 감독을 경질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달 25일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경기에서 리버풀에 0-5로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며 경질설에 시달렸던 솔샤르 감독은 이달 1일 손흥민이 있는 토트넘과의 10라운드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며 기사회생하는 듯했으나, 이날 패배로 다시 감독직이 위태로워졌다.

그러나 솔샤르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맨유에서의 시간이 끝난 것 같으냐"라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나는 구단 측과 솔직하게 소통하고 있으며, 이 자리에 있는 한 팀을 개선시키고 싶다"라고 일축했다.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맨유가 과연 솔샤르 감독을 끝까지 믿을지, 아니면 새로운 결단을 내릴지 선택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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