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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고도로 알려진 부여 여행은 문화유산과 유적 위주의 투어로 꾸며지는 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여는 백마강변에서 즐기는 다이내믹하고 파워풀한 레저스포츠의 성지로도 발돋움 하고 있다.

최근 부여에서는 열기구와 백마강변에서 사륜 바이크를 타고 즐기는 레저 스포츠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부여군 문화관광 서포터즈라는 특혜로 다이내믹한 부여 여행에 참여하게 되었다. 사실 지난 여름 개인적으로 열기구에 대한 취재를 했는데 열기구 탑승에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다. 고소공포증과 소심의 끝판왕이라 미리 겁을 먹고 열기구 탑승에는 욕심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부여에서 계속 떠오르는 열기구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되면서 하늘에서 내려다 본 부여의 풍광에 대한 호기심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열기구에서 내려다 본 백마강변의 억새밭과 도도한 강줄기, 부여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궁금했다. 지상에서의 삶을 사는 인간에게 하늘을 향한 꿈은 오랜 숙원이다.

고소공포증도 이긴 호기심
 
전날 취재에서는 짙은 안개 때문에 열기구가 뜨지 못했던 열기구가 공중부양 하는 순간
▲ 지난 여름 취재만 하고 타지 못했던 열기구  전날 취재에서는 짙은 안개 때문에 열기구가 뜨지 못했던 열기구가 공중부양 하는 순간
ⓒ 오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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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구를 타기 위한 준비 과정을 마치고 이른 새벽에 부여 정동리 백마강변으로 서포터즈들이 모여 들었다. 열기구는 일기가 순해야 탈 수 있다. 안개가 껴도 못 타고 바람이 불어도 못 탄다. 지난 여름 취재를 위해 왔던 첫날에는 짙은 안개 때문에 비행을 취소하는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날도 안개가 끼어서 이륙 준비 상황이 좋지는 않았다. 부여 원주민들은 다음 날 다시 탈 기회가 있지만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은 다시 날을 잡기가 쉽지 않은 터였다. 열기구 조종사이며 부여 하늘날기 여행을 책임지고 있는 서정목 사장의 결단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안개 속 하늘을 향해 비상하기로 결단이 내려지고 바람이 빠진 채 누워 있던 열기구 안으로 1600도의 가스 열을 뿜어 넣자 거대한 열기구가 벌떡 일어났다. 언제나 시작이 어려울 뿐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미리 걱정했던 일들은 사라져 버린다.
 
이 열기구는 1~3인용으로 여성 전용으로 타면 좋다고 한다.
▲ 여성들이 타기에 적합하다는 열기구 이 열기구는 1~3인용으로 여성 전용으로 타면 좋다고 한다.
ⓒ 오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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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에 올라타자 열기구는 두둥실 사뿐하게 하늘로 뜨는 줄도 모르게 구름 속으로 솟았다. 어느새 아침 안개를 뚫고 하늘로 떠오른 열기구에서 세상을 내려다보게 된다. 고소공포증은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발아래 펼쳐진 사람 사는 세상을 즐기게 된다. 지상에서 300미터쯤에서부터 열기구는 오르기를 멈추고 천천히 유영하기 시작했다.

천국의 계단을 올라 천상에서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기분이 바로 이런 것일까? 열기구에서 내려다 본 백마강 줄기는 안개가 유난히 짙게 끼어서 전설의 용 한 마리가 길게 누워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늘 높이 올라 내려다보니 내가 사는 세상이 지극히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이 새삼 느껴졌다. 구름이 발아래에 있다는 기분은 비행기를 탈 때에만 느꼈던 기분인데 열기구 속에서도 느껴진다.
 
안개가 유독 짙게 깔린 데가 백마강이다. 강에서 올라오는 수분때문에 안개가 더 짙다.
▲ 열기구에서 내려다 본 백마강 안개가 유독 짙게 깔린 데가 백마강이다. 강에서 올라오는 수분때문에 안개가 더 짙다.
ⓒ 오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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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과 안개에 올라탄 느낌은 근두운을 타고 다녔던 손오공만이 알 것이다. 열기구는 비행기를 탔을 때보다 흔들림이 없이 평화로운 시간이 흐른다. 사방에 펼쳐진 경치를 감상하느라 두려움도 느끼지 못한다.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시간을 느끼지 못하는 경지를 맛본다.

"백마강변 둔치가 잘 조성된 부여는 전선도 없고 산도 높지 않아서 열기구 비행에 최적화된 장소입니다. 그날의 일기에 따라 비행의 방향이 다르지만 열기구는 겨울에 즐기는 스포츠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부여가 열기구를 가장 많이 갖추고 있습니다."

서정목 사장은 승객들을 위해 열기구 안에서 부여의 유명 관광지를 내려다보며 가이드를 해주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부여의 모습은 지상에서보다 적나라하게 아름다웠다. 항공지도를 보는 것 같은 부여 시가지와 어이없게 축소된 아파트 단지가 훤히 내려다 보였다. 부여의 농업을 선도하는 비닐하우스 단지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그림이 된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안녕하세요?" 하는 목청을 한껏 늘린 우렁찬 아이의 목소리가 우리가 탄 열기구 속으로 들어왔다. 어느 집 마당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학교에 가려고 마당으로 나왔던 아이가 우리의 열기구를 보고 손을 흔들며 반가워하고 있었다. 우리들도 일제히 손을 흔들고 응답을 해주었다. 공중에서 지상과의 소통을 아날로그하게 하는 잔재미에 모두들 더 즐거워했다.

우리 일행이 열기구에 올라 부여 하늘을 떠다니는 동안 반대편에서 또 하나의 열기구가 떠올랐다. 카메라 셔터가 일제히 그곳을 향하며 함성이 터졌다. 그 열기구는 1~3인용 열기구로 여성들이 타기에 좋은 열기구이다. 조종하는 분도 여성이다. 오늘 체험과 SNS 사진을 위해 서비스로 띄워준 열기구였다.

열기구 비행 초반, 사방이 안개에 휩싸인 막막한 고공에 오를 때는 무섭다. 안개 속에 길을 잃거나 추락하지는 않을까 하는 공포심이 밀려온다. 다리가 떨리고 오금이 저려온다. 하지만 열기구는 비행기와 달리 요란한 엔진음을 내지 않고 서서히 공중으로 오른다. 오르는 속도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공포심마저 패스한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지상의 풍광에 반해 감탄사만 연발하게 된다. 땅에서 내가 항상 다니는 곳을 공중에서 샅샅이 훑으며 지나가도 속도를 느끼지 못하는 경지에 이른다. 어느새 기분도 열기구처럼 들떠 내려오기 싫어진다.

함께 비행을 했던 여행자들은 지상이 가까워질수록 아쉬운 마음을 내려놓지 못했다. 백마강 억새밭으로 열기구가 사뿐하게 내려앉는 순간 안전하게 지상에 당도했다는 안도감보다는 1시간 가량의 공중 유람을 더 아쉬워했다.

열기구를 타고 부여 하늘을 날기 여행은 보통 바람이 없는 새벽 시간에 한다. 열기구 유람이 끝나면 지상에서 짜릿한 스피드를 느낄 수 있는 사륜 바이크 체험이 기다린다.

아니, 이 재미를 왜 이제 알았지
 
의외의 재미가 있는 사륜 바이크 타기에 열광하는 여행자들
▲ 백마강변에서 사륜 바이크 타고 즐기기 의외의 재미가 있는 사륜 바이크 타기에 열광하는 여행자들
ⓒ 오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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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정동리 백마강가에는 사륜 바이크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부여는 하늘과 땅에서 다이내믹하게 즐기는 여행을 할 수 있는 자연 조건이 잘 갖춰진 곳이다. 백제의 유물과 유적의 명성에 가려서 백마강 둔치에서 즐기는 역동적이고 파워풀한 체험 여행은 그동안 뒷줄에 서 있었다.

"위험하다고 판단이 되면 그냥 손을 놓으면 바이크가 그 자리에 서게 됩니다. 날개도 없는 열기구도 타신 분들이 네발이나 달린 바이크를 무서워하지는 않겠지요?"

장순천 대표의 익살에 일단은 안심이 되었지만 사실은 사륜 바이크가 더 두려웠다.

몇 년 전 우리 동네에 이 사륜 바이크 돌풍이 분 적이 있었다.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할머니들이 사륜 바이크를 장만해서 동네를 질주하고 다녔다. 집에서 멀리 있는 논과 밭을 다니고 장에도 다니며 시골 마을의 신 바이크 족으로 떠올랐다.

교통이 불편한 시골 마을에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어떤 노부부는 나란히 헬멧을 쓰고 사륜 바이크를 타고 다녀서 마치 전국을 누비고 다니는 바이크 족들이 부럽지 않게 보이기도 했다.

한동안 어르신들의 사륜 바이크 열풍이 번지더니 이제 그분들도 연로해져 지금은 전동 휠체어로 갈아타고 다닌다. 시골마을 어르신들의 욕망의 사륜바이크가 이제 내 앞에 멈춰 있고 나는 난생 처음으로 그걸 타게 되었다.

온몸이 흔들리는 진동과 핸들 조작이 서툴러 속도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동안 앞서 가는 바이크와 충돌하거나 급커브에서 뒤집히는 망신을 당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감으로 내내 손에 땀이 났다.
 
사륜 바이크를 타고 즐기는 다이나믹한 부여 여행 중
▲ 백마강 둔치에서 사륜 바이크 타기  사륜 바이크를 타고 즐기는 다이나믹한 부여 여행 중
ⓒ 오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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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구 유람으로 부풀었던 여행의 묘미가 사륜 바이크 타기로 바짝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핸들 조작이 능숙해지자 스피드와 백마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음미하는 여유가 생겼다. 이 정도면 한 대 장만해서 들깨 밭에 다닐 때 타고 다녀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새벽부터 시작된 여정이었지만 부담스럽지 않았다. 부여 하늘을 날고 땅에서는 스피드를 즐기는 다이내믹한 여행은 위축되었던 지난 2년여의 시간을 보상해 주는 듯 했다. 일상의 회복 기간에 돌입하기 전에 시험적으로 진행한 다이내믹한 부여 여행 즐기기에 즐겁게 참여했던 시간이었다.

부여 사람으로 열기구와 사륜 바이크 타기 체험은 백마강의 혜택을 제대로 느낀 시간이었다. 하늘과 땅에서 차별화된 여행의 묘미를 맛보고 싶은 여행자들을 부여로 정중하게 초대해도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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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의 시골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조근조근하게 낮은 목소리로 재미있는 시골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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