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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사는 자취생 청년이지만, 먹는 일까지 '대충'할 순 없습니다. 나를 위해 정성스레 차려낸 밥 한 그릇에 고단함이 녹고, 따스한 위로를 얻기도 하니까요. 씩씩하게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선사하는 든든한 1인분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큰일이다. 가을옷이 안 맞는다.
 큰일이다. 가을옷이 안 맞는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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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때문에 '행복'을 포기해야 한다니 

작년 이맘때 산 원피스가 있다. 사고 나서 날씨가 급 추워지는 바람에 한두 번밖에 못 입고 옷장에 고이 모셔둔 원피스다. 탄탄한 소재, 톤 다운된 색감, 그리고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핏이 마음에 드는 옷이었다. 여러모로 가을과 어울리는 옷이어서 코끝이 시려오는 지금 입기에 딱이다. 

좋아하는 옷을 입고 출근할 생각에 콧노래가 나왔다. 가을 분위기에 맞는 섀도 색을 골라 바르고, 원피스와 어울리는 액세서리도 골랐다. 마지막으로 원피스를 꺼내 입고 원피스의 지퍼를 올리는데... 중간에서 멈춰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쓰흡! 숨을 한껏 참고 손에 쥐가 나도록 지퍼를 올려보려 시도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결국 원피스를 벗고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살이 쪘다는 현실을 애써 부정하고 있었는데 작년에 샀던 옷이 안 들어갈 정도라니. 꽤 충격이었다. 자세히 거울을 들여다보니 턱 밑에는 묵직하게 살이 붙었고, 배와 옆구리에도 군살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말을 누구보다 믿고 싶은 사람이다. 저번 추석, 보름달을 보며 '먹고 싶은 음식 다 먹고, 살은 안 찌게 해주세요'라는 소원을 빌기도 했다. 차라리 로또 당첨을 빌었다면 그 소원이 이루어졌을까? 누구보다 간절히 빌었던 그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원피스가 맞지 않아 슬픈 것도 이유지만,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다. 몸이 무거워지니 아침에 일어나는 게 버거워 늦게 일어나는 횟수가 늘었다. 회사에서도 전보다 쉽게 피곤해지고 지쳤다. 더 늦기 전에 이번엔 진짜, 다이어트를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다이어트라 함은 식단과 운동인데, 필라테스와 헬스는 이미 1주일에 2번씩 다니고 있으니 횟수와 강도를 조금씩 높이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문제는 식단. 맛있는 음식을 참는 일은 정말 괴로운 일이었다. 또 다이어트를 위해 맛없는 음식을 억지로 먹는 일도 못지않게 괴로운 일이다. 

그럼, 저칼로리 음식을 맛있게 요리해서 먹어볼까?

단짠의 정석, 빵이 생각나지 않는 이 맛

때마침 얼마 전 친구가 시골집 텃밭에서 캔 고구마를 나눠줬다. 고구마는 건강한 탄수화물과 섬유질이 풍부한 반면 혈당지수가 낮아 다이어터들에게 사랑받는 작물이다. 또한 추워지는 요즘 제철을 맞아 구하기도 쉬우니, 오늘은 고구마를 이용해 토스트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볼까 한다. 

토스트라고 해서 식빵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식빵의 탄수화물 대신 고구마와 치즈만을 이용해 토스트를 만드는 방법이다.
 
식빵없는 고구마 토스트
▲ 식빵없는 고구마 토스트 식빵없는 고구마 토스트
ⓒ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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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토스트> 만드는 방법

1. 고구마 1개를 얇게 채 썰어 주세요.
2. 채 썬 고구마를 물에 10분간 담가 전분기를 빼주세요
3. 전분기를 뺀 고구마에 소금 조금, 전분가루(밀가루) 1스푼을 넣고 섞어줍니다.
4.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군 뒤 약불 두고, 팬 위에 채 썬 고구마를 펼쳐주세요.
5. 고구마가 노릇해지면 뒤집어 줍니다.
6. 노릇해진 고구마 위에 모차렐라 치즈와, 체다치즈를 올려두고 반을 접어줍니다.
7.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고 그 위에 스리라차 소스를 뿌려 마무리해주세요.

 
계란말이 아니고 소스뿌린 고구마토스트
▲ 계란말이 아니고 소스뿌린 고구마토스트 계란말이 아니고 소스뿌린 고구마토스트
ⓒ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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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짝지근한 고구마 사이로 쭉 늘어나는 고소한 치즈가 만났는데,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얇게 채를 썬 고구마는 노릇하게 구워져 바삭하고 달콤하다. 호호 식혀 바삭하게 한입 베어 물면 치즈의 풍미가 입안에 퍼진다. 

사실 이 토스트에는 갈릭소스를 찍어 먹으면 맛있음이 배가 되지만, 내가 다이어트 중임을 한 번 더 상기하며 갈릭소스는 깔끔하게 포기한다. 대신 칼로리가 낮으면서도 매콤하고 깔끔한 스리라차 소스를 위에 뿌려 약간의 느끼함을 잡아줬다. 

식빵 없이 고구마와 치즈만으로 만든 토스트지만 맛있게 다 먹고 나니 포만감이 들었다. 다이어트를 한다는 기분보단 주말 아침 근사한 브런치를 먹는 기분이었다. 

맛있게 먹고 살 안 찌고 싶다면, 고구마 토스트 어떠세요?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필자의 브런치(www.brunch.co.kr/@silverlee7957)에도 중복하여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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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오후에 마시는 아이스바닐라라떼만큼 책 읽고 글 쓰는 일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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