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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제26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기후정의 대표단을 파견합니다.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와 정의당 녹색정의위원회 이헌석 위원장은 영국 글래스고 현지에서 COP26 실황을 전달하고, 다른 나라 정당, 시민사회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연대를 모색하는 내용을 전달하고자 합니다.[기자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고 있는 영국 글래스고 과학센터에 마련된 그린존 행사장 내부 모습. 2021.11.2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고 있는 영국 글래스고 과학센터에 마련된 그린존 행사장 내부 모습. 20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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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중독에 빠진 인류

무엇인가에 중독된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알콜, 마약 같은 약물이 아니더라도 탄수화물이나 설탕처럼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물질에도 중독이 일어난다.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이 없으면 불안하고 심하면 패닉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그것이 자신을 갉아먹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된다. 최근 수백 년 동안 인류의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화석연료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화석연료 중독은 인류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중독을 멈출 것인지, 중독이 우리를 멈추게 할지 엄숙한 선택에 기로에 서 있습니다. 자연을 변기처럼 취급하는 것은 이제 충분합니다. 우리의 길을 더 깊게 태우고 시추하고 채굴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무덤을 파고 있습니다."

"최근 기후행동 발표는 우리가 상황을 역전시키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것은 환상입니다. 각국의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대한 최신 보고서는 세계가 재앙적인 2.7도 온도상승을 향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지난 1일 영국 글레스고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26차 당사국 총회 개막식에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인류의 화석연료 중독을 지적했다. 기후위기에 대한 과학자들의 경고와 이를 막기 위한 국제회의가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미 온실가스로 인한 재앙이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음에도 말이다. 죽음을 알면서도 화석연료를 버리지 못하는 인류는 중증 화석연료 중독 환자이다.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환상

유엔 사무총장의 경고 중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환상이다. 너도나도 기후위기를 외치고, 탈석탄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여전히 온실가스 배출량은 많다. 기후위기 극복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인류는 파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다만 그 속도가 조금 늦춰지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마치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것 같은 환상 계속 유포되고 있다. 이번 총회를 앞두고 세계 각국은 석탄에 대한 국제자금 조달을 중단하고 700개 이상의 도시에서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각국의 현실은 정반대이다.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화석연료 산업에 약 7000조 원의 보조금이 지급되었다. 이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8%에 달할 정도로 큰 금액이다.

산업을 지원한다거나, 유가를 낮추기 위해, 혹은 각종 세금 혜택의 일환으로 보조금을 직접 지급하는 경우도 있고, 대기오염 사망·건강위협에 대한 부담금이나 지구 온난화 영향에 대한 비용을 과세하지 않음에 따라 생기는 숨겨진 보조금도 매우 크다. 중국, 미국, 러시아, 인도, 일본 등 상위 5개국의 보조금은 약 2600조 원으로 전체의 2/3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의 2030년 탈석탄 요구를 거부하고 205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겠다고 당당히 밝히는가 하면, 최근 유가 인상에 대해 서민 부담 경감을 이유로 유류세 인하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소득 상위 10% 대비 하위 10%는 휘발유 사용량이 12배, 경유 사용량이 7.6배나 적어서 무차별적 유류세 인하는 부자 감세 효과까지 갖고 있지만, 이런 논의는 시작도 하지 못한 채 화석연료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탄소중립 정책 과속 우려' 같은 보수언론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중독에서 벗어날 의지도 계획도 없는 것이다.

기후 악당들의 연대에 맞선 기후 시민들 연대

매년 2주 동안 계속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는 이처럼 세계 각국 정상들의 비전 발표와 국제사회의 비판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자리이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각국 정부 대표단과 비행기표와 숙박료조차 구하기 힘들지만, 자국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온 이들의 접점이 만들어지는 현장이다.

스웨덴의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매번 강조하는 것처럼 기후위기는 '어쩌고저쩌고(블라블라)'를 외치는 권력 있는 위선자를 통해 극복되지 않는다. 기후정의를 실현하고자 전 세계 곳곳을 뛰어다니는 활동가들이 인류의 희망이다. 매년 총회에 맞춰 개최되는 민중포럼(people's forum)과 집회는 기후정의를 염원하는 인류 전체의 결집체이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올해 11월 6일 기후정의 국제행동의 날에는 글레스고에 10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에서만 50개 이상의 지역에서 집회가 열리고 전 세계적으로 100개 이상의 지역에서 집회가 열린다. 국내에서도 서울,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집회와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이런 흐름을 단순히 환경단체의 행사라고만 생각하면 기후 운동에 대해 절반만 알고 있는 것이다. 집수리를 요구하는 주거 운동단체, 정의로운 전환과 젠더를 고민하는 여성운동가들, 선진국들의 책임과 역할을 촉구하는 제3세계 활동가들, 사회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고민하는 노동조합과 노동운동가들, 종교인들과 종교활동가들이 각자의 주제를 갖고 행사를 개최한다. 시민사회단체는 단체들끼리,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끼리, 정당은 정당끼리 만나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4일 국회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정의당 기후정의대표단 참가 출정식에서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왼쪽부터), 여영국 대표, 이헌석 기후정의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1.4
 4일 국회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정의당 기후정의대표단 참가 출정식에서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왼쪽부터), 여영국 대표, 이헌석 기후정의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1.4
ⓒ 연합뉴스 =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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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정에서 서로의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가는 것은 당연하다. 기후위기 극복을 빌미로 이뤄지는 아마존 열대우림 벌채와 재조림 문제가 한국에는 낯설 수 있다. 마치 해외 활동가들이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삼척주민들의 수년 동안의 싸움이 낯선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대안을 찾는 마음은 모두 한가지이다. '기후위기와 젠더', '기후위기와 군축',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탄소중립' 같은 주제는 우리에게 낯설지만 우리 역시 고민을 확장시켜야할 주제들이다

기후변화협약 총회는 '기후위기'와 '기후정의'를 고민하는 전 세계 모든 이들과의 한마당이다. 정해진 틀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더 많은 이들과 한국의 현실을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가 없다면 기후위기 극복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 길지 않은 일정이지만, 영국 글레스고에서 보고 만난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 역시 기후변화협약 총회 참가자들의 몫이다. 앞으로 연재를 통해 함께 땀흘리고 소리 높혀 외치는 '기후정의'의 목소리를 담고자 한다.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도 열심히 싸워주시기 바란다.
 
기후정의세계공동행동 포스터.
 기후정의세계공동행동 포스터.
ⓒ 기후정의세게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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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정의행동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에너지,기후변화,탈핵발전 분야에 관심이 많으며, 녹색정치와 진보정치 그리고 환경정의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환경단체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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