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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당 점퍼를 입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당 점퍼를 입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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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무장한 당심은 민심을 이기기도 하는구나."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 현장에 있던 한 기자가 내뱉은 말이다. '당심의 윤석열'과 '민심의 홍준표'의 맞대결은 '당심'의 승리로 매듭지어졌다. '어대윤'은 정말로 현실이 될까? '어차피 대통령은 윤석열'이 실현되기까지 이제 본선만이 남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박근혜 정부에 핍박받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화려하게 발탁됐고, 또다시 현 정부와 갈등을 겪기까지 파란만장한 과정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출신 인사가, 자신이 감옥에 넣은 박근혜씨를 대통령으로 만든 그 정당의 대선후보가 된 것이다.

당협위원장 '줄 세우기' 통했다... 윤석열 손 들어준 과반의 당심
 

국민의힘 대선 경선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 홍준표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48.21%(환산득표 수 17만5267표)의 지지를 모으며 윤석열 후보(37.94%, 13만7929표)를 10%p 이상 따돌렸으나, 선거인단 투표에서 크게 밀리며 고배를 마셨다. 윤석열 후보는 21만34명의 책임당원들로부터 선택받으며, 57.77%로 과반 득표를 달성했다. 홍준표 후보는 34.80%(12만6519표)에 그치며 따라붙지 못했다.

국민의힘의 두 번째 전당대회는 이준석 당대표를 선출한 제1차 전당대회나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을 탄생시킨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 때와는 흐름을 달리했다. 민심의 향방과 격차를 줄여왔던 당심이,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튀었다. 젊은 신입 당원의 증가로 당협 단위로 움직이는 '조직표'의 위력이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대선경선 결과는 오히려 조직표가 더 단단해진 걸로 나타났다. 

'국민캠프'의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은 권성동 의원은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에 좀 특이할만한 점은 19만 명의 당원이 새로 가입을 했다"라며 "그분들은 거의 투표를 한다라고 저희들은 보는데, 전국 한 245개 당협 중에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당협위원장이 한 160명 정도 된다"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권 의원은 "또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외곽 단체가 많다. '윤사모'라든가 '윤공정포럼'이라든가 거기에서도 수만 명의 당원들을 가입을 시켰다"라고 밝혔다. '줄 세우기'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의 대거 합류가 윤 후보 승리의 발판이 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묵직한 조직표가 여론의 바람을 잠재운 것이다.

기회 못살린 홍준표, 악재 딛고 회복력 높았던 윤석열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개표 결과 발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개표 결과 발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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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후보의 승리 요인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로 "정치나 선거는 대표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무엇을 대표하고, 누구를 대표하느냐의 차이다"라며 "윤석열 후보는 반문재인 대표성이 가장 강한 후보"라고 정의했다. "홍준표 후보가 치고 올라왔지만, '꿔준표' 논란에서 보듯이 보수층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라며 "발등에 떨어진 지지율 때문에 입장이 오락가락한 측면이 있다. '조국수홍' 논란도 그런 맥락"이라는 이야기였다.

두 번째로는 '유권자 특성'이었다. 엄 소장은 "국민의힘 당원의 절대 다수는 60대 이상과 TK·PK·충청 등의 지역에 몰려 있다"라며 "이들은 일반 지지층보다 더 보수적이다. 지지 후보를 잘 바꾸지 않는 성향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캐릭터로 봤을 때도 윤석열처럼 듬직하고 점잖은 인물이 이런 보수층의 선호에 딱 맞는 특징을 지녔다"라는 주장이었다.

마지막은 TV토론이었다. 엄 소장은 "윤석열 후보가 TV토론에서 의외로 상당히 선전했다"라고 봤다. "윤석열 후보에게는 원래 유권자들의 기대치가 높지 않았다. 정치 입문 3~4개월 차였기 때문에, 실수도 많이 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라며 "윤석열 후보가 여러 논란에도 잃은 게 많지 않다. 오히려 토론을 하면 할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는 설명이다. 

반면, 양강 구축에 성공했지만 본선행 티켓은 손에 쥐지 못한 홍준표 후보의 패인에 대해서도 역시 'TV토론'을 꼽았다. 엄 소장은 "홍준표 후보는 TV토론을 통해서 윤석열 후보를 제압할 기회가 있었는데 네거티브로 일관하며 다소 '꼰대'스러운 태도를 보였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가르치듯이 상대방을 윽박지르면서 의외로 토론에서 점수를 못 땄다. 홍준표 후보는 20~30대 남성은 흡수했지만 여성은 흡수하지 못했는데 토론회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준 것도 무관하지 않다"라고 부연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윤석열 후보의 승리 요인으로 "복원력"을 꼽았다.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회복력이 강했다. 이탈했던 지지율이 금세 복원됐다"라며 "개인 캐릭터도 있고, 지지자들이 받쳐줬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분석이었다. '손바닥 왕(王)자'부터 '개 사과' '홍어준표'까지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오히려 '윤석열을 지켜라'라는 당심이 작동했다는 뜻이다.

윤태곤 실장은 홍준표 후보의 패배에 대해 "토론회 등에서 막판에 힘이 빠지는 모습도 보였고, 노쇠한 모습도 노출했다"라며 "사실 당에서의 신망이 낮은 측면도 있는데, 오히려 의외의 선전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여론을 등에 업고 여기까지 승부를 끌고 온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보수·야권에 유리한 지형... 민주당, 프레임 전환에 성공할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에 선출된 후 당 점퍼를 착용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에 선출된 후 당 점퍼를 착용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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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것은 본선이다. 대진표는 짜여졌다. 다자구도 가능성이 높지만, '수권'에 가까운 건 아직까지 '이재명 대 윤석열'이다.

엄경영 소장은 "정치 지형은 세 가지 요소가 좌우한다"라며 "첫째는 정권교체 지수다. 어느 선거나 선거를 관통하는 핵심 민심이 있는데 이번 선거는 정권교체"라고 지적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표심과 '정권 재창출'을 바라는 표심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라는 주장이었다. 두 번째는 정당 지지율이었고, 세 번째는 대통령 국정 지지도였다. 두 지표 역시 모두 좋지 않다는 게 엄 소장의 분석이다. 소위 '트리플 다운'이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 논란과 관련해 특검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꼬집으며 "정치지형이 급격히 야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래서 백약이 무효인 상태가 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투표 격차는 좁혀지겠지만, 지난 4.7 재보궐선거와 비슷한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는 견해다.

윤태곤 실장은 '프레임 전환'을 변수로 보았다. 지금처럼 '정권교체냐 연장이냐'라는 프레임이 지속된다면 야권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 윤 실장은 "국정운영과 관련해서 프레임이 전환이 된다면, 접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홍준표,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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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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